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한 이름 모를 선원의 일지 - 갤리온 선실에서 발견된 한 권의 노트
“인도, 별 거 아닙니다! 그냥 단순히 순풍만 타면 그저 거금을 거머쥘 수 있는 곳이에요!!”
“아, 예.”
나는 지금 아크투르스 님의 새 선박인 갤리온의 복도를 걷고 있다. 뭇 항해자들이 꿈 속에서나 꿈꾸던 바로 그 선박, 크고 아름답다(아니, 이건 단순히 스카스메로의 주장이다)는 찬사가 어울릴지는 잘 모르겠지만 크기는 무척 크다. 이거야 원, 한 수백 명 타도 거뜬하겠네?
“선실도 많군요.”
“와아, 선장. 우리도 이 배로 바꾸자!”
지금 내 뒤에는 우리 배의 선원들도 함께 웅성거리며 따라와서 이리저리 구경 중이다. ‘선원이라면 이런 배에서 일 하는 것이 로망이다!’라고 갑판장이고 조타수고 말단이고 죄다 합창을 불러서 ‘갤리온은 남자의 로망’이라는 제목이 붙은 뱃노래를 아예 작곡해버릴 정도였다(물론, 뱃놈들 노래 실력을 반영했는지라 듣겠다는 말이 나오면 극구 말리겠다). 아크투르스 씨는 새 배를 장만한 넉넉한 인심으로 ‘에잇, 기분이다!’를 외친 뒤 단체 갤리온 관광을 허락했다. 덕분에… 난 지금 갤리온 충동구매의 물결에 부추김당하고 있다.
“허허허, 원 녀석들 참.”
뭔가 후덕해진 얼굴로 아크투르스 님은 넉넉한 인심이 담긴 웃음소리를 내며 선원들을 바라본다.
“그래, 만일 마스터가 잘라버리면 나한테 와라. 큰 배니까 선원 한두 명 정도 받아 줄 수는 있으니까.”
“네? 정말입니까?!”
“그럼그럼, 배가 커서 선원이 많이 필요하거든.”
“…이봐요, 남의 성실한 선원들 빼 내지 말란 말이야.”
저 사람, 남의 충실한 선원들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내가 애지중지 키워서 베터랑으로 만든 녀석인데 그걸 쏙 빼먹겠다는 심보가 다 엿보인다! 이봐, 댁! 베터랑 선원 데리고 싶으면 댁도 몇 달간 항해하면서 모험 하란 말이야!!
“자,자. 농담이니 얼굴 풀어.”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저어언혀 그렇지 않았습니다만.”
“거 참 사람이. 그러다가 딸내미한테 괴롭힘당하게 될 지도 몰라.”
“…….”
이 놈의 부녀는! 하지만 리칼 씨는 알비군 괴롭힌다고 요새 다른 곳에 눈 돌릴 틈이 없기 때문에 넘어가기로 생각했다. 뭐, 괴롭힌다면 지벡 타고 저 멀리 망망대해로 도주하면 되는 거지.
“저기, 선실 잠깐 둘러봐도 됩니까?”
“아암, 마음껏 둘러보려무나. 그리고 마음에 들면 이적 신청 꼭 넣고!”
“이봐앗!!”
아무래도 이 관광 끝나고 술집 들러서 선원들에게 한턱 돌려야겠다. 아무래도 위험해.
그 뒤로 나와 몇 명의 선원들(나머지는 선실 침대의 푹신함을 테스트하고, 넓이를 계산하고, 선실 재질 탐사중이다)은 갤리온의 기술적인 구조, 그러니까 키나 타륜, 그 외 기타 남들이 잘 안 보는 곳, 정확히 말해서 속도를 낼 수 있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곳을 살펴보았다.
“이거, 지벡만큼은 속도가 나오지 않을 것 같군요. 바람이 제대로 분다면 그 정도는 하겠지만…”
“에이, 이것도 빨라.”
“그래도 사각범선의 특성상 역풍항해는 맥을 못 추리겠군요.”
“대신 순풍만 분다면 그 어느 배보다 빠르지.”
이런 저런 기술적인 분석으로 ‘지벡이 더 빠르다. 그러니 우리 배가 더 좋아!’라고 멋대로 결론지어버린 나와 다른 선원들은 갑판으로 나왔다. 마침 다른 녀석들도 갑판 위의 난간에 일렬로 쫙 서서 리스본 시내를 바라 보고 있었다. 흐음, 녀석들아. 이런 거대함이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지!
