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데론의 인장>
로데론이 어떤 왕국이었습니까? 티리스팔 숲부터 언덕마루 구릉지, 지금의 동부/서부 역병지대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는 동부왕국 최대의 강국이었습니다. 2차 대전쟁 당시에는 얼라이언스의 구심점이 되어 오그림 둠해머가 이끄는 호드에 맞서 승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왕국의 영화는 왕자 아서스의 타락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대부분의 로데론 신민은 죽어 언데드가 되었고,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은 붉은 십자군 광신도가 되거나 바다 건너 테라모어, 남쪽 스톰윈드로 달아났습니다.
개중 로데론의 적법한 후신임을 자처한 세력은 붉은 십자군(이하 붉십)과 포세이큰, 테라모어가 있었습니다. 붉십은 뒤진 줄 알았던 공포의 군주 발나자르가 대장을 먹고 난 다음부터 미쳐돌아가 인간이고 언데드고 자기들만 아니면 다 잡아죽이기 시작했죠. 테라모어 시민들은? 겉은 촉촉하고 속은 바삭한 워치킨이 폭탄을 떨궈 학살했습니다.
<로데론 신민이 그나마 '아직' 살아있을 적 만든 묘지.>
결국 포세이큰만 남은 실정인데, 이들은 테레나스의 묘를 그대로 보존하며 테레나스의 치세를 좋았던 옛날로 기념하면서도 묘비에 "그 피 묻은 왕관이 돌아오지 않기를"라는 묘비를 적어 메네실 왕가와 자신들을 분리했습니다.
<호드 대장군의 방패. 오키쉬 호드의 커다란 문장과 검은창 트롤, 타우렌의 작은 상징 사이에 포세이큰의 로데론 인장이 있습니다>
이럼에도 포세이큰은 생전에 저들이 살았던 국토에 강한 애착을 갖고는 생전의 일가친척들을 온갖 방법으로 죽이고, 더 나아가 트루 워치킨의 선동에 휘말려 쇄국 정책을 편 이웃나라 길니아스까지 침공합니다. 이리하여 자발적인 정복으로는 서부 역병지대에, 타의로 시작한 전선은 길니아스 본토까지 확보하기에 이릅니다.
그야말로 로데론 이후, 그 신민들이 차지한 최대 강역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여왕 실바나스가 백도어로 선빵을 날려 텔드랏실을 태웠다고 합니다. 얼라이언스가 북진해온 건 당연한 일. 헌데도 티리스팔 숲을 지키지 못하고 서부 역병지대와 길니아스마저 빼앗겼습니다. 그나마 남은 건 은빛 소나무숲과 언덕마루 구릉지 뿐...
정들었을 옛 이웃사촌을 죽여가며 되찾은 고향을 어처구니 없이 빼앗긴 포세이큰은 낯선 타향만리 오그리마로 피난길에 오른 것이었습니다. 이기지도 못했을 전쟁을 시작해 고향을 잃은 포세이큰이 느낄 상실감은 대체 어떨까요?
심지어 소설 '폭풍전야'의 공개된 분량에선, 옛 친족과 마침내 해후한 포세이큰 일부를 학살하기까지!
네? 학살 원인을 제공한 건 칼리아 메네실의 도발이라구요? 아니 미친, 로데론이 개판날 때 얼굴 하나 안 비친 공주를 어느 정신나간 포세이큰이 따르겠으며, 칼리아도 본인 말마따나 죄책감만 있다지 않잖습니까. 백성을 죽이고 고향을 잃게 만든 실바나스, 보자마자 역병계란 역병토마토 맞아도 안 모자랄 칼리아-두 여인에게는 포세이큰, 아니 로데론을 다스릴 자격이 없습니다.
하면 로데론을 다스려야 할 건 누구일까요? 여러분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부왕을 죽여 왕위를 계승하고서, (손수 쳐죽인)로데론 군대를 이끌고 배신자 쿠엘탈라스와 나약한 달라란 먹물들을 짖밟은데다, 검은바위 오크 쓰레기들을 청소한 이후, 노스렌드마저 정복해 로데론 건국 이래 최대 강역을 이룩하신...
노스렌드의 정복자, 오크의 징벌, 스트라솔름의 정의, 엘프의 재앙, 달라란의 파멸, 로데론의 진정한 왕... 트루 리치킹 아서스 메네실 즈언하아아아...!
당신을 원망했던 과거 포세이큰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시고 돌아와 저희를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