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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자살의제물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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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18:03:58
"괜찮을거야... 괜찮을꺼야..."

지현은 그 이상한 아저씨의 말에 의해 떨며 공원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지현이 그리도 천천히 들어가자, 아까 이상한 아저씨와 대화를 나눌때 확인했을때랑은 달리, 6명이나 돌아와있었다.

모두들 긴장해서 정자 위에 앉아 보따리를 껴앉고는, 턱을 그쪽에 박고 있거나, 구석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중에 있던 사람 중에서 가장 두려움을 타지 않은 것 같이 정자에 앉아 담배를 여유로이 피던 태호가 지현에게 물었다.

"태훈이는?"

그 말을 들은 지현은 순간 흠칫했다.

갑자기 긴장한 지현의 모습에 태호는 혹시나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잘못된거냐?"

"응?"

지현은 태호와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잡히기라도 한거야?"

"아- 아니."

지현이 억지로 딱딱하지만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원래였다면, 꾀죄죄한 교복 차림에 딱딱한 지현의 미소는 의심을 사기에 아주 적합했으나, 일을 치뤄도 엄청난 일을 치뤘으므로 긴장되서 그랬거니 하고 의심을 한층 접어둔 태호였다.

"돈좀 벌었으니까.. 그.. 아, 돈좀 벌었으니까 좀 놀다오겠다던데? 좀 챙겨서 말이야."

지현이 좀 버벅거리긴 했으나 재치로 겨우 대답해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태호는 '아 또 뭔일 난줄알았네'라고 말하는듯한 표정으로 담배를 땅바닥에 던져버리더니,

"아 역시 그자식, 한번 벌어 한번에 다쓰는 꼬라지 하고는."

하면서 킥킥댔다.

지현은 괜히 자기가 다치게 만든 태훈이를 또 비웃음을 사게 만드는 것 같아 미안해졌다.



그때 즈음, 정자에 대자로 뻗어 혼자 중얼중얼 거리던 승지가 서서히 일어섰다.

승지는 가출 카페의 매니저였고, 고등학교 2학년인 아이다.

승지는 일어서더니, 모두에게 말했다.

"김혜린! 박상철! 이리 와봐!"

저 멀찍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둘을 불러냈다.

그 근처에 있는 사람은 돌아다니면서 툭툭 치고, 이리오라는 제스쳐로 정자 앞으로 다 모이게 만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야, 보따리를 한곳에 모아두면 위험할것 같거든."

지금까지 혼자 중얼 거린 것은 보따리를 어떻게 보관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 하는 것이었나보다.

일명 반삭이라 불리우는 머리 스타일에 동글동글한 얼굴을 한 승지가 생각을 해서 애들한테 알리는 모습이 모두에게 우습긴 했으나, 나름 진지한 모습이었다.

"그니까 2명씩 그룹 짰잖아? 그 2명씩 알아서 묵을 곳 찾아서 묵고, 내일 낮 10시 50분에 여기에서 다시 모이자. 보따리는 전부다 개별적으로 챙기고. 알겠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훈이를 심하게 말하자면 버리고 온 지현도 덜덜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모습이 옆에서 지켜보던 혜성이의 눈에 띄었다.



승지의 말이 그것으로 끝나자, 모두들 아무 말이 없었지만 알아서 그곳에서 흩어졌다.

지현도 꽤 무거운 보따리를 혼자서 들고서 공원을 벗어나고 있었다.

"지현아."

지현은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오는 남자 목소리를 들었다.

혜성의 목소리였다.

혜성은 왠지 실례가 되는것 같아 머뭇거리며 물었다.

"태훈이는 어디에 있어?"

자기가 말해놓고도 뭔가 실수한 것 같았는지 머리를 박박 긁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지현은 왠지 목이 메여 제대로 말 하지 못하고는,

"놀러갔다고 했잖아. 못들었나보구나?"

라고 말하고는 웃어보였다.

그러고는 재빨리 몸의 방향을 바꿔 공원 밖을 나가버렸다.

혜성은 지현의 모습이 왠지 걱정되어 10분정도를 지현이 나간 공원 출입구 앞에서 서있었다.