나는 필시 배 때문에 침울해있을 선원들에게 짐짓 밝은 모습으로 다가섰다. 하지만, 선원들은 다행스럽게도 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
“후우, 역시나 선장들 진짜 얼굴은 육지가 수평선에 잠길 때 드러난다는 명언이 거짓이 아니었어.”
“개미지옥이야 개미지옥.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선원 되기 정말 싫어진다. 아 씨…”
그런데 갑자기 왠 선장 타령이야? 설마 나한테 감정 가진 건가? 그럼 역시 배잖아!!
“어, 선장. 언제 나왔습니까?”
내가 그렇게 속으로 궁시렁거리고 있던 사이 죠엘이 우리들을 돌아본다. 쳇, 그렇게 남을 헐뜯으면서 뭐 그렇게 표정이 당당한 거냐?
“금방 나왔다. 다 들었어.”
“아, 잘 되었군요. 잠시…”
“왜? 단체로 배 내리고 여기로 타게?”
나는 퉁명스럽게 쏘아붙였지만, 그 말에 난간에 있던 선원들 표정이 새파래졌다.
“그,그럴 리가요!! 절대, 절대, 저어어---얼---대! 그런 일 없습니다!!”
“음? 왜들 그래? 의사 표현이 과잉이라면 괜히 의심받는 거 몰라?”
“아니, 그게… 일단 배를 내리고 설명하겠습니다.”
석연찮은 모습으로 선원들은 계속 나에게 배를 내리자고 강요한다. 왜들 이래? 갑자기 갤리온에 타더니 멀미가 나서 그러나? 아니면, 배 아프니까 내리자는 거야 뭐야?
“여어, 자네들도 구경 잘 했나?”
마침 맨 마지막으로 갑판에 올라오던 아크투르스 씨가 우리 선원들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아? 아, 예…예! 구,구경 잘했습니다! 멋진 배에요!”
대답도 부자연스러운데다 몸동작도 어설프다. 이 녀석들 왜들 이래?
일단 아크씨의 배에서 내린 뒤 나는 무언가 길어질 이야기를 위해 리스본 광장의 노천 음식점에 도착했다.
“아저씨! 여기 와인 머리 수 만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일단 가볍게 술부터 시킨 나는 주위에 쫙 앉은 선원들을 바라보았다. 뭔가 협상을 바라는 분위기는 아닌데… 왜들 분위기가 이상한 거지?
“자,자. 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해약하고 육지 생활이 그립냐? 아니면 이적이라도 할래? 그것도 아니면, 너희들도 선장이 되려고?”
“그게 아니고… 일단 이걸…”
대표격으로 죠열이 무언가를 내민다. 작은 노트 같은데… 겉 표지에는 아무 것도 적히지 않은 노트다. 그다지 오래 된 것 같지는 않은데… 이 녀석들이 불만을 여기다가 다 적은 건가?
“이 녀석들, 이거 너희들 불평노트냐? 의견 긁어 모아서 여기에 다 쓴 뒤 무기명 제출?”
“아, 아닙니다! 그건 아까 배에서 발견한 노트였습니다. 그것도 선실에서…”
“선실? 그럼 이전에 탔던 선원들의 노트라는 건가?”
“아마도 그런 것 같은데… 내용이….”
“내용이 뭐가 어쨌는데? 어이, 주인장! 일단 애들 먹고 싶은 거 주문 다 받아 둬! 난 좀 있다가 받도록 하지.”
술 한잔 사주고 말기에는 시간이 약간 지날 것 같은 두께였기에 나는 그렇게 주문한 뒤 노트를 열었다.
-**년 *월 *일
드디어 인도에 도착했다. 선장 말대로 이 곳은 후추와 사파이어가 그득한 곳이었다. 유럽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싼 가격에 거래되는 물품들, 후추는 마치 모래를 퍼다 나르는 듯한 가격이었다. 거기다가 우리가 들고 온 각종 교역품은 이 곳에서 매우 귀한 취급을 받아서 비싼 값을 받아 선장은 우리들에게 술을 돌리기까지 했다. 정말, 이 배를 탄 것은 행운이다.
-**년 *월 *일 출항 전 날
내일이면 모든 화물의 적재가 끝나고 유럽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한다. 이번 항해만 제대로 마치면… 난 그녀와 [이하 생략]
-**년 *월 *일 출항 1일차
이상하다. 분명히 내가 실은 적재품목 중에서 식량이나 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먹거나 마실 것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물건을 실었는데 그 중에서 우연찮게 내가 교역품만 실은 것일지도 모른다. 설마, 이 인원을 먹일 식량을, 그것도 몇 개월이 걸리는 항해를 버틸 수 있는 양을 싣지 않았을 리는 없겠지? 선장도 분명히 자기가 관리하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있다고 한다. 선장은 단순히 반란을 막기 위해, 먹을 수 없는 교역품으로 위장 한 식량과 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조사한 것이 교역품에 손을 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여 선원 전체가 굶었다. 말도 안 되는 짓이다. 이건… 아무래도 내가 배를 잘못 탄 것 같다.
