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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요즘 스토리 문제가 터지는 거 보면서 느끼는 건데... 블리자드의 역량이..

퀘스쳐
조회: 552
추천: 1
2018-05-17 15:41:02
와우, 스타, 디아, 오버워치 할 것 없이 총체적으로 스토리 비판이 나온다는 것은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그야말로 블리자드 게임 전반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거죠. 즉, 각 게임 자체의 한계라기 보다는 블리자드 크리에이터 팀의 역량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죠.

먼저, 예시삼아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before the storm의 실바나스의 페미 논란을 볼까요?

실바나스는 대족장으로서의 자신에 대해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는 호드의 비주류 종족이면서도 대족장의 자리에 오른 것, 여성이면서도 그 위치에 오른 것이 있습니다.

이 두가지 이유 모두에서 문제가 보입니다. 먼저 호드의 비주류 종족임에도 대족장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살펴보죠.
포세이큰이 호드에 가입하게 된 것은, 적대 세력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호드와의 인연이 이전에는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명분다는 철저한 실리에 의한 선택이었죠.
이렇기에, 호드에 태한 태도는 당연히 필요에 의한 동맹, 딱히 정은 없는 동료 수준이었죠.

이런 태도는 이후, 분노의 관문 사건에서 호드의 지원으로 반역자 바리마트리스를 물리치면서 어느 정도의 변화가 생기기도 했지만, 오그리마 공성전의 엔딩에서 새 대족장 볼진에게, 대충 목례만 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큰 변화는 없었죠.

즉, 군단 이전 시점까지는 호드에는 그렇게 강력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서진 해변 전투에서 볼진이 치명상을 입고 마침내 사망하면서, 다음 대족장으로 지명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의 연출을 보면 볼진의 시신이 들것에 들려나가고 나서도 한참동안 자기에게 다가온 운명을 진지하게 곱씹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볼진의 장례에서 그의 복수를 하자면서 대족장의 책임을 받아들였습니다.

자, 이쯤에서 다시 확인 해볼까요? 실바나스는 예전부터 대족장이 되고 싶어했었을까요? 물론, 포세이큰을 위해 정치적 입지를 키우고 싶었을 마음도 있었겠지만, 아예 대족장의 자리에 오르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호드의 핵심 권력 자리가 건립 멤버 종족인 오크, 타우렌, 트롤에게 돌아가는 것에 반감을 가졌는 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실바나스의 호드에 대한 태도가 바뀐 것은, 뜻하지 않게 대족장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 셈이죠. 여튼, 비주류 종족 임에도 마침내 대족장에 올라서 좋다는 뉘앙스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볼 것은 여성임에도 대족장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낀 것입니다.
이는 변명을 할 것도 없습니다. 설득력이 없으니까요. 

먼저, 이 전제가 성립하려면, 실바나스가 여성이라고 차별받은 과거가 있어야 합니다. 유리천장, 성적 지위 차별 등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언급.. 즉, 복선이나 떡밥이 이전에 충분히 있었어야 하죠.
그런데 그런 게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오히려 현재 와우 세계관 자체가 현실 지구의 전근대 보다 더, 성적 평등이 도드라져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멀리 갈것 없이, 실바나스 본인이 군대의 고위 지휘관이라 할 수 있는, 순찰대 사령관이었고, 언니인 알레리아와 동생 베리사도 우두머리의 위치를 가졌었죠. 
그 밖에도, 제독 로저스, 대제독 제스테레스, 크레나, 오크릴라 등, 여성 지휘관들과 군인들을 와우에서 수도 없이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군대 자체가 얼마나 남성적이고 보수적인 조직인지를 고려해보면, 성차별 의식 자체가 이상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정치적 지도자로 언급되는 여성들까지 합치면, 아제로스가 현실 지구보다 훨씬 양성 평등적인 세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실바나스가 여성이 대족장이 된 것에 특별한 감흥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전에 실바나스에게 그런 인식 자체가 있을 수 있었을까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실바나스의 캐릭터. 실바나스가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이해와 염두없이 나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골든 여사의 실책.. 혹은 그녀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를 용인하는 시점에서 크리에이터 팀의 역량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입체적 표현이 부실한 것도 있습니다. 여기 몇가지 예시로 잔달라, 가로쉬, 나루로 대표되는 빛, 그리고 현재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선역과 악역 분배를 이야기 할게요.

