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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심심해서 써본 판타지 소설]성전(聖戰)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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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61
2010-09-06 21:28:13

제임스가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몸을 돌려 아래를 보았을 때였다.

바닥이 점점 가까워지자 그의 머릿속에 어떠한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아무렴 땅에 떨어지는 것 보다 아플까!'

 

제임스는 몸을 틀어 자신의 위에 있는 다크드래곤에게 지팡이를 겨누었다.

그러자 그의 몸이 순식간에 위로 올라가고, 드래곤의 몸이 제임스가 있던 곳으로 떨어져 서로 위치가 바뀐 상태가 되어버렸다.

드래곤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가 제임스의 마법에 정신이 들었는지 상황을 보고는 놀랐다.

하지만 때가 너무 늦어, '쿵!'하는 소리와 함께 드래곤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제임스는 그런 드래곤의 등짝 비늘 위로 떨어져 매끄럽게 미끄러져 땅으로 내려왔다.

"다행이네.."

제임스가 떨어진 충격 때문인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드래곤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드래곤씨."

그 때였다.

드래곤의 몸이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제임스는 자신이 건드려서 그렇게 된 줄 알고는 깜짝 놀라 기겁했다.

황금빛은 어느세 점점 밝기가 더해져 드래곤의 형체를 알아볼 수조차 없게 빛났다.

그 빛은 마치 찐득한 슬라임처럼 혼자서 물컹물컹거리며 크기가 작아지더니, 이내 크기가 다시 커졌다.

다크 드래곤이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큰일났네..'

 

제임스는 드래곤을 주시하며 빠른 걸음으로 뒷걸음질쳤다.

드래곤이 무슨 표정인지는 제임스가 사람이기에 알 수 없었으나, 제임스의 눈에 다크 드래곤은 화난 것 처럼 비춰졌다.

그리고 그 예상이 맞은 것일까.

드래곤이 하늘을 바라보며 크게 포효했다.

제임스가 그 모습을 보며 드래곤을 등지고 빠르게 달려갔다.

"일 났네!"

제임스는 그 근처 숲까지 들어가 드래곤을 따돌리려 했다.

그러자 다크 드래곤은 숲의 나무들을 다 짖밟아 부숴버리며 제임스를 쫓아왔다.

제임스는 도저히 드래곤을 쫓아내기가 불가능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나뭇잎이 많은 나무 아래에서 멈춰서 드래곤에게 지팡이를 겨누고 말했다.

"빛의 기운을 입은 대지의 축복 아래 나의 마나를 매개체 삼아 속박의 사슬을 만들어낸다. 라이트닝 체인!"

제임스의 근처 바닥에서 노란 원이 세개가 생겨나더니 땅이 폭발하듯 흙이 들춰지며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노란 빛을 내는 사슬고리들이었다.

사슬의 고리 하나가 제임스보다 크기가 컸으니, 크기로썬 드래곤을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그 사슬고리들은 순식간에 그 높던 나무들의 높이를 초월해 솟아오르고는, 빠르게 드래곤에게 다가갔다.

체인 두개는 드래곤의 양 팔을, 하나는 드래곤의 몸을 묶어버렸다.

드래곤이 체인 공격에 당황했는지 크게 포효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악! 크아아아아아!"

 

드래곤은 이내 포효를 멈추고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제임스는 드래곤의 행동에 깜짝 놀라버렸다.

드래곤은 브레스. 즉, 숨결을 통해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제임스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드래곤은 제임스를 향해 숨을 크게 내뱉었다.

그의 숨은 검은빛과 녹색빛을 함께 띈 우중충하고 기분나쁜 색을 띄고 있었다.

다크 드래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강한 맹독을 띄고 있는 공격이었을 것이라고 제임스는 생각했다.

제임스는 침착하게 지팡이를 휘둘렀다.

제임스의 앙 옆 허공에서 아까보다 큰 규모의 노란빛 원이 두개가 생겨났다.

"가라!"

제임스의 말에 원에서 수십, 수백, 수천개의 작은 체인들이 브레스를 향해 솟구쳐 나아갔다.

체인들은 자신들이 향한 브레스와 충돌했다.