하지만 밤중이라 어두워서였는지 지현의 얼굴에 미안함이 묻어있는 것과, 눈이 흥건히 젖어있는것을 혜성은 보지 못했다.

혜성이 멍하게 출구를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어깨를 치는 것을 느꼈다.

깜짝놀라 뒤를 돌아 보았더니, 승지가 불만섞인 표정으로 날 치고있었다.

"야,임마, 뭔 생각을 그리 하냐? 몇번을 불러야하는거야."

한참을 멍하게 서있어서였는지, 혜성은 승지가 부르는 소리를 못들은 모양이었다.

"아아. 미안. 그냥 좀 멍때리고 있었어."

"짜식. 빨리 가자."

그 상태로 승지는 혜성을 지현이 나간 출입구의 반대쪽 출입구로 데려갔다.


-

지현은 공원에서 나선 뒤, 도둑질을 하러 갔던 방향과는 반대로 공원 출구의 오른쪽으로 걸었다.

그러다가 보니 지현은 문뜩 어떤 생각이 들었다.



그 이상한 아저씨가 한 말 그대로라면, 내일부터 무슨 일이 생긴다는 것 같은데...

무슨일이지...?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뭐 이상한 아저씨의 소리일꺼야.



지현은 혼자서 중얼거리며 길을 걷다가, 갑자기 앞으로 내려온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괜찮을꺼야. 세상에 그런사람 한 두명도 아닌데 뭘.'하고 혼자서 생각했다.







"어디서 묵을꺼냐?"

승지가 넋이 빠진 상태로 걷고 있는 혜성에게 물었다.

평소엔 활발하고 말 많은 혜성이 이런 모습을 보이자, 승지는 다른 생각 않고 오늘 큰 일을 벌여서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승지는 아무말 않는것이 친구로써 이해해주는것이고 멋있는 것이라며 혼자 킥킥대더니 아무말 없이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지현이가 오늘따라 이상하지 않았어?"

라고 혜성이가 말했다.

넋이 빠진 상태로 걷던 혜성의 첫마디였다.

그러자 승지가 갑자기 낄낄 웃더니 한마디 내던졌다.

"걔한테 관심있냐?"

그러자 갑자기 혜성의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밤인 만큼 얼굴이 붉어진 것을 승지는 보지 못했다.

"아..아냐 임마,"

"알아 짜식아"

승지가 크게 폭소하며 혜성의 등을 탁탁쳤다.

그러더니 갑자기 승지의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너도 걔가 이상해보였냐?"

"음...?"

"그렇잖아. 갑자기 태훈이 사라지고, 보따리는 태훈이 사라졌으니 당연히 걔가 들고있고. 30분 정도였지만 만나는 내내 초조해보였고. 혹시..."

갑자기 혜성이 말을 끊었다.

"그 다음말 꺼낼꺼면 닥쳐. 5만원만 내놔. 난 다른곳에서 묵게."

그러더니 승지가 지갑을 꺼내자, 그 지갑을 낚아채, 정말로 5만원을 챙기더니 자기 혼자 앞으로 달려가 버렸다.

승지는 괜히 죄지은 것 같은 마음에 얼떨떨한 기분을 느꼈다.





지현은 스스로 위안을 가져놓고도 왠지 불안한 마음에 벌벌 떨었다.

그리고는 든 생각이 '아무리 보석이 많아봐야 돈이 아니면 쓸 수 없다'란 것이었다.

그래서 지나가던 길에 전당포에 들러서 보석 3개를 30만원으로 바꾼 후, 택시를 타고 수원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어차피 그 보석들은 훔친것이기에 돌려받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가버려도 된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는 내일 약속한 시간까지만 가면 되기 때문에, 그쪽에서 9시쯤에 출발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택시가 수원으로 가달라는 주문을 받고 달리기 시작했고, 달리기 시작한 시점, 승지의 돈을 받고는 달리던 혜성이 그 곳을 지났다.

그 때 당시, 택시 아저씨에게 도둑질을 한 흔적이 남지 않도록 지현은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혜성은 택시에 타 그런 상태의 지현을 보았다.

누가봐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략 시간은 12시. 사람이 드문 곳에서 택시에 탔고,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출발.