“이봐!!”
라세가 문을 박차고 갑판으로 뛰쳐나오자 우리들은 모두 그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선내의물자 관리담당인 그는 한 손에는 장부를 들고 있는 채로 거친 숨을 내 쉬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누군가가 그에게 질문을 했다. 설마 적재물에 무슨 이상이 생긴 것인가?
“없어!!”
“없다니? 설마 사파이어나 후추 통이 기록보다 모자라는 거야?”
“그게 아니야!!”
고함을 지른 그는 손 안의 장부를 가리켰다. 우리들은 모두 그 장부를 살펴 보았다. 사파이어 수백 통, 후추 수백 통… 거기에 인도 편사와 각종 물품… 그리고 식량과 물은 없었다.
“없어, 식량과 물은 단 한통도 없어!!”
“그,그게 무슨 말이야?!”
“없다니까!! 식량과 물을 예전에 실었던 곳을 둘러 봐도 전부 사파이어에 후추 뿐이야!!”
“그, 그럴 수가…!!”
“말도 안 돼…”
식량과 물이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지? 이게 무슨 소리냔 말이다.
“설마… 선장이 잘못 계산한 거 아니야?”
“아니야!! 이건 전부 선장이 직접 기입하고 확인한 것들 이란 말이야!!”
“그럼 우린…”
“굶어 죽는 거야?”
“그럴 리가 있나.”
누군가의 중얼거림에 대답한 것은 바로 선장이었다. 갑판 위에 올라 선 선장은 우리들을 죽 둘러본 뒤 말했다.
“뭐, 이런 장거리 항해를 하다 보면 이익에 눈이 멀어서 교역품에 손을 대는 녀석들이 많아서 말이지.”
“그,그것과 이게 무슨 상관입니까!! 먹고 마시지 않으면 우린 전부 죽어요!!”
“배 돌리라고 명령을 내려요!!”
“우린 죽기 싫어!!”
“거, 참. 안 보인다고 먹을 거랑 마실 게 없을 리가 있나. 다 있다구. 너희들에게는 파악이 되지는 않지만 말이지. 하지만, 이 먹고 마실 거리는… 너희들이 교역품에 손을 대는 그 순간 사라진다. 알겠나?”
“그,그런…”
선원들이 신음 소리를 내자 선장은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자, 그런데… 라세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원래 먹을 거리가 있던 곳의 화물에 손을 댔지?”
“그, 그건 단지 잠시 열어 보려는…”
“시끄러워, 그건 모두 열고 나면 흔적이 남는 처리를 한 것이라서 괜히 건들지 않아도 되는 거였어. 선장의 교역품을 건드린 죄는 크다. 횡령 의도가 있으니 전원의 오늘 식사는 없다.”
“마, 말도 안 돼!!”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반란이라도 일으키도록. 그럼 너의 식량은 영원히 사라진다.”
그 무시무시한 엄포에 우리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년 *월 *일 항해 3일차
로버트가 결국 통을 뒤지다가 걸렸고, 우리들은 그걸 방조한 죄로 하루를 더 굶게 되었다. 설마… 진짜 우리 배에는 식량이 없는 것이 아닐까.
“크헉!!”
밧줄에 칭칭 묶인 로버트가 갑판을 뒹굴며 소리를 지른다. 그의 코에서 피가 흐르지만 선장은 가차없이 그를 짓밟으면서 모두를 돌아보았다.
“전원 주목, 이 친구가 왜 자기 담당 구역을 빠져 나와 적재물을 뒤지는지 아는 사람 있나?”
“저, 저기…”
“아아, 변명 안 해도 된다. 이 녀석이 빠져 나올 정도로 너희들이 틈이 있다는 것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녀석은 사흘간 선수상에 묶어 놓는다. 그리고 너희들은 감시 소홀의 죄로 오늘 식사는 없다.”
“…우리를 굶어 죽일 셈이십니까?”
“간단해, 교역품에 손 안 대고 충실히 일 할 것. 그럼 너희들에게 식사는 돌아간다.”
“제길, 이건 너무해!”
다혈질인 레트로가 한 발 내밀며 소리를 치자 선장은 그를 바라보면서 차갑게 말한다.