브레스와 충돌한 체인들이 모두 색이 변질되며 브레스의 방향에 엇갈리도록 모두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체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으므로 체인이 전부다 꺾여 날아가는 일은 없었다.

제임스는 브레스와 라이트닝 체인들의 충돌 모습을 보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음? 연기?"

브레스와 라이트닝 체인들이 충돌하면서 어둡고 기분나쁜 색의 기체가 만들어져 제임스의 방향으로 뿜어져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임스는 그 기체에 대해서 길게 생각 할 필요도 없이 무엇인지 짐작을 해버렸고, 짐작은 제임스의 눈 앞에서 증명이라도 하듯 실현되었다.

제임스와 드래곤이 있는 곳은 아주 키가 큰 나무들이 많은 숲.

기체에 닿은 나무들이 잎에서부터 나뭇가지까지 모두 썩어나가고 있던 것이었다.

제임스는 서둘러 입고있는 망토로 자신의 얼굴을 막으며 시선을 돌려버렸다.

 

'제기랄, 망했다.'

 

제임스는 드래곤을 겨누고 있는 지팡이를 쥔 오른손의 힘이 점점 풀려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제임스의 눈이 서서히 감겨왔다.

드래곤의 독에 당한 것이었다.

 

이 때, 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래곤!"

늙은 남성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여러명의 발걸음 소리를 동반했다.

 

제임스는 점점 시야가 흐릿해지고, 정신이 멍해져갔고 그래서인지 그런 소리를 듣지 못했다.

제임스의 라이트닝 체인이 뿜어져나오던 원은 점점 규모가 작아지고 체인의 숫자도 줄어들어갔으며 점점 뿜어져나오는 힘도 약해졌다.

정신력이 약해져 그렇게 그렇게 점점 라이트닝 체인의 힘은 약해져갔고, 제임스는 '이제 브레스가 나에게 오겠구나.'하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드래곤이 브레스를 멈추기라도 한 듯, 제임스의 라이트닝 체인이 사라지고도 브레스가 제임스에게 오지 않았다.

다만 얼굴을 가리고 있던 제임스에게는 드래곤의 포효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제임스는 미심쩍은 이 상황에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망토를 치웠다.

그는 망토를 들고있던 왼팔을 치우자 힘이 빠져 한쪽 다리를 굽혀버렸다.

그는 온 몸에 힘이 추욱 빠져버린걸 알고는 힘을 내어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는 늙은 노장의 지휘 하에 젊은 장정들이 힘을 합쳐 드래곤에게 속박의 주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제임스는 그 때 정신이 워낙에 없긴 했지만 속박의 계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제임스는 그 모습에 살짝 놀랐지만, 어느세 정신은 한도 끝도 없이 몽롱해져 제임스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

 

검은색 칼을 든 남자가 내리막길의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래에는 천막들이 여럿 보여왔고, 수십명의 군사들이 대열을 맞추는 모습이 보였다.

 

'K. 정말로 이 때 가실겁니까? 밤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칼을 든 남자, 검사의 머릿속에 음성이 스쳐지나갔다.

그 음성은 그 남자를 K라 부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이 낫지 않나. 밤에 치는건 너무 비겁하잖아."

 

K라는 남자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마치 자신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간 음성과 대화라도 하는 듯.

 

'하지만 너무 위험성이 큽니다. 음. 잠시만.. 성문 바깥쪽에서 마력이 느껴집니다만.. 제가 느낄 수 있는 거리긴 해도 꽤나 먼 거리라 확실치는 않습니다.'

 

"뭐야. 지원 마법사들인가?"

 

'아니요, 한명으로 보입니다. 이 곳은 테라인 내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기밀 드래곤 취급 구역이니.. 아무래도 저희와 같은 자가 아닐런지요.'

 

"그럼 확인부터 해봐야지. 네가 느낄 수 있을 정도면 꽤 상급인 마법사일텐데 말이야."

 

'이정도 거리에서 느껴질 정도라면 상급 정도가 아닙니다. 힘에 대한 봉인까지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A+++랭크 이상일지도..'

 

"엑, 그런게 존재하긴 한거야? 그럼 진짜로 확인을 해보고 쳐들어가야 하겠는데? 저쪽이 오려면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다행히도 밤은 되야 올 것 같군요.'

