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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아노의 대항여행기] 8. 세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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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개
조회: 561
2007-01-17 14:16:20






모로코 여행의 종점인 세우타(CEUTA)는 제가 숙박을 하거나 관광을 하려고 간 곳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로코를 떠나면서 '다른 길로 출국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아주 단순하게 결정한 여정의 일부분 이었죠.


세우타에 도착하자 다시 여권이 필요하였고, 유럽연합 안으로 들어 간다는 도장을 여권에 받았습니다. 국경 사무소를 지나 버스를 타고 도시로 진입하면서 점차 아랍글자 보다는 눈에 익은 알파벳이 보입니다. 도시 전체를 반으로 잘라서 두르고 있는 이중의 대단한 철책선이 모로코와 모로코의 땅을 서로 갈라 놓고 있었습니다. 모로코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의 물질적 풍요가 있었고, 모든것이 깨끗하고 규칙적이었죠.



이미 5세기에 카르타고가 세운 이 도시는 로마를 거쳐 이슬람 왕국으로 주인이 바뀌지만, 지중해 무역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포르투갈 국왕 쥬앙 1세 (João I)의 야망에 의해 식민지가 됩니다. 국왕은 아들 셋을 불러 일명 '세우타원정'에 보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항해왕자 엔리케 (Henrique)'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세우타를 공략한지 하룻만에 단지 8명의 전사자로 승리했다고 하니 당시 포르투갈과 이슬람 세력간의 무력 차이가 실감이 나는군요. 대항 온라인에서 직접 세우타를 가보니 도시의 동쪽에 있는 '어부 청년'이 말합니다. "그 유명한 항해왕 엔리케가 이 도시를 점령했었죠!" 이 얼마나 대단한 게임입니까? ^^*


하지만, 1668년 1월 1일부로 포르투갈은 식민지 세우타를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2세 (Carlos II)에게 양도하였고, 이것은 현재까지 스페인이 이 지역을 정당하게 점령하고 있다는 근거가 됩니다. 세우타는 아직까지도 매우 민감한 국제 분쟁지역중 하나 입니다.







아침을 굶고 세우타에 도착했기 때문에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기위해 대형 슈퍼마켓을 찾아 갔습니다. 주차장 부근에서 소란이 일어나 구경삼아 뛰어가 보니 흑인청년 2명이 경찰과의 난투극 끝에 잡혀 있더군요.


구경꾼을 잡아 물어보니 '난민'이라고 합니다. 유럽으로 가기위해 숨어 들어 온 이런 난민들이 세우타에는 굉장히 많은데, 운이 좋게 세우타까지 와도 이렇게 잡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들은 외모에서도 모로코 현지 사람들과 구분이 쉽기 때문에 검문에 걸리지 않기 위해 유럽 본토로 가는 날까지 숨어 지낸다고 합니다.


소란을 뒤로 하고, 빵을 몇 개 사온 다음 스페인 남부에 붙어있는 영국령 지브롤터로 가는 페리표를 사러 갔는데, 또 다시 여권 검사를 합니다. 이제는 영국으로 들어가기 때문이죠.


여권을 보고 확인을 한 다음 표를 판매하고, 페리를 타기 전에도 검사 합니다. 내려서 다시 검사하고... 예전에는 배의 곳곳으로 난민들이 숨어 들어 있다가 참변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페리 앞 칸에 앉은 금발머리 소녀의 눈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 주차장에서 깔아 뭉개져 있던 흑인 얼굴에 맺힌 땀이 생각 나더군요. 극적 반전...


그냥 슬퍼지는 마음을 뒤로 하고 이렇게 생애 처음으로 5일간을 아프리카에서 보냈다고 생각해 보니, 사자가 뛰어 다니고 코끼리 울음소리에 아침을 깨는 그런 아프리카가 아닌 어디 중동을 다녀온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문화가 꽃 핀 북아프리카는 나름대로 매력이 있었답니다.



대항 온라인의 세우타는 17세기 이전의 포르투갈 영지로 되어 있으며, 카사블랑카와는 비교가 안되는 매우 발전한 모습의 항구도시입니다.


게임중 해안가 쪽으로 걸어 나와보면 도시 전체가 대단히 견고한 성곽으로 둘러 싸여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현재도 그대로 남아 있는데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땅을 찾기 위해 밀려오는 이슬람 세력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것입니다.


현재는 이것 말고도 밀려오는 난민들을 막기 위해 또다른 장벽인 이중의 견고한 '국경 철책'이 세우타를 감싸고 있답니다. OTL 외신을 통해 이미 여러번 보도 되었지만, 세우타를 통해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스페인 그리고 모로코 정부간의 충돌로 매년 수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고 합니다.....



세우타의 공식 홈페이지 입니다. 영어와 불어 그리고 스페인어 서비스를 하는군요.

http://www.ceuta.es/


- 플로리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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