누가봐도 승지가 말하려고 했던 대로 물건을 챙기고 도망가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지현에게 호감을 느껴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혜성은 왠지 모를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꼈고, 공원에서처럼 그자리에 멈춰서 멍하게 있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차를 타고 30분 정도를 간 지현은 인천을 떠나지 말라는 그 아저씨의 경고가 떠올랐다.

지현은 하루정도는 묵과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아저씨에게 수원에서 농지가 많은, 민박집이 많은 곳 한곳을 추천해달라고 말 한 뒤, 잠을 청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였을까, 지현은 누군가가 건드는 듯한 느낌에 잠에서 깼다.

깨어보니 택시기사 아저씨가 달라보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1시 45분. 30분이 아니라 한시간정도를 잤다.

"어... 왜이리 늦게 일어난거지..."

혼자서 중얼 거리는 지현을 보더니 택시기사 아저씨는 인자한 미소를 띄시더니 말했다.

"아가씨가 너무 곤히 주무셔가지고 깨울 수가 있어야지요. 이쪽으로 쭉 가시다보면 민박집이 하나 있는데, 낡고 시설은 안좋아도 하루 묵기는 좋을거에요."

지현의 몸을 쭈욱 한번 훑어보니 이어서 말했다.

"돈 없는 사람한테는 하루 묵어가기 딱 좋은 곳이에요."

지현에게 수많은 보석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지현은 싱긋 웃어보이며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에, 보따리를 들고 차에서 내려 인사를 드리고는 민박집이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지현은 길의 양 옆에 논들이 펼쳐져 있어, 이런 새벽에 다니기에는 정말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조금 가다보니, 길의 끝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집이 한채가 나왔다.

아무래도 이 집이 그 민박집인것 같았다.

척 봐도 낡은 것이 눈에 띄는 이 집은 고물들로 지붕을 쌓고, 간단한 시멘트와 벽돌만으로 집을 짓고는 근처에 170cm정도의 키라면 안을 손쉽게 들여볼 수 있을만한 벽이 있었다. 그리고 벽의 앞은 지현이 서있는 곳. 대문이 있었다. 이런 외형을 보니 확실히 값이 싸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현은 대문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집 외형과는 달리 달려있는게 신기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대문 앞의 초인종을 눌렀다.

한 두어번을 눌렀을까, 잠에서 덜 깬 듯한 아주머니가 눈을 비비며 대문쪽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에요."

지현은 이 아주머니가 주름도 많고 눈을 비비는 손도 굵직한게 잡일을 많이 하셨거나, 홀로 농사를 짓는 아주머니 정도로 생각이 되었다.

지현은 사정을 설명하고는 안에서 좀 묵을 수 있냐고 물었다.

그리고 아줌마는 잠시 집 안에 들렀다 오시더니 흥쾌히 수락해 주셨고 지현은 밤중에 와서 죄송하다며 숙박비로 10만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지현은 그렇게 돈을 지불하고 대문앞으로 들어서 마당이라고 하기엔 좀 초라하긴 하지만 형식상으론 마당인 곳에 들어섰고, 이내 아주머니가 소개해 주시는 방으로 들어섰다.

방은 의외로 깨끗했다.

나오진 않았지만 TV가 선반 위에 놓여 있었고, 문 옆에는 장롱도 있었다.

이불은 이미 TV앞에 깔려있었다. 그리고 전구는 이 시대에 있나 싶은 알전구를 쓰고 있었는데, 전선이 눈에 확실히 드러나게 문 밖으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지현은 일단 고단해서는 불을 끄고 자리에 택시에서 다 못 잔 잠을 다시 자려고 했다.

그 때 갑자기 아주머니가 방 앞에 오시더니 말씀하셨다.

"학생, 내 새벽 3시에 마을회관에서 좀 모여서 일가기로 했으니까, 아침에 저 없다고 놀라지는 마시구려. 냉장고에 적긴 해도 반찬 있으니까 드시고 싶은 만큼 드시고."

아주머니의 푸근한 목소리에 알겠다고 대답한 뒤, 한결 풀린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와 이상한 냄새에 지현은 잠에서 깼다.