 

"뭐.. 저쪽이 지원이든 뭐든간에 군사는 쓸어버리자고! 지원군이면 더 쉽게 드나들 수 있게, 아니라면 더 좋은거고!"

 

'그런 의미의 다행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만..'

 

"조용히 하고! 난 내려간다!"

 

K라는 남자가 내리막길을 향해 달려들었다.

매우 가파른 경사의 언덕이라 K가 서있기만 해도 신발의 밑창이 질질 끌리며 아래로 빠르게 내려가졌다.

K는 생각보다 속도가 안나온다고 생각하며 그 경사에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높은 성벽을 뛰어넘어가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K가 도움닫기로써 '이정도 거리가 적당하다.'라고 생각했을 때였다.

"영서도, 각성."

K의 말에 그가 들고 있던 검이 완전한 검은색을 띄며 길이가 순식간에 길어졌다.

K는 그것을 땅을 향해 휘둘러 검의 촉을 땅에 박고는 검의 길이만큼이나 점프했다.

그리고 K는 영서도라 부른 자신의 검을 자신의 등 뒤로 휘둘렀다.

그러자 검에서는 붉은 불꽃이 만들어지며 K를 밀쳐내었다.

검의 불꽃이 추진력이 되어 K가 앞으로 날아간 것이었다.

 

K가 성벽을 넘어서며 소리쳤다.

"야호!"

K는 그 상태로 동선을 그리며 날아가 바닥에 안정적으로 발을 디뎠다.

그는 충격이 하나도 없다는 듯 다리와 팔을 훌훌 털어냈다.

그리고 그가 발을 디딘 곳은 군사들이 정렬되어 있는 곳이었다.

K가 착지를 할 때, 아무리 안정적으로 착지를 했다지만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는지 그곳의 진장과 병사들이 모두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진장이 굵은 몽둥이 같이 생긴 것을 들고 K에게 다가가려고 할 때였다.

어디선가 마법사나 무녀로 보이는 여성 두명이 진장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소곤거렸다.

진장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훈련대장에게 무언가를 속닥이고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뭐야. 지금 침입자님이 오셨는데 개무시야?"

훈련대장이 진장이 사라지자마자 K에게 외쳤다.

"네놈은 누구냐!"

K가 귀를 후비며 말했다.

"제가 그것까지 말해야 합니까? 침입자님인데?"

훈련대장은 K의 말에 화가 났는지 얼굴이 시뻘게지며 외쳤다.

"제 2 마법사 부대! 드래곤 봉인에 끼지 못한 설움을 저 시건방진 놈한테라도 풀어야 하지 않겠나! 단체 공격!"

훈련대장이 외치자 정렬되어 있던 군사들이 모두 발을 맞추어 이동했다.

군사 대열의 가운데를 비우는 것이었다.

군사들이 이동을 하자 그 틈에서는 마법사로 보이는 자들이 보였다.

K가 언덕 위에서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영서도. 너도 못본거냐?"

K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러자 K의 머릿속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확인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워낙에 거리도 있었고..'

"아냐아냐, 핑계대지 마. 시간도 없고. 저쪽에서 마법 준비중인 것 같거든."

 

영서도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행동대장으로써는 황당하다는 듯이 K를 보며 말했다.

"너 뭐냐? 미친놈이냐?"

K가 웃으며 말했다.

"미친놈이 여길 왔겠냐! 뚱보야!"

다시 청년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최근에 온 몸을 근육질로 만들었다고 자랑을 하던 행동대장인지라 엉뚱한 K의 말에 발끈했다.

"뭐라고 했나!"

"내가 미친놈이라기 보다는 저런 훈련도 덜 된 하급 마법사들을 군사로 쓰는 너희가 더 미친 것 같다! 이 뚱보야!"

"무어어어어라! 마법사 부대! 일제 공격!"

마법사들이 일제히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모두가 입을 맞추어 중얼거렸지만 싸움에선 매우 긴 시간이라는 10초동안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 참, 이정도 시전 속도를 가지고..."

K가 말을 도중에 멈추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음? 뭐지?"

행동대장이 말했다.

