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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마영전 소설 [ 항구마을 ... 그리고 고향의냄새 ]

키스직트
조회: 1109
2010-06-09 19:32:55

로체스트에서 북동쪽으로 말을몰아 한시간이면 당도하는 항구마을 콜헨

콜헨 토박이 어부의 고생을 무색케 하는 여름신의 심술로 여름 이맘떄만 되면 어류썩는 냄새가 콜헨곳곳에 스며든다.

호탕하지만 욕심많은 뱃사람들은 초여름부터 여름의 절정을 이루는 ' 에하나 ' 까지는 절대 배를 운항하지않고 ' 카이로 ' 라는 축제기간을 가진다

카이로 라 불리는 축제는 말은 거창하지만 부동항인 콜헨은 겨울에도 얼지않아 1년내내 일할수있기에 제일 더운 여름만큼은 쉬자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축제다.

그랬기에 그들은 모두 주점으로 모인다.

주점은 콜헨의 하나밖에없는 마법사인 브린의 솜씨로 어류의 문드러진 내장냄새를 피할수있는곳 이기도 했다.

물론 여름은 덥고 여행자가 잘오지 않는만큼 여름 카이로 축제기간에 돈을 벌어야하는 여관주인은 주머니를 짤랑여 브린에게 차가운 바람이 주점을 돌게 만들었다.

그덕에 브린이 여관주에게 거액을 받고는 마법재료를 주문하고 우편함에서 마법재료가 담긴 소포를 받고는 씩웃었다는걸 본 주민이 있다고해서 한떄 술자리의 안주거리로 오른적이있었다.

뭐 , 브린이 처음웃은거니까.

에하나의 햇빛은 절정을 이루어 섬광처럼 바다에 꽃혔고 바닷바람은 그섬광을 날라 항구를비추었다.

곳곳이 물떄와 이끼로 가득한 선창장 맨끝줄에 낡은 배한척이 특 하니 닿았다.

이내 짤랑짤랑 쇠부딫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왠 남자가 선착장으로 뛰어들었다.

위널 이였다

위널은 허리에 두자루의 칼을 차고는 갑옷을 꽉 입은 상태였다.

칼에서 나온 푸른섬광이 부둣가를 훔치자 부둣가는 잠깐 그 서늘한 색으로 물들여졌다가 다시 본색을 되찾았다.

그는 매우 기형적인 투구와 갑옷을 쓰고있었는데

따로따로 보면 너무 기형적이라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건만 갑옷의 전체적인 조화로 기형을 수려함으로 바꿔버렸다.

" 라고데사의 껍질은 전혀 통풍이 안되는군 제기랄 "
땀띠를 도지게한 갑옷에 한줄기 욕을 머금으며 위널은 선창장을 걸어 콜헨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낡은 대문은 위널의 이마에 향수어린 균열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 뭐하나 변한게 없네... 후..."
에하나의 뜨거운 열기를 페부깊숙이 집어넣었다가 내뿜자 입가로 아지랑이가 일었다.

그에 위널은 피식 웃고는 마을 안쪽으로 걸어갔다.

곧걸으니 용병단 마구간이 그를 반겼는데 드윈의 애마 애드레타가 낯선이를 경계하며 여물을 입으로 휘둘렀다.

위널은 그저 멀찍이 떨어져 걸으며 여물을 물끄러미 바라볼뿐이었다.

더걸으니 용병단 문짝이 보였고 더걸으니 주점이 보였다.

위널은' 글쎄 아직도 그 카이로 축제를 하려나 ? ' 라고 생각하며 문고리를 비틀어 잡아당겼다.

문고리는 조금의 삐꺽거림도 없이 매끄럽게 열리며 주점의 한기를 밖으로 뿜어냈다.

그에 열기와 한기가 뒤섞여 애매모호한 공기를 만들자 주점을 가득 채운 어둠너머 취객이

위널에게 ' 얼간아!! 빨리들어오든가 아님 끄져!! ' 라고 소리쳤다.