TV소리였다. 그리고 어디선가 지하실 냄새같은 쾌쾌한 않은 냄새도 지현의 코를 찌르고 있었다.

방은 온통 깜깜한 채, TV에서만 빛이 한줄기 나오고 있었다.

TV에선 뉴스가 나오고 있었고, TV 위에 매달린 시계의 짧은 바늘은 9를 가르키고 있었다.

뉴스가 나왔다.



어제 11시 경, 수원 터미널에서 택시운전사 김 모 씨가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되어 충격을 주...



그 뉴스의 기사가 나오는 순간 지현은 그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자이크가 되어있었지만, 복장, 위치 등 모든 곳에서 택시 기사 아저씨와 일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해 보니, 택시에서 내릴 때 즈음 택시 기사 아저씨가 바뀐 듯 한 느낌을 받은 것 같기도 하였다.

갑자기 의아한 마음에 사건 현장에라도 한번 들렀다가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아주머니가 입으라고 주신 옷을 찾으려 장롱을 뒤졌다.

하지만 지현은 온통 깜깜하여, 장롱을 뒤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알전구의 스위치를 눌러, 전구를 켠 후, 어느정도 밝아진 상태로 장롱을 뒤지기 시작했다.

장롱을 뒤져도 뒤져도 옷이 나오지 않자, 지현은 장롱 안에 있던 옷들을 한벌씩 꺼내서 내던져버렸다.

이불... 배게... 속옷류... 양말... 음...? 가발...? 솜이불...

아무리 뒤져도 지현에게 필요한 옷은 보이지 않았다.

지현에겐 촌스럽기 그지 없는 아주머니들의 바지들 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몇십분을 장롱 앞에서 낑낑 대는 동안, 방의 기온이 점점 올라갔다.

지현은 장롱에서 가벼운 이불이나 속옷류만을 뒤적거리고 끄집어내고 있었건만,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갑작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파지직-



그 소리에 지현은 소리가 난 위치를 바로 쳐다보았는데, 공중에 있는 그것, 알전구에서 난 소리였다.

지현이 쳐다보던 도중 갑자기 전구가 풍선 터지는 소리와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며 폭발했고, 전구 파편이 사방팔방으로 튀었다.

지현은 반사적으로 자신이 던져놓았었던 이불 한개를 들어다가 자신의 몸을 가렸다.

유리 파편이 다 튄것 같자, 지현은 조심스레 이불을 내려놓은 뒤, 주위를 대충 살폈다.

깨진 전구의 밑에는 그을린 편지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애송이, 너의 행동이 늙은이 하나를 죽게만들었다.」

그 편지에 지현은 갑자기 오싹한 두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뭐라고...?

그럼... 택시기사 아저씨가 역시 중간에 바뀐거야...?

아깐 분명 편지를 못봤는데...?

설마.. 내가 자는동안... 일을 벌인거야...?

그래서 1시간동안이나 자게 한거고...?

잠깐... 여기서 끝날...



왠지 불안한 마음에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상상하지 못했던 더 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알전구의 폭발로 스파크가 일었는지, 알전구 옆에 늘어진 전선에 불이 붙은것이다.

화염은 이내 벽지에까지 붙어, 마귀와도 같은 모습으로 지현을 덮치려들었다.

지현은 문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밖엔 어떤 강한것이 문을 막고 있었다.

창문도 또한 막혀있었다.

옛날 가옥들처럼 방풍지. 즉, 한지 재질로 이루어진 문인지라 아침이 되면 밝았어야 했다.

아니, 이것이 당연한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두웠던 것을 의심했어야 했다.

내가 9시임에도 어두웠던것을 의심했더라면, 이런 지경까진 오진 않았을것이다.

천장에만 붙어있던 불이 곧 양 옆 벽까지 옮겨붙었다.

지현은 정말 불이 보통 불이 아니란 것임을 알았다.

지현은 불이 어느정도 벽으로 붙어, 한지로 이루어진 저 문이 불타 구멍을 열어줬으면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할 필요도 없었다는 듯이, 불은 문에도 옮겨붙었고, 문을 작열시켜버렸다.

하지만 낭패였다.

