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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호드의 포세이큰화

아이콘 징징대는징기
댓글: 10 개
조회: 1439
추천: 11
2018-05-13 11:00:36
저는 호드 유저입니다. 그리고 록타르 오가르로 대표되는 호드스러움,
야만적이고 저돌적인 그런 성향을 상당히 좋아하죠.
 
이런 저에게 있어 격아는 굉장히 실망스러운 전개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재미가 없어요.
잔달라가 호드에 들어오는 것만이 딱 마음에 드는 부분이고.
 
 
 
지금 로데론 전투 패배 때문에 실바가 뭐 무능하니 그런 말을 하는 분들도 약간씩 보곤 했는데,
저는 실바나스는 굉장히 유능한 편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지도자가 와우 내에 크게 없어요.
 
캐릭터가 차고 넘치는 와우인만큼 지도자도 여러 명이 있는데,
대부분의 리더들이 오만한데다가, 쓸데없이 나서다 제 명을 재촉하는 걸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자기 계획을 줄줄줄 떠벌이는 놈도 있습니다. 퀘몹으로 썰릴 운명이죠.
 
반면 실바나스는 냉정침착한 성격인데다 주저리주저리 많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조용하고 음침하게 계획을 꾸미고, 칼같이 그 계획을 실행하죠.
대부분 성공하는 걸 봐왔습니다. 불협화음이 좀 있더라도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워3 때 캠페인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활약을 보여줬고,
대격변에서도 영토확장을 하는데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방식이 어떻느냐는 둘째치고 말이죠.
그녀가 만약 스컬지를 통솔하고 있었다면 정말 강력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녀가 이끄는 포세이큰 또한 굉장히 개성적인 존재입니다.
와우의 모든 종족중 가장 빌런에 가까우면서도 플레이어블인 존재이죠.
 
역병살포와 같은 좀 꺼림칙한 방법을 쓰긴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그런 성향의 종족입니다.
동시에 그게 포세이큰의 매력입니다. 비겁하면 어떤가? 이기면 장땡입니다.
그리고 포세이큰은 상대를 이겨야 아군을 늘릴 수 있습니다. 재밌지 않나요?
 
 
다만 문제는 실바나스가 호드의 대족장이 되면서 생깁니다.
 
가로쉬 때를 생각해보면 실바나스는 일종의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게 포세이큰의 포지션이었어요.
 
음침한 계획이 많고, 역병 같은 잔혹한 방식을 쓰고, 언데드 병사를 일으키고...
그런 방식들을 호드 대족장의 감시를 받으며 비밀스럽게 사용하는.
 
그런데 실바나스를 대족장으로 올려버리니,
이제 (내부 불만은 있을지언정) 당당하게 사용하게 됩니다.
 
다행히 취소되었다곤 하나 타우렌 NPC한테 역병살포를 시키고
메인 컨텐츠인 대장정 내용에 시체 되살리기가 들어가게 되고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기존의 포세이큰만 하던 내용을, 이제 호드 전체가 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솔직히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 몰입도 잘 안 됩니다.
격아 시네마틱 공개때는 로데론 전투에 대해 좀 기대했는데, 완전히 과대포장 사기였죠.
스토리가 어찌됐건 호드 유저들이 기대한건, 결국 호드를 위하여를 외치며 돌격하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건, 사실상 실바나스가 대족장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죠.
 
역병 살포, 언데드 되살리기... 포세이큰이 이런 짓을 하는건 문제될게 없습니다.
욕을 먹을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거지만, 그게 결국은 '그들다운'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로데론 전투 역시 역병이 안 나올수가 없었습니다. 언더시티는 언데드 도시에요.
이런게 나와줘야지요. 그래야 포세이큰 다운거고.
 
문제는 호드 전체가 이런 포세이큰적인 색채에 물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겁니다.
조금 생각해 보면 됩니다. 시체 살리기에 앞장서는 타우렌 드루이드... 굉장히 웃기지 않겠어요?
심지어 지금의 호드 용사들은 가로쉬를 몰아냈던 사람들입니다.
 
호드의 존재입지가 위협받는 지금 상황에서, 실바나스의 방식은 꽤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힘의 차이를 전략으로 극복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승리를 취하려 하죠.
 
 
문제는, 그게 좋은 방식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유저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방향성은 아니라는 겁니다.
게임을 왜 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가 즐겁기 위해 합니다.
 
지금의 호드 유저들 중 스토리를 즐기는 사람들은,
아마 스랄로 대표되는 오크 호드의 모습에 감화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호드 유저들중에 불만이 쏟아져나오는 것 또한 이런 분들이 꽤 있어서라고 보이구요.
머 블엘만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다 그렇진 않겠지만.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포세이큰다운 전개를 보여주는 건
스토리상으로 자연스러운가 아닌가를 떠나서, 굉장히 불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언데드 유저에게 명예로운 방식을 강요하는 것만큼이나요.
거부감이 든다는 이야기죠.
 
저는 솔직히 지금 와우 개발진이 호드에게 실바나스의 방식을 강요하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저 싸울팽 놈을 봐라. 잘 싸우고 있는데 명예 따지며 훼방이나 놓고.
언제까지 저럴거니? 너희가 살려면 이런 방식밖에 없어.
이런 느낌이 들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그리고 스토리의 방향성은 호드가 실바나스를 따르지 않으면 망할 것처럼 흘러갑니다.
 
그들의 말이 맞을 수 있습니다. 근데요, 문제는 그게 맞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호드를 플레이하는 실제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별개의 문제거든요.
 
실제로 사람들 반응을 보세요. 호드 하는 사람들이 저 실바나스 죽일놈 저거... 이러고 있습니다.
 
 
거부감으로 가득찬 이런 와중에 격변의 아제로스에 사람들이 몰입이 될까요?
 
저는 PvP 느낌이 나는 확팩인 만큼 각자 진영에 몰입해서 한바탕 꽝 붙는걸 기대했습니다만...
 
호드 측은 실바나스/사울팽의 불협화음으로 뭔가 요상한 내부정치싸움이 되어버리고 있구요.
지도자 둘다 욕먹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바인 또한 실바나스를 곱게 보지 않고 있죠.
 
얼라이언스 측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로데론 전투를 시원스럽게 승리하지도 못하고,
안두인이 왕귀한건 좋은데, 그 덕분에 진영의 정체성도 너무 뻔해져 버렸습니다.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얼라이언스는 어떨지 몰라도
자기 진영에 몰입하기 힘든 PvP 색채의 확팩이라는 것은...
 
 
생각해 보면, 애초에 이런 꼴이 난건 실바나스가 대족장이 되어서죠.
저는 블리자드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실바나스를 올려놓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 사실 PvP확팩을 내려면 강경파 지도자가 필요하니 실바나스밖에 없긴 하지만.
 
이럴려고 볼진을 그런식으로 허미슆펄 시킨거라면 참...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와우 개발진들이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든, 호드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그게 옳으냐 아니냐를 떠나서, 기존 유저들에게 만족스러운 부분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외의 반응이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문제는 와우는 물론 최근 블리자드 크리에이티브 팀 성향이
너희들 이걸 왜 받아들이지 못하지? 어썸하잖아! 라는 식으로 흘러가는 지라.
 
아마 저로써는 최종적으로는 실바나스의 호드를 받아들이게끔 스토리가 흘러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 반대도 문제임. 오공2가 되므로)

Lv52 징징대는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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