위널은 소리나지않게 조용히 문을 닫고는 갑자기 어두워진 시각에 적응하기를 기다렸다.

오한이 들게만드는 얼음계곡의 향기떄문에 흠칫하게 됫지만 그 향기의 진원지를 찾아보니

테이블 가득한 주점 옆 어떤 커다란 주머니에서 나온다는걸 알게 되었다.

테이블과 싸구려 럼주를 시킨후 고주망태가 된 취객너머로 팬과냄비와 칼들이 걸려있는 부엌이 보였다.

부엌은 ㄷ 자 보양인데 가운데 벽이있어 그너머는 보이질 않았다.

부엌의 내걸린 냄비와 요리도구들이 흔들리는걸 지켜보고있는데 옆에서 불쑥남자가 얼굴을내밀었다.

" 술2병이면 클로즈할떄까지 테이블을 전세내셔도 됩니다! 숙박도 식사도 되는 콜헨마을 최고 여관! 메리시아에 어서오...."

그는 주름살이 더깊게 패고 한갈래로 묶어 뒤로넘긴 머리가 더길게자란 버크만이었다.

" 버크만 아저씨 안녕하셧나요? "

버크만은 눈을껌뻑껌뻑하더니 이내 얼굴한가득 미소를 머금었다 그덕에 주름살은 부챗살처럼 쭈그려졌다.

그리고 따라오라는 손짓으로 입구오른쪽을 가리켰는데 거긴 못보던 곳이었다.

" 바(Bar)를 만드셧네요 "
" 그렇지 주정뱅이들이 워낙많아서 말이야 "
버크만이 바텐더칸으로 들어가자 위널은 생선튀김냄새와 테이블밑으로 뚝뚝 흐르는 흑맥주 냄새를를 헤치고 바 로 가서 앉았다.

바로가서 앉으니 서있는 버크만과 키가 비슷해졌다.

" 세월참빠르구나 네가 벌써이렇게 커버렸네... 성인식이 끝나자 모험을 떠나겠다고 똉깡부리던 꼬맹이를 엊그제 본것같은데..."
" 저는 그떄 나가서 집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요 "
" 어디 다친덴 없느냐? "
버크만이 맥주잔을 닦다말고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위널이 말했다.

" 괜찮아요 버크만 아저씨가 걱정해주신 덕분에요 "
" 허허 녀석 앙증이구나 이 아저씨도 한떄 용병이었던 만큼 네가 어려웠을거란걸 안다 죽을고비도 몇번넘겼을 테고, 도움을 주지못해 미안하구나 "
버크만은 정말로 슬픈눈을 하며 나 손등에 손을 올려놓았다.

" 뭐.. 멀쩡하게 온걸 봤으니 된거죠 뭐 "
" 그래 그거면 된거지 "
" 그리고.... 어머니는 ..."

버크만이 갑자기 말을 뚝끊고는 말했다.

" 아 피곤할텐데 널너무 오래잡아 뒀구나 어떄, 좀가서 쉬련? "
위널이 말했다.

" 아니오 아직 해가 중천인데 벌써쉬고싶진 않네요 짐만 내려놓고 오겠습니다 "

버크만은 끄덕이면서 바 밑에서 열쇠를 꺼내더니 위널의 손에 쥐어주었다.

위널은 투구를 벗어 옆구리에 끼고는 흑맥주냄새가 진동하는 테이블을 빙 돌아 부엌옆에 있는 난간없는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 투구를 쓰고있었다는것도 잊었군 버크만아저씨는 용케알아보셧네 "
위널은 투구앞을 보고는 ' 알아볼수도 있겠네 이구멍이면 ' 하고 중얼거릴떄쯤 열쇠에 적힌 방에 도달했다.

문을당겨열자 문과마주보는 아치형 창문을 통해 햇빛이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는걸 알았다.