문은 타버렸으나 앞에 무언가가 놓여있어, 나갈 수가 없었다.



"젠장!!"

절망감의 찌들어버린 지현이 목놓아 소리지른 한마디였다.



지현은 지금 집을 나온 것도, 다른 아이들에게 말조차 하지 않고 다른 곳에 온것도, 태훈을 밀어버린것도 후회가 되지 않았다.

현재 후회가 되는 것은 딱 하나.

'그 미치광이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지현에게 약간의 희망이 생겼다.

불타버린 문 앞에 자신을 나가지 못하게 하는 이상한 물체 사이로, 약간의 틈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은 사람은 커녕 애완동물들조차 지나가지 못할 크기였다.

하지만 이것으로 친구들을 구할 방법만큼은 떠올랐다.

지현은 슬슬 천장이 불타 무너져내려, 고물들이 몇개씩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선반 위에 TV와 가지런히 놓은 자신이 도둑질한 보석들을 담은 보따리 쪽으로 갔다.

그러고는 보따리를 쭈욱 찢어, 천 혹은 종이의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세게 물어, 피를 낸 뒤에, 그 보따리 조각에 글씨를 썼다.

「낯선 자를 조심해」

그러고는 틈 밖으로 내던져버렸다.



보따리 조각까지 밖으로 보낸 지현은 이제 다른 살 방도를 찾을 수도 없이 이미 온 몸의 힘이 다 빠진 것 같았다.

처음으로 혈서라는 것을 써 보아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살 가망이 없었기에, 방도가 없었기에 자신의 정신이 이미 육체의 줄을 놔버린것이다.

지현은 이제와서야 가출을 한 것을 크게 후회했다.



어시장이 있는 곳, 그 촌구석에서 살며 해물이나 파는 엄마...

지현은 어머니가 딸자식 하나 있는거 최대한 잘 키우시겠다고 노력을 하셨건만, 고생은 해본 적도 없는 자신은 가난에 불평을 가져 가출을 해 버린것이 너무나 후회되었다.

이제 곧 아버지 기일이었던 것 같은데...

지현의 입에서는 어이없어서인지, 억울해서인지, 슬퍼서인지. 혹은 죄송해서인지 모를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러고는 온몸의 힘을 추욱 빼고는 그 자리에 누워버렸다.

이윽고 방이 거의 완전 작열해, 집을 지지하고 있던 나무는 불이 붙은 상태로 지현을 덮쳤다.

이제는 벽이 아닌 바닥까지 불타, 지현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화마의 공격도 감안해야 했다.

생 살을 지지는 그 고통은 이루어 말 할 수가 없었다.

인생의 끈. 아니 정신으로써 육체의 끈을 놓아버린 지현으로써는 고통을 무덤덤하게 여겼다.

모든 것이 자신의 행동의 대가라고 여기기까지 했다.

생 살이 불타고 익으며 죽음으로의 경계선을 통과하는 순간, 떠오른 것이 있었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현은 그렇게 산채로 화장을 당하는 순간까지 의문을 품으며 앓아야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무언가의 소리를 느꼈다.

비웃음소리. 그리고 누군가의 우는소리... 그러고는 어디선가 내려오는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아버지의 손을 잡은 그 손은 현재 누워있는 새카만 미라의 형상이 아니었으리라.





방이 아니라 집이 거의 다 불타고 녹아갈 때 즈음, 주인 아주머니가 돌아왔다.

마을 회관에 모여서 잠시 눈을 부친 뒤, 수다를 떨다가 일하러 나갈 채비를 하는 동안, 자신의 집쪽에서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본것이다.

아주머니는 집 걱정이 들면서 문뜩 지현의 몸상태가 걱정되었다.

지현이 들어간 방의 문 앞에는 거대한 철판 몇개가 벽에 고정되어 있었다.

낭패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방화범의 짓이라고 혼자서 추리한 아주머니는 서울에 사는 자식들이, 필요하다면 전화하라고 준 전화기를 꺼내들어 1버튼을 두번, 2버튼을 한번 누르고 통화버튼을 길게 눌렀다.

신호가 대여섯번 울리자, 굵직한 목소리의 사내가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의 이미지는 딱 강력계 형사였다.