잔달라는 오리지널 때에 등장이래 리분까지 트롤 사회의 큰어른, 중재자, 해결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흔히 보이던 야만적이고 잔혹한 트롤들과는 달랐죠. 
하지만, 대격변 때, 잔달라의 봉기에서 이들이 적대 세력으로 떠올랐고,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는 아예 어느 트롤들보다 사납고 잔혹하다고 까지했죠.

가로쉬는 불성 시절에 각성을 한 이후, 리분 때에 강경하고 호전적인 모습들을 보여왔습니다. 대격변에 와서는 대족장의 자리에 오르면서, 얼라이언스에 대해 호전적이고 강경한 자세로 임하기도 하였죠. 
하지만, 그 유명한 돌발톱 산맥에서의 모습과 부정한 행위를 멀리하는 일면도 보여주면서, 나름 선을 지키는 성격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판다리아의 최종 보스로 결정나면서 가로쉬는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단편 소설 '전쟁의 심장'에서는 비겁한 짓으로 큰 피해를 낳은 블랙스카를 호되게 문책 했었는데, 이후에 따로 편지를 보내 그를 두둔하며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드레노어의 나그란드에서 최후를 맞을 때까지, 악역으로서의 모습을 지켰습니다. 
이럴 거면, 돌발톱 산맥에서의 연출은 왜 했나 싶네요.

나루도 불성 때에 처음 등장한 이래, 믿을만한 빛의 아군, 지지자, 정신적 지주 등의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일리단의 횡포에 저항을 이끌었고, 자신을 희생해 태양샘을 정화했고, 얼음 왕관에서 쓰러진 성전사 브라이든 브래든에게 안식을 주었으며, 드레노어에서는 강철호드와 굴단에게 맞서는 데에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군단에서 제라와 공간방랑자를 통해, 빛이 마냥 선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빛과 나루에 대한 평가절하, 혹은 악역화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렐의 행보도 이와 깊게 연관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문제는 빛이 마냥 선이 아니라고 해서, 이전에 해왔던 것들을 부정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선악 분배도 문제가 있습니다. 대격변 이래, 얼라이언스의 선역화, 호드의 악역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진영과 진영 간의 격돌이라는 와우의 취지를 생각하면 이는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얼라이언스의 전쟁범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남부 불모의 땅의 타우라조 사건 말고는 딱히 꼽기 힘듭니다. 굳이 더 꼽자면 비취숲에서의 판다렌 강제징용이 있겠네요. 하지만 호드의 전쟁범죄는... 돌발톱 산맥, 잿빛 골짜기, 판다리아 등 대충 생각해봐도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안두인 린으로 대표되는 빛과 선, 실바나스로 대표되는 어둠과 악의 구도도 이 선악 분배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얼라이언스의 구린 면, 부정적인 면도 적지않게 보여줘야 하고, 조명해야하지만, 블리자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번 격아의 텔드랏실 방화도 유저들의 반응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였습니다. 그럴 명분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는 거죠.
차라리 역사관 게시판의 어느 분이 내 놓은 아이디어처럼 서로 아제라이트를 두고 온갖 공작을 벌이며 암투를 벌인 끝에 폭탄이 터져, 뜻하지 않게 텔드랏실이 불타버렸다는 전개가 훨씬 말이 됩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실바나스의 이해되지 않는 행보 끝에 텔드랏실이 불타버렸고, 얼라이언스는 이에 정당한 보복으로 로데론을 공격하게 되죠.

결론을 내리자면, 블리자드는 어떤 인물이나 세력을 악역화, 적대 세력으로 만들 때, '왜 이놈들이 나쁜가'를 보여주는 것에 너무 치중을 한 나머지, 이전에 해왔던 행적들을 무시해버렸습니다. 
입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들을 그냥 평면화 시키는 셈이죠. 또, 스토리의 방향이 결정되면, 그것을 위해 인물들의 행적과 성격을 무시하고 편한대로 조작하여 갖다 쓰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안두인 린이 타락하여 세계를 빛의 압제에 짓눌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거죠. 

이렇게 되면 팬들은 스토리가 어떻게 나아갈 지에 대해, 추측하거나 기대하기 힘들어집니다. 개연성 자체가 망가지면서 스토리텔링의 질 자체가 떨어져 버렸으니까요. 즉 스토리에 대한 애정 자체가 식어버린다는 겁니다. 

이는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존속 자체에 악영향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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