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소설/카툰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판타지소설]성전(聖戰) 4화

아이콘 큐빌레이
댓글: 1 개
조회: 972
2010-09-08 19:14:00

-

한때 나는 기윈제국의 황제셨던 글라무디아 크람디스 2세님의 근위대장이었다네.

크람디스님께서는 권력을 쥐락펴락 할 줄은 아시되, 치사한 방법은 사용하지 않던 분이셨네.

왕은 정치인이지만 그분은 마치 진정한 의미의 기사와 같았다네.

더러운 행위는 하지 않은 채 권력이라는 칼과 창을 지니고 일들을 해결해 나가셨거든.

그런데 어느날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네.

그 날은 신하들과 전하가 의견차이로 실랑이를 벌이던 때였지.

 

늙은 신하가 황제에게 넙죽 엎드리며 통곡을 하듯 외쳤다.

"황제 폐하. 명민의 숲만 가로질러 가시면 테라인(테라윈)을 함락 시키는 것은 금방입니다! 지금과 같은 통일 기윈 시대에 신의는 무엇이고, 의리는 무엇입니까! 먼저 기윈을 공격한 곳은 테라인이 아닙니까!"

그러자 그 자의 옆에 있던 신하가 조용히 말했다.

"저도 찬성합니다. 신의를 버린 나라에 신의를 베풀 필요는 없지요."

 

황제가 두 사람의 말을 듣고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황제가 외쳤다.

"닥치시오! 한번만 더 그딴 소리를 지껄였다간 그대들을 저쪽의 볼모로 삼아 보내버릴 테니 그리 아시오!"

엎드려있는 신하가 깜짝 놀라 고개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이십니까!"

"황제의 품위와 인격을 떨어뜨리는 짓을 권유함은 짐을 농락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소? 이 일에 관해서 신하들은 군사적 계략을 나에게 말해주시오. 만약 더러운 만행을 저지르라고 했다간 그 자의 목을 베어 기윈 제국을 향해 출병하는 테라인의 장수에게 던져버릴테니."

그 때였다.

황제의 의회관의 문을 박차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일개 경비병일 뿐이었지만.

 

"무슨 짓이냐?"

"겁이 없는 놈이로구나."

"군사따위가 어딜 감히 무례하게!"

신하들이 입을 모아서 그 경비병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황제가 자신의 의자를 주먹으로 세게 내리치며 말했다.

"다들 입 다무시오!"

"..."

의회장 내가 조용해졌다.

"폐하! 큰일입니다! 알 수 없는 존재들이 성 내에 침입했습.."

그 때였다.

경비병의 목에서 일직선의 섬광이 빛나더니 그대로 목이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경비병은 고통 때문인지 충격 때문인지 앞으로 한두 발자국 비틀거리며 나아가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목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고, 신하들은 그 모습에 정신이 팔려 뒤에 있던 자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

그 때, 황제만은 경비병을 베어 죽인 자이며 경비병의 뒤에 있던 자를 발견하였다.

"네놈은 누구더냐?"

검은 후드 로브를 걸치고 있는 자에게 외쳤다.

그 남자는 '픽'하는 소리를 내며 로브에서 종이 한장을 꺼내들어 자신의 오른손 바닥 위에 올려두었다.

 

검은 후드 로브를 입은 자가 말했다.

"받으시지요."

그의 말 한마디에 종이가 그의 손바닥에서 부웅 떠 올라가, 황제에게 날아갔다.

황제는 당황하며 종이를 받아들었다.

 

「현재 기윈의 성은 정령의 군사들이 점령했습니다.

  만약 이 군사가 성 밖으로 나가는 모습까지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명령에 따르십시오.

 

  撒秘禾 敵死(살비화 적사)」

 

"이게 무슨 소리인가? 정령의 군사는 무엇이고?"

 

그 때, 황제의 옆을 지키던 근위병 한명이 자리를 이탈해 검은 로브를 걸친 남자에게 다가가 단검을 목에 들이대었다.

로브를 걸친 남자가 손으로 칼을 살짝 밀어내었다.

 

"네놈은 누구이냐."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테라인의 사신입니다."

"너의 행동이 얼마나 무례한 지는 알고 있는게냐?"

"무례한건 당신이군요."

 

근위병은 단검을 쥔 자신의 오른손이 떨려옴을 알았다.

단검이 검은 색으로 산화되어 허공으로 흩어져가고 있었다.

 

"이자식! 무슨 짓을.."

근위병은 순간 등 뒤에서 살기를 느꼈다.

후드 때문에 보이지는 않았으나 마치 매와 같은 눈을 쳐다본 것 같은.

근위병은 살짝 등을 돌아보았다.