아주머니가 집의 상태를 말하려던 순간,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불이 났다며 말하기도 전에 주소부터 줄줄이 외던 중이었다.

몸과 신경이 많이 둔해진 아줌마란 존재였긴 했지만 뒤에서 무언가가 빨리 온단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어떤 둥글게 휜 예리한것 여러개가 아주머니의 목 앞에 섰다.

그리고 아주머니는 놀란 나머지 핸드폰을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순식간이었다. 아주머니는 순간 오늘 일에 필요가 없어, 집 앞에 두고 온 쇠스랑이 있던 곳을 살폈다.

없다.

아무리 불탔다지만 그것이 없어질 리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순간 그것은 아주머니의 가슴과 목, 그리고 턱 일부를 강하고 빠르게 지나갔다.

긁은거라고도, 찢은거라고도, 벤거라고도 할 수 없는 그 상태는 순식간에 피를 터지게 만들어 죽게 만들었고,얼굴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사방 팔방에는 아주머니의 혈액이 퍼져버렸다.

아주머니의 시신은 불타는 집으로 버려져버렸고, 그 상태로 화장이 되어버리게 되었다.

아주머니가 죽은 곳은 혈액이 곳곳에 퍼져, 그 처참한 환경이 완벽하게 지속되었다.

액운을 막는다는 닭피가 아닌 액운 그 자체인 인간의 피.

그 피가 겪은 잔혹함은 앞에 불타고 있는 집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




아주머니가 살해된 지 30분쯤 뒤, 동네 파출소에서 아주머니가 설명한 주소로 출동했다.

경찰들은 다가오자 마자 기겁, 아니 그 전에 당황부터 하기 시작했다.

처참하게 작열하여 쓰러져버린 집.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새까만 시체 두 구.

그리고 양을 보아 이 집에서 키우는 가축의 것이 아닌 인간의 것이란 것을 알게 해주는 엄청난 혈액들.

파출소에서는 일단 경기 지방 경찰청에 알렸다.

그리고 내일 모래에 온다는 통보를 받은 뒤, 파출소에서는 몇 안되는 도구들로 현장을 최대한 보존시키고 있었다.



다음날,

이 일은 파출소와 이 동네에 사는 할머니들 밖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 새 쥐새끼같은 기자들이 그 소리를 들었는지, 기자들이 벌떼처럼 몰려와 그 장면을 취재해 가기 시작했다.

찰칵- 찰칵-

이렇게나 많은 찰칵 대는 소리는 처음 들어보는 경찰들로써는 귀가 아플 정도다.

할머니들은 그 분위기에 같이 쓸렸는지 모두 집 앞에 구경을 나오고, 틈틈히 기자들 앞에서 꽃단장을 한 뒤에 취재에도 손수 참여해주는 등 촌스러운 행위들은 다 행하시고 계신다.



"아, 젠장!"

승지가 격분해 몸을 어쩔지 모르고 왔다갔다거리고 소리쳐대도 난리를 쳐댄다.

지현은 사라지고, 태훈은 돌아올 줄을 모르고, 일부 애들도 사라졌다.

자기가 챙긴 짐을 가지고 달아나 버린 것이다.

모두가 가출청소년이라면 분명 남아버린 사람들만 용의자로 지목될 것이 뻔하다.

남은 사람은 총 5명.

즉, 한명은 파트너가 물건을 가지고 도망갔다는 소리다.

"그럼 우리가 턴거라도 각자 분배를 하자. 알겠지? 보따리 10개 있으니까 각자 한개씩 챙겨. 자기 분량만큼 담는다."



다음 날,

경기 지방 결찰청에서는 강력 3반이 출동되었으나, 강력 3반만이 온 것이 아니었다.

FBI.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다 안다는 그 FBI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까지 출동 한 것이다.

경기 지방 결찰청 쪽에서는 짐더미와 함께 지원군이며 훼방꾼 하나를 얻은 것이 되었다.

"완전히 미쳤어."

강력 3반의 김부식 반장. 김반장이 현장에 오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내뱉은 소리다.

