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뻘생각이 들어서 써보겠습니다.
오늘 새벽에 제이 윌슨이 퇴사를 했죠. 그동안 칭찬보다 욕을 압도적으로 많이 먹은 인물이라 계속 개발팀에 몸담고 있다는 거 자체가 의문이었고 마이크 모하임의 스젝테잎을 갖고 있을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던지라
그의 퇴사가 깜짝소식이기도 했고 결국엔 짤렸네 혹은 너무 오래 해먹었네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가져옵니다.
어쨌든 제이 윌슨의 업적(?)을 아시는 분은 왜 그가 블리자드란 거대한 회사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궁금했을 것이며 주주들은 왜 그를 그대로 계속 놔두는가에 대한 것도 궁금했을 겁니다. 저도 그랬고요.
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면 제가 PC방을 7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길게 했다면 길게 한건데요. 저의 경영 철학에 아랫사람을 대하는 법에 대한 것은 거의 확고한 어떤 지론이 있습니다.
저는 알바에게 진짜 잘해주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가 서로 맘이 잘 맞는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의 알바가 장기근무자들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이 바닥에서 유지하고 있는 일등 공신이 알바들이 열심히 해서입니다.
어떤 남자 알바는 4년을 제 밑에서 일했습니다. 와우도 같이 했을 정도입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여자 알바중에서도 한명은 거의 3년을 일했고, 그 알바의 친부모님께서 손님으로 자주 오십니다.
거의 대부분의 알바들과 트러블이 없고 같이 잘해보자는 식의 운영을 합니다.
이게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죠. 글이 쓸데없이 길어질까봐 짜르겠는데요. 저는 알바를 뽑을 때부터 보통의 방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뽑습니다. 그때부터 교육 과정 등등 다른 사람과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세세한 건 패스하고요.
그런 저의 입장에서 제가 마이크 모하임이나 블리자드의 주주라면 제이 윌슨을 가만히 놔두겠는가에 대한 생각.
저도 장담 못하겠습니다. 제이 윌슨이 어떤 능력이나 인맥으로 거기까지 올라갔는지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니 더더욱 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지간에 그럼 와우 역사로 들어가서
스랄은 가로쉬를 대족장으로 앉혔고 그가 최악의 판단을 할 때까지 딱히 손을 쓰지 못했는데 그것이 이해가 가는가 혹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인가.
제가 역게를 보면서 가로쉬를 임시대족장으로 추대한 것에 대한 설왕설래가 꽤 많았고 불과 며칠 전에도 그런 글이 있었습니다.
일단 스랄은 그롬에게 빚(?)이 있습니다.
다들 아시는 내용이시겠지만 메디브의 말을 듣고 스랄이 칼림도어로 넘어가서 그롬과 조우합니다.
스랄은 일손이 딸렸는지 믿음직한 요원이 필요했는지는 몰라도 그롬에게 임무를 맡기는데 결국 이것부터가 잘못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롬 헬스크림이란 인물 자체를 파악했다면 그롬에게 일을 맡겨선 안되었죠.
그롬은 역시 이름값을 합니다. 처음엔 스랄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습니다. 저로선 의외였죠. 그러나 곧 나엘과 분쟁을 일으키더니 세나리우스에게 호되게 당합니다.
그롬이 세나리우스가 누군지 알게 뭡니까만은 어쨌든 그롬은 세나리우스 때문에 소스를 다시 마시고 또 다시 노예가 되버립니다.
솔직히 예언가도 아니고 그렇지만 그롬이 그런 식의 최악의 결과를 낼 가능성이 꽤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 아닌가 싶습니다.
뭐 스랄이 그롬에게 임무를 맡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어쨌든 그롬은 소스빨로 만노로스를 죽이고 오크의 오랜 빚을 갚습니다.
결과가 어쨌든 그 흐름은 소 뒷걸음질 하다가 쥐 잡은 것과 다를 바 없죠.
과정이 어찌되었든 그롬은 자기의 빚은 다 갚고 갑니다.
현장에 있었던 스랄이 오히려 그롬에게 빚이 생겨버린 느낌이죠.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웃랜드에서 스랄이 가로쉬를 스카우트하는 것은 분명 그 영향이 없다할 순 없겠습니다.
아마도 스랄은 마음속에 내제되어 있는 작은 일말의 양심, 그롬에 대한 빚 때문에 가로쉬를 내칠 수 없었을 겁니다.
가로쉬가 아웃랜드에서 호의호식하고 있었다면 또 몰랐겠습니다만. 가로쉬를 만나고 나서의 전개는 분명히 그롬의 영향이 있다 할 수 있겠죠.
그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가로쉬가 대족장에 앉고 그 참사가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닌 거 같습니다.
가로쉬는 분명히 전투에 있어서는 수준급, 혹은 최상급 능력자였던 것은 맞습니다. 아무리 낙하산이긴 하지만 가로쉬가 전혀 능력이 없었다면 그 자리까지는 못올라갔겠죠.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스랄이 그롬에 대한 애정이나 빚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결론적으로 테라모어와 판다리아는 아작이 났고 드군까지 수많은 안좋은 일이 일어났으며 결국에는 스랄이 직접 가로쉬의 숨통을 끊으면서 정리가 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사람을 쓰는 일이 그만큼 어렵기도 한 거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스랄은 인재를 정말 중요시 합니다. 교수형 처하기 직전의 아이트리그를 빼내오는 일만 봐도 사람(오크)를 중요시 하는 인물이죠.
사람을 믿는다 -> 일단 기회를 준다 -> 이 매커니즘이 스랄의 장점 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케른과 타우렌, 볼진과 검은창 트롤. 전부 그 시기에 스랄과의 인연에 의해 호드가 된 것이죠.
스랄이 인재를 중히 여기지 않았다면 애초에 호드 결성은 쉽지 않았겠죠. 포세이큰까지 받을 정도면 스랄의 포용력은 범인과는 다릅니다.
그런 스랄의 좋은 점이 가로쉬의 예로 큰 실패를 맛봤으니 스랄도 앞으로의 인재등용에 생각 좀 해볼지도 모르겠군요.
글이 끝맺음이 안되고 횡설수설하면서 제가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유도 생각이 안나는데 암튼 그렇습니다.
PS. 저도 알바 잘못 뽑아서 망하기 직전까지 간적이 한두번이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