그 곳에서는 목이 잘려나간 경비병의 시체가 어두운 색으로 산화되어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전 언제든 당신을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후드를 걸친 남자가 다리를 떼지 못하는 근위병을 등지고 황제에게 다가갔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남들 모르게 떨고있는 황제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살비화 적사. 적에게 식량을 뿌려주신다면 적군들이 죽어나갈 것입니다. 이 방법을 택할 날이 오시겠지요."

 

황제가 자신의 귀에 붙은 남자의 얼굴을 떨쳐내고 "무슨"이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황제가 옆을 돌아보자 이미 그 때는 후드의 남자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

황제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서, 문을 박차고 나갔다.

바깥을 확인해보기 위함이었다.

그 때, 근위병은 황제가 위험할 수도 있었건만, 겁에 질려 다리가 움직일 수 없었던 자신에 대해 회유감을 느끼었다.

그런 근위병의 모습을 보고 신하들은 수근덕대더니, 갑자기 근위병이 황제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가자 너도 나도 다같이 밖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가, 복도의 좌편으로 가자 그곳에는 황제가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모습이 보였다.

황제의 온 몸은 떨리고 있었고, 마치 못볼 모습이라도 본 듯 했다.

근위병은 그런 황제의 모습에 놀라, 회유감 따위는 잊은 채 황제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황제가 바라본 곳을 바라보았을 때, 근위병은 왜 황제가 그토록 떨고 있었는지 으레 짐작할 수 있었다.


"말도 안돼.."

 

그 곳에는 인간이라고는 보기 힘들고, 두블릭ㅡ5대 신성 숲에서 사는 괴물 중 하나이다.ㅡ같은 괴물들이라고도 보기 힘든 괴 생물체가 기윈의 병사들을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불꽃이 바닥에 잔해를 남기며 움직여 군사들을 태워 죽이고 있었고, 얼음 조각들이 공기를 떠돌며 군사들의 숨을 싸늘히 얼려버렸으며, 눈에도 보이는 날쎈 바람이 군사들의 살결을 찢어 그들을 죽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황제가 넋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저것이 정령의 군사.."

 

'정령의 군사?'

근위병이 생각했다.

근위병은 그 날, 황제를 침실로 인도해 쉬게끔 한 뒤에, 죄송하다는 말을 연거푸 반복하며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그 다음날 신하들은 황제에게 무례한 짓을 한 남자를 저지하기는 커녕, 그에게 압도당해 겁을 먹어버린 근위병에 대해 책임을 묻기 시작했고, 근위병은 '근위 대장'이라는 관직을 내놓은 채, 기윈에서 추방당했다.

 

-

 

"그리고 그 근위대장이 바로 나지."

제임스와 카메루카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둘 사이에선 밀크티를 후루룩 대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래서 말인데 말일세."

"말씀 하시지요."

"자네가 가야할 길에 우리 아이 한명을 데려가 주지 않겠나?"

 

제임스가 카메루카를 바라보았다.

 

"누구를 말씀이십니까?"

"내일 소개시켜줌세. 허허."

"내일이라니요. 저는 드래곤을 돌려받고 갈 생각입니다."

"드래곤은 저 아이를 데려갈 때만 돌려주겠네. 저 아이가 자네에게 쓸모가 없을 것 같지도 않구만."

"거절하겠습니다. 안된다면 무력으로라도 가져가지요."

"나는 한때 기윈 제국의 근위대장이었네. 몸이 낡았을 지언정 몸속의 마나조차 제어 못할 성 싶던가? 또한 저기 있는 장정들은 어중이 떠중이들이 아니라네. 왠만한 나라들의 정예병들과도 대적할 만 할게야."

"지금 협박하시는 것입니까?"

"아니지. 어차피 잘 곳도 없지 않은가? 오늘 편히 쉬게 해줌세. 대신에 우리 아이를 데려가 주게. 어차피 목적도 같지 않은가."

 

제임스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카메루카가 고개를 숙여 제임스를 흘겨보았다.

 

"좋습니다. 내일 한번 보고 동행할 지를 결정하지요. 적어도 괜찮은지의 여부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좋네. 그럼 아까 쉬던 곳으로 들어가시게. 나는 이 장정들하고 할 이야기가 있으이."

제임스가 카메루카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으로 향했다.

급하게 카메루카를 따라나온 길이긴 했으나 마을 자체가 드문드문 보이는 천막 뿐이라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제임스는 망토를 바닥에 깔고 기절하고 있을 때 덮고있던 이불을 찾아 덮고는 잠에 빠졌다.

카메루카는 K에게 침소로 돌아가 잘 것을 명령하다싶이 말하고는 다른 장정들과 무언가를 소곤대기 시작했다.

수십명의 장정이었으나 카메루카의 작은 목소리를 모두다 잘 듣고 있었다.

K는 카메루카의 행동이 맘에 안든다는 듯이, 입이 대빨 나와가지고는 침소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

 

-

 

에쉰 드 레시피.