옆에 있던 박순경과 김형사, 이형사, 최형사도 같은 현상을 불러일으켰고, 불청객인지 우리의 히든카드인지 알아 볼 수 없는 저쪽 측에서는 전부다 놀람과 함께 수시로 보고를 해댔다.

모두가 심각한 범행 현장에 충격을 먹어 패닉에 걸렸을 때에,강력 3반의 이형사는 범행이 일어난 그 근처를 둘러보았다.

완벽하게 타버려서 녹아버리고 그을린 고물들과 완벽하게 타버린 집.몇 없는 가구들 사이로 보이는 생 화장되어버린 주검 둘. 추가로 주검 중 하나가 있던 방 앞을 막고 있던것 같이, 불 타버린 집의 벽의 파편 약간이 각 모서리에 붙어있는 쇠판.

촌구석이고, 가난한 과부인 농부의 집인지라 CCTV도 없었을 뿐더러 모두 타버려서 흔적조차도 남아있지도 않았다.

거의 완전 범죄.

이형사는 머릿속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이형사는 근처를 멤돌았다.

근처를 둘러보다 보니 이형사는 판이 쓰러져있는 한쪽 모서리 부분이 그을려버린 천 조각 하나를 발견했다.

처음엔 '바닥에 떨어진 천 조각 따위'라는 생각으로 지나치려 했으나, 한쪽 부분이 그을린 것으로 보아 집 안에서 날아오다가, 혹은 그 근처에 널브러져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스쳤다.

혹시나 화재를 일으킨 물질이라도 묻어있을까 하는 생각에 강력계 형사 답지 않게, 주머니에서 흰 면 장갑 하나와 핀셋을 주워들고는 천 조각이 떨어져있는 곳으로 갔다.

이형사는 데스크진이 아닌 야외에서 활동하는 형사일을 더 많이 하긴 하지만, 데스크진의 일도 같이 하는 강력 3반의 히든 카드인 형사다.

이형사는 천 조각에 가까이 다가가 쭈그리고 앉아서 천조각을 들어올리고서는 골똘히 그것을 쳐다보았다.

무언가의 글씨가 써져 있긴 한데, 모서리 부분이 까맣게 그을려 글씨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처에 있던 수사관 한명을 불러서 글씨를 읽게 해 보았다.

"뭐라고 써져있는 것 같습니까?"

수사관도 이형사가 아까 그랬던 것처럼 잠시 천 조각을 골똘히 쳐다보고는 알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내용아닐까요!"

이형사는 그 말을 듣고는 다시 천 조각을 살펴보았다.

얼추 「낯선 사람을 조심해」라는 글귀인 것 같기는 한데 너무 황당하지 않은가?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글귀를 남겼다는 말은 범인의 얼굴이나 다른 외형을 조금이라도 봤다는 소리가 된다.

하지만 불을 지르고 도망갔다면 자기가 설치해 놓은 철판에 자신이 나가지 못하는 꼴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해'라는 것은 따로 대상을 정해놓고 말했다는 것이 될것이다.

그럼 분명 피해자조차도 예상하고 있는 미래의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아는거지 ?

어떻게 안에서 밖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있었으며, 피해자들까지 알고 있는거지 ?



그런 곳에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에, 이형사는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피해자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범인에게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김반장은 이 일을 어떻게 포장할지가 우선적으로 걱정이 되었다.

지금도 기자가 상당 수가 모여 있는 판국에, 이 기자들에 의해 전국적으로 이 소식이 퍼져나간다면 더 엄청난 메스컴의 사냥꾼들이 몰려들것이다.

그렇게되면 범인도 경찰의 행동을 알아보기가 쉬워질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타버려 신원조차 알 수 없는 피해자들은 기자들이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직업, 나이, 이름까지 조작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사는 난항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언론을 막아야만 한다.


-

"우음 우우우"

검은색으로 온몸을 둘러싼 사내 하나가 콧소리를 내며 칼을 들고 서서히 세민에게 다가간다.

이 곳은 도둑질 해다가 분배받은 물품을 전당포에서 바꿔다가 얻은 돈으로 얻은 월세집이다.

세민은 바닥에 쓰려져, 손도 발도 똑같이 발인냥 점점 등쪽으로 기어갔다.