“너무하다면 나에게 칼을 겨누어라. 너희들이 영원히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주마.”
“크읔…”
현재는 선장이 모든 선원들의 생사를 쥐고 있다. 그렇기에 레트로는 부들부들 떨면서 참았다. 하지만, 선장은 그런 그를 조롱하기라도 하듯 명령을 내린다.
“아, 저 녀석을 선수상에 묶는 것은 너에게 명령하도록 하지.”
“…제길!”
-**년 *월 *일 항해 6일차
비가 내렸다. 우리들은 그 비를 받아 마셔서 갈라질 것 같은 목을 축였다. 하지만 물을 담을 통이 없었기에 우리들은 그저 입을 벌린 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을 마시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 배에는… 식량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년 *월 *일 항해 10일차
선장이 드디어 우리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었다. 작은 알약들과 술 한 잔. 양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식사였고 우리는 그것을 먹고 마셨다. 그리고 우리가 본 것은… 신이었다.
“자, 이것이 너희들에게 주어지는 식량과 마실 것이다.”
우리들은 눈 앞에 놓여진 알약 한 줌과 술 몇 병을 바라보고 할 말을 잃었다. 선장은 그것을 사람 수에 맞게 분배하고 잔을 채웠다.
“자, 자. 무엇들 하고 있어? 식사 안 할거야?”
“…지금 이걸 식사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증오, 저 미친 선장을 단번에라도 찢어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뭐? 이게 먹을 거라고?
“응, 당연하지.”
“…….”
선장의 당당한 대답에 기가 빠진 우리들은 각자 자신의 몫으로 배분된 알약을 입에 털어 넣고… 한 잔의 술을 넘겼다.
“……어라?”
기분이 이상하다. 분명 먹은 것은 몇 개의 알약과 한 잔의 술인데… 몸이 가뿐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배가 불러온다. 그리고…
“하하하, 이제야 내 뜻을 알겠나?”
우리들의 눈 앞에는 신이 강림하신 것 같은 광휘를 비추고 있는 선장님이 서 계셨다.
“오오…”
갑자기 누군가가 무릎을 꿇고 경의를 보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선장님은 손을 내밀어 우리들에게 그 존엄한 목소리를 들려주셨다.
“선원들이여, 그대들은 누구를 따르는가?”
“서…선장님을 따릅니다!!”
“내가 지옥의 바다로 향하라고 하면?”
“우리는 타륜을 돌리고 돛을 폅니다!!”
“그대들의 목숨은 누가 쥐고 있는가?”
“선장님의 손 안에 우리들의 모든 목숨이 있습니다!!”
선장은 신이다. 그래, 이 순간에 그 분의 주위에서 빛나는 광휘와 기적은…. 분명 신의 기적이다!!!
-**년 *월 *일 항해 36일 차
선장님의 신비한 음식과 축복받은 술은 10일에 한 번씩 밖에 지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원들이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 놀라운 효력을 보였다. 몇 알의 약과 한 잔의 술이 어떤 기적을 만드는 지는 모르지만, 선장은 분명 신이다!!
-**년 *월 *일 항해 47일 차
이상하다. 주변의 선원들 모두가 비쩍 마른 것 같다. 하지만 모두들 활발한 것 같으니 그다지 이상한 것 같지는 않다. 나도 좀 말랐지만 힘은 예전과 같다. 선장님이 있는 한 이 기적은 영원할 것이다.
-**년 *월 *일 항해 89일 차
클라스라는 녀석이 선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나고, 내일이면 선장이 음식과 마실 것을 주는 날이 다가온다. 다음 날 그는 한번 우리들이 먹는 것에 대해서 분석을 해보기로 했다.
“이상해.”
내일이면 드디어 10일 만에 음식과 마실 것이 나오기에 다들 들뜬 기분으로 일을 하고 있던 도중, 클라스가 중얼거린다.
“뭐가?”
“선장이 주는 알약과 술, 뭔가 이상해.”
다들 선장이 주는 것에 대해서 딱히 궁금해하지는 않았다. 그저 현재 상황에서 선장은 절대적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을 정도의 위력을 보여 주는 알약과 술은 선원들에게 있어 기적이나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끝끝내 이상하다며 의심을 풀지 않는다.
“아무래도, 내일 그걸 받아서 좀 분석을 해 봐야 할 것 같아.”
“분석? 어떻게?”
“우리 집이 양조공장 옆집이었지. 그리고, 그 집 아들놈과 아저씨랑 친해서 이것저것 술에 관해서는 많이 알고 있어. 적어도 술 정도는 어떻게 알 수 있겠지.”