테라인의 마도사 중 한명이자 테라인의 기사의 신분을 지닌 남자다.

에쉰이 물을 받아다 놓고 비누칠도 하지 않은 얼굴을 헹궈내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테라인의 기사다. 어디에서도 무시못하는 강한 기사다.'

 

그는 세수를 마친 뒤에 수건을 가져다가 얼굴을 닦아내었다.

그는 자신이 있던 방에서 나와, 복도 끝으로 향했다.

그곳은 회색빛의 밋밋한 벽이었다.

그는 허리춤에서 장검을 뽑아들고는 검의 촉으로 벽을 살짝 쳤다.

그러자 벽이 열렸고, 벽이 열려 생긴 문의 뒷편에는 자그마한 방 한칸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방 안에는 네명의 남자들이 빛나고 있는 초록색의 주문의 띠에 의해 묶여있었다.

에쉰이 방 안에 들어오자, 열린 벽이 닫혀버렸다.

에쉰은 안에 있던 그 네명의 남자들에게 말했다.

 

"평안하셨는지요?"

 

 

네명의 남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그는 브라이언이라는 기윈의 정예 기사 중 한명이었다.

기윈 제국 내에서 20위 안에 드는 실력자.

 

"지금은 밤이지 않느냐. 너도 잠은 자야.."

 

에쉰이 난데없이  가슴 앞쪽으로 오른손을 쫘악 폈다.

그의 행동에 브라이언이 말을 잇지 못했다.

에쉰은 브라이언이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못본 체라도 한 듯, 입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입술을 씰룩대듯 무어라고 읊조리자 손바닥에 네명의 남자로부터 이어진 주문의 띠가 생겨났다.

에쉰이 주문의 띠를 꽈악 잡았다.

"이 붕대는 여러분의 명줄과도 같은 겁니다. 태워버릴수도, 없애버릴 수도, 조여버릴 수도 있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숨통을 쥐고 있습니다."

브라이언이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나저나 브라이언 기사님. 문 밖에서 요정이 나돌아다니길래 태워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지금이 밤인 걸 아신다는건 의외군요. 몇마리가 더 있는 모양입니다."

"..."

브라이언이 에쉰의 시선을 피해 눈길을 돌렸다.

그런 브라이언의 모습을 보고 브라이언의 옆에 있던 '시스루크'가 소리쳤다.

 

"에피아! 어떻게 스승님에게!"

시스루크의 외침에 에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에피아라니.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만."

에쉰이 주문의 띠 손에 휘감아잡았다.

그러자 시스루크를 제외하고 같이 잡혀있던 카르타레, 브라이언, 타르가 신음을 토하며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렸다.

에쉰이 오기 전에 모두 붕대에 묶인 채 앉아, '죽더라도 배신자에게 자존심을 구길 수는 없다.'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막상 고통에 빠지자

식은 땀과 "살려줘.."라는 말을 입에서 흘러나오는 침과 같이 줄줄 흘려내고 있었다.

그때, 살려달라는 말을 하지 않은 것은 가장 늙은 상태였던 브라이언 뿐이었다.

"이게 무, 무슨 짓이야!"

시스루카가 옆을 둘러보며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시스루카의 반응에

"당신이 고통스럽지 않다는 겁니까?"

하고 비웃으며 말했다.

에쉰이 주문의 띠를 살짝 강하게 잡았다.

그러자, 고통을 느끼지 않고 있었던 시스루카가 고통과 신음을 토하며 옆으로 쓰러져버렸다.

 

"여러분. 이제 쉴 시간이 오지 않았습니까. 이 정도면 역적모의를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을테지요. 이제 결정하십시오. 망국, 기윈을 버리고 테라인으로 올 것인지. 아니면 기윈의 개가 되어 개처럼 죽을 것인지 말입니다."

 

에쉰이 오른손에서 주문의 띠를 놓아버렸다.

그의 손에서 떨어진 주문의 띠는 허공으로 사라져버렸지만 여전히 네명을 속박한 띠는 사라지지 않았다.

에쉰이 쥐고있던 주문의 띠가 사라지자 넷은 고통이 끝난 듯, '하아..하아..'거리는 신음을 토할 뿐, 고통에 비명을 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에쉰이 말을 이었다.

 

"여러분. 결정하세요. 여러분의 실력이면 테라인에서도 진영의 장이나 장군 정도는 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것은 제가 보증하지요."

 

에쉰의 말에 격분한 브라이언이 외쳤다.

"네놈이 기윈의 전사였다는 것이 정말로 치욕스럽구나!"

브라이언이 누운 상태에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가 꿈틀대기 시작하자 이내 주문의 띠가 끊어지기 시작했다.