"아하하하. 바보같은 녀석. 하찮은 죽음따위는 신에 대한 모독일 뿐이다. 궁니르는 그대를 피해가지 못한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가 누구인지는 세민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목이 중간에 콱 막혀 목소리가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아니 나오지 못했다.

세민은 그렇게 계속 기어가다보니 현관쪽 신발장에 도달했다.

바닥을 더듬거리다보니 구두 한 켤레가 만져졌다. 주인이 놓고 간건지 세민이 집에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구두.

"이제 그만하자고. 친구."

처음으로 '친구'라는 단어가 이렇게 잔인하게 느껴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날 비웃는 것처럼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던 그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져서였을지도 모른다.

그가 칼을 한번 회전시키더니, 칼날이 아랫쪽으로 오도록 칼을 잡았다.

마치 한 영화속에 등장하는 사악한 인형과도 같다고나 할까? 세민은 정말 공원에서의 일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죽어."

그는 칼로 세민의 손을 한번 내리찍었다.

그대로 세민의 오른쪽 손목은 바닥으로 떨어져나갔다. 그의 팔에선 갑자기 피가 쏟아져나왔다.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상황. 세민은 지금 상황이 지옥보다 더하리라고 생각했다.

"너나 죽어 이자식아!"

구두를 한 짝 들고는 벌떡 일어서서 그에게 뛰어올랐다.

세민이 들고 있던 구두는 그의 머리를 겨냥한 채 세민과 함께 붕 떠올랐다.

"어리석기는."

순간 은색빛으로 빛나는 물건이 세민의 가슴을 횡자로 긋고는 검은 다리가 세민의 복부를 내리찼다.

"넌 이미 끝이야."

손과 가슴에 흐르는 고통이란 감정에 휩싸인 세민에게 검은색으로 둘러싼 남자는 서서히 서서히 다가갔다.



9월 25일 9:00am

"아침부터 무슨일이길래 난리들인거야?"

다니엘 김이 입을 추욱 내밀고는 중얼거렸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 간 다니엘 김은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한국으로 건너왔다.

정식 요원과 수사 인력을 합치면 150명이 넘는 규모적으로 거대한 이동이었다.

옆에서 보고있던 시드는 다니엘이 한심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거릴 뿐이었다.



1:00pm

다니엘과 시드가 도착한 곳은 새벽 5시 경, 신고를 받은 수정빌라.

차이나타운 근처의 이곳 수정빌라 현관 앞은 이미 수사팀이 관계자 외엔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근처를 지나던 사람들은 모두다

'이게 무슨일이래...'

'집값이 더 떨어지겠는걸.'

하는 사사로운 말 뿐이었다.

다니엘이 범죄가 벌어진 그 곳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수사팀이 막아섰다.

"이곳은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현장 보존에 협조좀 부탁드릴게요."

"FBI다. 비켜."

다니엘의 버릇 없는 말투에 수사팀은 짜증이 밀려왔지만, 신분이 신분이니만큼 '어서오십시오'하고는 비켜줄 수 밖엔 없었다.

시드가 따라 들어가며 수사팀원 하나에게 죄송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2층의 202호에 들어서자, 현관 신발장 앞에 시신이 놓여있음을 볼 수 있었다.

시신에 이쑤시게부터 시작해서 포크, 젓가락, 못, 송곳, 양궁용 화살까지 박혀있음을 볼 수 있었다.

갯수는 2개씩. 포크는 양쪽 발목에, 젓가락은 양쪽 팔에, 못은 머리에, 송곳은 심장에, 양궁용 화살만이 5개씩 아무곳에나 박혀있었다.

"이게 뭐래..."

"정말 그 집단이 맞는것 같아지는데..."

다니엘과 시드는 한숨만이 내쉬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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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인진 모르지만..
왠지 전 아마추어 소설만 쓰는데다가
화수도 별로 안되죠.
한 화당 분량도 적구요 ㄷㄷ

그리고..이니벌이 및 게시판 도배로 걸릴까봐 한번에 몰아 올립니다.ㄷㄷ
[인소]는 인터넷 소설의 줄임말인거 !
아시길..;

Lv71 큐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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