K가 어느새 마법사부대의 사이에 껴서 말했다.

"싸우는 자라고 말할 수 있겠나!"

K가 있던 자리서부터 현재 K가 있는 자리에 까지 발자국이나 마법사들이 밀려있는 자국이 있는 것을 보면 빠르게 달려왔을 뿐, 텔레포트 등은 아닌 것 처럼 보였다.

마법사들은 눈으로 살짝살짝은 볼 수 있었으나, 완벽하게 눈으로 쫓을 수 없는 속도로 찾아온 K의 모습에 놀라, 지팡이를 떨어뜨리거나 주문을 중간에 읊지 않아버렸다.

그리고 그 때, K는 자신이 남긴 발자국의 발꿈치를 방향으로 하여 왼쪽 다리를 살짝 구부리고 한쪽 다리는 자신의 뒷쪽으로 쭈욱 내 뻗은 상태로 오른손으로 언제 집어넣었는지 왼쪽 칼집에 들어있는 영서도를 쥐고 있었다.

완벽하게 '발도'의 자세였다.

마법사들이 그가 넓은 범위를 순간적으로 베어버리는 '발도'라는 검술을 사용할 것을 눈치채고는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헤에, 당신들."

K가 노곤노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법사들이 K의 말에 주춤하며 K를 쳐다보았다.

"다 낚였어."

K는 왼발을 힘차게 밀어 오른발을 강하게 내딛고는 빠르게 달려가며 칼을 휘둘렀다.

K의 왼쪽이자 마법사부대의 왼편에 있던 마법사들이 순식간에 죽어나갔다.

행동대장은 K의 행동을 보고는 부르르 떨며 K에게 삿대질을 하기 시작했다.

행동대장은 군사들에게 대고 소리쳤다.

"저..건 뭐야! 괴..괴..괴물이다! 군사, 모두 저놈을 고..공겨..격해!"

군사들은 모두 발걸음을 맞추어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충. 성."

 

양갈래로 나누어져 있던 군사들이 모두 대열을 맞춰 K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주 형식적이고 질서정연한 창촉들의 세례와 후방을 대비한 검사들의 돌진이었다.

K는 그 모습을 보고는 픽하고 비웃으며 허리를 숙여 자세를 낮추고 자신이 있는 왼쪽의 군사들에게 돌진했다.

그리고는 한명의 다리를 베어버리고 칼을 거두어들이고, 대열의 왼편으로 빠져 자세는 유지한 상태로 드문드문 한명씩 다리를 베어나갔다.

군사들은 앞에 넘어진 병사들때문에 넘어지고 쓰러지고 하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K가 대열의 맨 끝에 도달했을 때였다.

"난 명령만 하는 애가 제일 싫어. 영서도 제 1각성. 병악도(病鍔刀)."

그의 말 한마디에 그가 쥐고있던 영서도에서 검은 오오라가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K는 자신의 앞에 있던 행동대장과 군사 대열 끄트머리에 있는 자의 목을 살짝 베고는 군사 대열 속으로 던져버렸다.

현재 K의 방향에서 오른편에 있는 군사들이 모두 당황해 허둥대고 있을 때, K는 숨 돌릴 틈 없이 반대편 군사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는 아까와 같이 왼쪽 다리를 구부리고 오른쪽 다리를 뒤로 쭉 뻗은 채, 오른손에 쥔 영서도를 자신의 왼쪽에 허벅지에 대었다.

군사들이 그 모습을 보고 안심하기라도 한 듯, 허무하면서도 살짝 웃는 표정을 지으며 K에게 달려왔다.

K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또 낚였어."

K가 검을 넓게 휘둘렀다.

이번에는 진짜 발도였던 것이었다.

검은 검사들의 배를 가르며 강한 힘으로 그들을 밀쳐내었고, 영서도의 각성 상태라는 '병악도'의 효과인지 검의 파동이 생겨나 검에 맞지 않은 병사들에게까지 상처를 남기었다.

K가 칼에 맞아 죽거나 쓰러진 병사들을 보며 외쳤다.

"남은 마법사들. 지팡이를 다 버리면 살려주겠어. 하지만 저항하면 바로 죽여버릴꺼야. 그리고 하나 더. 오른쪽에 있는 군인분들이나 지금 내 앞에 있는 군인분들이나 잘 들으셔?"