“뭐, 나는 먹을 것과 마실 것만 있다면… 상관 없지만.”
-**년 *월 *일 90일 차
클라스와 여러 사람들이 모여 분석한 결과, 약의 주성분은… 마약이었다. 거기다가 술은 각종 술을 섞어 만든 이성이 마비될 정도의 독한 술이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 약을 먹고 술을 마셔서 행복감을 느끼고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한 것이었다!!
“일단 한 번에 먹어버리면 안 돼. 조금, 매우 조금씩 맛을 보면서 여기에 무슨 술이 들었는지를 알아 봐야 해. 알겠어?”
클라스의 주의를 들은 나와 다른 선원들은 조심스럽게 술잔에 입을 대고 혀를 살짝 적신다. 무언지도 모를 것 같은 술맛이 느껴진다. 마치…
“잡히는 대로 다 섞은 것 같은데?”
그래, 나도 그 생각 했다. 그거다, 이 술은 그저 온갖 종류의 술을 섞어 만든 폭탄주였다.
“이런 술을 한 번 마셔본 적이 있지. 이성이 마비되는 술이니 절대 먹지 말라는 경고도 들어봤어.”
그 다음, 극미량의 약을 먹은 뒤 반응을 살펴본 제니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제길, 마약이었어. 극미량을 먹으니 몸에서 더 달라고 신호를 하는 건 마약밖에 없어. 빌어먹을!!”
“선장 자식… 마약에 폭탄주로 우리들의 이성을 마비시켜놓고 지배한 거야!!”
“음식 따위가 있었을 리가 없지!!”
“이 새끼, 죽여버리겠어!!”
곧 선원들의 주위에 흉흉한 기운이 돈다. 그래, 확실히 나도 이 미친 선장을 죽여버리고 싶다!!
-**년 *월 *일 94일 차
선장의 말을 들어선 내일 리스본 항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선장은 내일 리스본 항구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오늘 밤, 선장의 목을 매달아버릴 것이니까!!!
노트를 살펴 본 나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뭐 단순히 표현하자면…
‘이 사람, 악마잖아!!’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이 인간이 항구로 들어 왔을 때…
‘아아, 다행이지 뭐야. 이거 이상한 질병이 돌아서 나 빼고는 선원이 다 죽어버려서 말이지. 다행스럽게도 리스본 근해였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배랑 같이 가라앉을 뻔 했다구.’
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아마 그 이상한 질병 이름이 ‘아크투르스 식 암살병’인 것 같다. 아크투르스라는 무시무시한 병원균이 단칼에, 아니 단발에 선원들의 목숨을 앗아간 공포의 질병. 아마 그 날 새벽 상어들은 웬일로 배에서 고기로 한 상 거하게 차려주는지 궁금해하며 맛있게 식사를 했을 것이다.
“저, 선장…”
“…나도 이해했다.
이 녀석들도 필시 그걸 발견하고 부들부들 떨었을 것이다. 만일 이걸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대로 아크씨의 배를 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끝까지 부려먹힘 당하고 반란을 꾸미게 방조하고 결행 직전에 급습하여 선원들을 전멸시키고 뒷처리~ 이 녀석들도 상어밥이 되었겠지.
“선장… 우리들은 복 받은 거군요.”
“그래, 이제 알겠냐?”
선원들의 중얼거림에 난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이제부터 건빵에 싸구려 맥주만 먹여도 아무 말 안 하고 일 열심히 할게요!!”
“선장, 사랑해요!!”
“나 이 배 절대 안 떠날게요!!”
“와아, 선장님 만세!!”
사람은 언제나 누군가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게 된다. 언제나 삶은 상대적인 비교를 하는 것이지 절대적인 기준을 가진 비교를 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내가 선원들에게 정말 잘 대해준다고 말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내 배의 선창에 식량과 물을 꽉꽉 실어놓고 항해를 하며 모험을 한다. 그러니까 이 녀석들아, 나 같은 선장은 찾아 보기 힘드니까 모실 때 잘 하란 말이다. 말로만 그렇게 하지 말고.
나는 그렇게 중얼거린 뒤 와인을 한 모금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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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크님은 유료화 대란의 피해자로 아직까지 길드 사무소에서 볼 수 없습니다. 뭐, 크리스마스 이벤이 열린다면 길원들이 단체로 복귀할 것 같은데... 아크님 돌아와요!! 리칼님도!! 리칼 님 없으니까 알비군 괴롭히는 사람이 없어서 소재가 안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