방바닥은 미지근한 물이 담겨있는 주전자와 나무컵, 그리고 간단한 이부자리뿐이었다.

딱히 뭘바란건 아니지만 허전한 느낌을 감출수없던 위널은 진저리를 치며 갑옷을 몽땅벗어 방 마루에 펼쳐놓았다.

칼도 하나는 풀고 하나는 허리에 차고는 문을 잠그고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버크만은 잔뜩취해있는 대머리 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대머리가 뭐라고 말하자 버크만은 조용히

술병을 건넸고 대머리는 다시 딸꾹거리며 테이블로 돌아갔다.

위널은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바에 앉았다.

버크만은 위널에게 향좋은 소스가 뿌려진 생선튀김을 왕창내놓았고 위널은 와인과함께 그것들을 뱃속에 저장하느라

한참 음식과 씨름했다.

버크만은 위널을 보고 허허 웃으며 테이블과 부엌을 분주히 움직일뿐이었다.

위널이 생선튀김을 우물거리며 바에 진열된 고급술을 구경하고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열기가 후욱 느껴졌다.

이내 문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문은 한 여기사를 들여보냈다.

여기사는 금발에 녹빛감도는 갑옷을 착용한 로체스트 최초 여기사 드윈이었다.

그녀의 정갈한 눈빛이 주점을 훝더니 위널에게서 멈췄다

그떄까지도 위널은 양볼가득 음식을 넣고는우물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갑옷과 같은 녹빛감도는 베레모를 바옆 옷걸이에 걸어놓고는 위널 옆에앉았다.

" 음... 파견업무로 한창 바쁘신가봐요? "

위널이 말했다.
" 응 그렇다 "

드윈이 말했다.
" 마을을 사랑하시나봐요? "

드윈은 손날을 만들어 위널의 배를 쳤다.

위널은 장난스레 손날을 맞으며 웃었고 드윈은 그저 핑! 하고 콧웃음을 칠뿐이었다.

" 파견업무가 길어졌을 뿐이지 딱히 이마을에 사적인 감정은 없다 "
브린이 설치한 얼음계곡의 빙휘석보다도 냉정한 말에 위널은 그저 ' 아 예 ' 하는 반응을 보였고 드윈은 언짢은표정을 지었다.

버크만이 잰걸음으로 바안으로 들어왔고

처음 위널에게 했던 인사멘트를 그대로 드윈에게 말했고 드윈의 얼굴을 보자 그저 픽웃으며 주문을 요구했다.

" 아무 와인이나 하나 주세요 "
버크만은 뒤를 돌아 뭔가를 뒤적거리더니 잔에다 붉은색 액체를 쪼르르 따르더니 드윈에게 내밀었다.

드윈은 한모금 마시더니 아직까지도 우물거리는 위널에게 말했다.

" 그렇게 모험을 떠나고 싶어했으면서 금방돌아왔네 위널 "

" 아네 뭐 우물... 모혐에 지쳤다고나할까요 쉬려고 꿀꺽... 왔어요 "

" 입에있는 음식은 다먹고 말해라 위널 무례하잖니 , 어쩃거나 다시 온것을 환영한다 네가 얼음계곡의 하얀폭군을 혼자서 쓰러뜨렸다는 소식을 들은뒤론 소식이 끊겼는데 그이후 더많이 고생했겠구나 "
위널은 지겹다는듯 손을 까딱거리며 다시 생선튀김을향해 달려들었다.

드윈은 ' 으이구 ' 라는 표정을 지으며 위널에게서 눈을 뗏다

그떄 버크만이 닦던 맥주잔을 바꾸며 드윈에게 물었다.

" 그래 진전이 좀있던? "
그에 드윈은 한숨을 푹내쉬었다가 대답했다.