아직 살아있는 마법사들이 침을 꼴깍 삼키며 K의 입모양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거기 있는 시체들이나 상처 입은 사람들은 다 병에 걸린거야. 만지거나 가까이 가면 너희도 걸려서 죽어. 그럼 난 이만 갈게."

마법사들이 지팡이를 버려버리고는 성의 문이 있는 쪽으로 허겁지겁 달려나갔다.

자신들은 살아야 하겠다는 얄미운 심보렷다.

병악도의 칼날에 맞은 병사나 그 근처에 있던 병사들은 모두 놀라서인지 검의 마력때문에 생겨난 질병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거품을 물며 쓰러져버렸다.

 

"뭐야, 영서도. 별거 아니잖아."

'아마 드래곤 속박 부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도망간 마법사들은 어떻게 하실런지요?'

"분명 그 녀석들은 경비병들한테 죽어. 아니어도 뭐 겁에 질려 평생 몸이나 씻으며 살겠지 뭐."

'좀 잔인하시군요..'

"조용히 하고."

'예. 마스터, K님.'

"2중 포탈막이랬나?"

'예. 그렇습니다. 첫번째가 언덕 위고 두번째가 본거..'

"다 아니까 말 안해도 될껄? 이동하자."

'예, 알겠습니다.'

 

K는 영서도를 꽈악 쥐었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사라져, 처음에 성벽 안쪽을 바라보던 언덕 위로 이동하였고, 또 한번 영서도를 꽈악 쥐자, 그 자리에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툭.

K가 마을로 보이는 곳에 착지했다.

텔레포트 마법은 A급 마법사 10명 이상이 포탈막을 쳐야만 딱 3회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닌 데다가, 마법을 사용해 텔레포트를 하면 낮은 높이에서 떨어지고, 포탈을 열어 이동하면 정상적으로 걸어나올 수 있고, 아이템을 사용하면 왠만하면 정상 착지인 데다가 높은 공중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K는 검사이지 마법사가 아니라 포탈이나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없어, 아이템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으나, 영서도라는 요도 덕분에 그런 수고나 고생은 던 셈이었다.

"영서도, 또 부작용인가봐. 머리가 아파오네."

'병악도는 다루기 힘든 검이라 말씀드렸잖습니까. 마침 원로님이 오시니 쉬게 해달라 요청하시지요.'

"그래, 그래야겠어."

K가 자신을 향해 지팡이를 짚으며 천천히 걸어오는 할아버지 한 분을 향해 소리쳤다.

"할아범!"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던지며 말했다.

"말좀 곱게 써라, 인석아."

K가 머리에 지팡이를 맞았다.

"그나저나 몸이 많이 안좋아 뵈는구나, K야."

"좀 그렇네. 허허."

"욘석이.. 들어가서 쉬거라. 혹시 마나 추격자가 있을 지 모르니 오늘 밤엔 요 앞 숲을 좀 순찰다녀야 하겠구나."

할아버지가 K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나갔다.

K는 할아버지에게 씨익 웃어주고는 할아버지가 지나가자 말없이 근처에 있는 한 천막으로 향했다.

그 때였다. 자신의 뒷통수에서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K야."

K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응? 할아버지?"

"다크 드래곤이 보이질 않는구나.. 뭐.. 일단 좀 쉬거라. 허허허."

할아버지는 그 상태로 뒷짐을 지고는 가던 길을 걸어갔다.

K는 뒤를 돌아보며 흘깃 보게 된 지팡이를 보며 '이 할아범은 왜 쓸데 없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거야. 투척용인가?'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천막으로 들어가며 문득 잊고 있던 생각이 떠올랐다.

 

'아차.. 어쩌지! 드래곤을 안풀어주고 왔어!'

'흐음...'

 

"할 수 없지, 뭐! 잠이나 자자!"

K는 양손을 깍지껴 자신의 뒷통수를 받치고는 태평하게 아까 향하던 천막으로 가 잠을 청했다.

영서도는 밋밋한 검일 뿐이라 표정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K가 걱정된다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Lv71 큐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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