에쉰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돼.. 역시 이런게 수련으로 얻은 실력이란 것인가..'

 

브라이언은 주문의 띠가 끊어지자마자 자리에서 번떡하고 일어나 에쉰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에쉰의 멱살을 잡고 벽까지 달려가 그를 벽에 부딪히게끔 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브라이언이 에쉰의 얼굴에 침이 튀기게끔 얼굴을 가까이 하고 소리쳤다.

"몰라서 묻는게냐!"

브라이언이 그 상태로 에쉰을 땅바닥에 내쳐버렸다.

브라이언의 주먹이 붉은색 기운으로 휩싸이기 시작했다.

권투사의 첫번째 극에 달한 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는 능력이었다.

'붉은 극의 업(業)'.

 

브라이언이 자신이 내친 에쉰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네놈에게 생각할 기회를 준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그는 말을 마치며 에쉰에게 달려들며 외쳤다.

"그냥 죽어라!"

브라이언은 주먹을 에쉰에게 휘두르며 그를 덮쳤다.

브라이언이 붉은 극의 업을 사용한 이상, 그 주먹을 무방비 상태로 맞으면 확률을 따질 것도 없이 즉사다.

에쉰은 브라이언의 주먹이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빠르게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굴렀다.

그는 중심이 쏠리고 있는 브라이언을 향해 다리를 걸고는 가슴을 배에 대고 허공에 다리를 휘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에쉰은 짤막하게

"건방지군요."

라고 말하고는 자신의 다리를 머리 끝까지 치켜올렸다.

그 때, 브라이언이 순식간에 밀렸음을 보고 놀랐지만 에쉰이 가한 고통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던 세명의 남자들이 본 에쉰의 눈빛은 인간의 눈빛이 아닌 짐승의 눈빛이었다.

카르타레, 타르, 시스루카는 다리를 치켜올린 에쉰의 눈빛을 보고는 기겁을 하고 침을 꼴깍 삼켰다.

 

브라이언은 다리를 치켜 올리는 딜을 틈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몸이 꿈쩍도 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다리가 아닌 에쉰의 양손에 시선이 가고야 말았다.

에쉰은 다리를 치켜 올린 채, 양손을 브라이언에게 뻗어 주문을 걸고 있었던 것이었다.

부분적으로 중력을 강화하는 마법인 '스템파'였다.

브라이언은 조금만 더 빨리 자리를 피할껄 하는 후회감에 빠졌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쇄강진척격(碎降震刺擊)!"

에쉰이 기합을 넣듯 소리쳤다.

에쉰은 기합을 넣은 뒤에 놀랄 틈도 없이 다리를 내리찍었다.

시스루카와 타르와 카르타레는 질끈 눈을 감았다.

에쉰의 기합 소리를 듣고 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술 쇄(碎) 내릴 강(降) 벼락 진(震) 찌를 척(刺) 칠 격(擊).

'에궈'라는 전설의 무인이 만든 무술임을. 그 누구도 전수받은 전례가 없는 기술의 이름임을 말이다.

 

에쉰의 다리가 브라이언의 머리에 닿기 직전에 브라이언이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쳤다.

"기윈은 지지 않!"

브라이언이 말을 채 잇기도 전에 실내엔 폭탄이 터지기라도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모래 먼지들이 흩날려 실내를 덮어버렸고, 시스루카와 두명의 기사들은 눈을 뜨고는 기겁을 해버렸다.

그들은 눈물, 콧물을 모두 흘리며 그 모습을 바라보아야 했다.

브라이언의 가슴은 나무판에 대포알이라도 날린 듯, 구멍이 뚫려버렸고, 뚫린 가슴엔 붉은 액체가 흥건히 차올랐다.

브라이언이 쓰러져있던 바닥은 산산히 부숴져 구덩이가 파여버렸다.

에쉰은 밀려오는 감정을 애써 참고는 자신의 제복에 묻은 모래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내일 아침까지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시간'이라고 외치시면 시간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내일 오전 9시. 여러분에게 축복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는 시간을 안겨드리지요. 그럼 이만."

 

에쉰이 브라이언이 멱살을 잡을 때, 떨어뜨려버린 검을 집어들고는 방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검의 촉으로 벽을 톡 쳐, 벽을 열었다.

에쉰은 밖으로 도도하게 걸어나갔고, 시스루카와 타르와 카르타레는 그 모습을 보며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

에쉰이 방 밖으로 나가자, 벽이 닫혔다.

에쉰은 닫힌 벽에 머리를 박았다.

 

"젠장.. 젠장.."

 

그는 벽에다가 자신의 머리를 서너번 박고는 무언가 다짐한 듯, 등을 돌렸다.

그는 그곳에서 탈출이라도 하듯 빠져나와, 현재 그가 있는 성 내의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조아라로 보러가기

Lv71 큐빌레이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