" 도무지 진전이없어요 단서조차 없고 목격자도 없으니 직접 현상조사를 해봐야겠는데 파티를 이루기가 쉽지가 않군요

더군다나 괴담이 떠도는지라 용병들조차 가길 꺼려하는데 기사들이라고 오죽하겠습니까 "
버크만은 일리가 있다는 뜻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맥주잔을 닦는데 열중했다.

" 무슨 소리에요? "
위널이 관심을 보이자 버크만이 드윈에게 물어보라고 눈짓했다.

위널의 끈질긴 시선을 옆얼굴로 받아내던 드윈이 참지못하고 말했다.

" 북쪽폐허 부근에 사람들이 계속 실종되고있어 "

" 그야 놀들이 있으니까요 "
위널이 말했다.

" 네가 놀 치프틴을 죽인이후로 거긴 놀출몰이 근 3년간 없었어! "

드윈이 말했다

" 그런가요. 그럼 무슨일떄문에 사람들이 사라지죠? "
위널의 물음에 드윈은 짜증섞인 날카로운 눈초리로 응수했고 위널은 다시 포크를 집을수밖에없었다.

" 그렇담 일단은 사람들의 출입을 금하는게 어떤가? "
버크만이 끼어들었다.

" 물론 저희 기사단에서 조치를 취했지만 이떄에 북쪽폐허에서 나오는 약초 '케세라' 의 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감시의 눈을피해 몰라 배를띄워 폐허로들어가 케세라를 채집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정말 그사람들!!! 목숨보다 돈이 중요한건지!! "
말하다 격분을 참지못하고 와인잔을 쾅! 내리쳤지만 신기하게도 와인잔은 그가느다란 목을 건재히 보존하고 있었다.

" 그 비싼약초 떄문에 사람들이 사라지는군요 근데 사망하진 않았을까요? 실족해서 떨어졌다든지 "
위널이 물었다.

" 그건...앞서 말했듯이 단서를 찾을수없었다니까! 격투의흔적도 피도 몬스터의 발자국도 없어 "
드윈이 말했다.

" 그럼... 혹시 거대한 웜종류가아닐까요 얼음계곡에 퀴르미갈이란 거대한 웜을 본적이있어요 "
위널이 말했다.

" 그렇지는 않을거야 역대 사람을 통쨰로 삼킬만한 웜은 없을뿐더러 웜의 흔적도 탐지기엔 잡히지 않고 땅이 패인흔적도 없어, 설마 웜이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마법을 부려 마법전파를 방해해 웜탐지기를 피해낸다는 생각을 하는건 아니겠지? "
드윈이 말했다.

위널은 그저 다시 생선튀김을 우물거릴뿐이었다.

드윈은 와인을 다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위널의 인사와 버크만의 와인을 키핑할꺼냐는 물음을 들으며 주점을 빠져나갔다.

포크를 입에 물고 달랑거리던 위널은 이내 한숨을 푹쉬었다.

" 고향땅을 밟으면 안락과 포근함만이 있을줄 알았는데 또 일이있네요 "
위널이 말했다.

" 설마 폐허에 가볼생각인거냐 ? "
버크만이 말했다. ( 그는 벌써 30개가 넘는 맥주잔을 닦아내고 있었다 )
" 그래야죠 저희 고향 사람들이 사라지는데 안가볼수가 없겠네요 "
위널이 말했다.

버크만은 위널이 마지만 생선조각을 입에넣을떄까지 기다린후 접시를 치웠다.

위널은 그자리에서 샴페인 2잔을 더마시고 땅땅해진 배를 퉁기며 계단을 뚱보처럼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항상 전투에 대비하기에 과식은 죽음이라 생각하여 절대 배가 부르게 식사하지않지만 고향땅을 밟았다는 안도감떄문일까?
위널은 취기까지 오른채 방문을 열어 이부자리로 돌진했다.

그리고 밤에 어머니가 몰래와 덮어준 솜이불마냥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잠이들었다.

고향땅의 익숙한 바닷내음은 위널을 깊은잠의 세상으로 이끌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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