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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프랙탈이 설명하는 와우의 기원과 마지막

아이콘 아우렐리온솔
댓글: 3 개
조회: 3305
추천: 5
2021-11-06 18:00:24
주의 : 상당한 개소리의 향연이며 어떤 주장이 아닙니다.(뻘글이라는 소리)



  1. 프랙탈


  프랙탈은 학술적으로 그리고 실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사용하는 의미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따라서 어떤 서사에 녹였다고 할 때 정확히 어떤 의미를 차용했는지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프랙탈의 가장 골조적인 의미는 ‘하나는 모두, 모두는 하나’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랙탈 / 프랙탈 도형 명쾌 정리] 프랙탈 도형의 구조, 차원 : 네이버 블로그

 프랙탈 수식을 이용하면 자연계에 있는 현상, 물질, 생명의 모습을 수치적으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현실을 재현하는 게임이나, 많은 3D 그래픽 오브젝트들을 작업할 때 프랙탈을 이용하고는 합니다. 일일히 부분부분을 직접 구현하는 것보다 전체의 모습을 복사해서 부분에 붙여넣는 것 만으로도 식물, 해안선, 산과 돌 등의 자연의 shape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구현 시 컴퓨팅 파워를 꽤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프랙탈에 대한 아주 간단한 설명의 그림을 보시죠. 이처럼 한 부분(가지)에 초점을 두고 무한히 확대를 해도 결국 확대하기 전의 본체(나무)의 모습이 다시 나오는 것을 프랙탈로 이해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백프로 일치하는 전체와 부분은 없기 때문에 의아한 부분들이 있겠지만. 그런 부분들은 프랙탈 생성의 통계적 무작위성이 적용된 부분으로 이해하면 되고 프랙탈의 큰 골자는 변함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1. 러브크래프트


러브크래프트 신화의 특징은 인간의 본성과 내세, 구원과 변화를 다루는 기존의 신화와는 다르게 인간 이상의 무엇인가의 존재에 대한 인간의 내면적 공포에 크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코스믹 호러라고 분류를 할 수 있고 코스믹 호러는 실상 인간의 근원적 공포에 맞닿아 있습니다. 강렬한 소리와 이미지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일반적 공포물의 호러보다 더 깊은 근원적 공포를 건드린다고 봐야합니다.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엄청난 규모의 재난이 눈 앞에서 모든 것을 쓸어가는 것을 볼 때. 눈 부시도록 아름답지만 안이 보이지 않는 검은 성운을 볼 때. 등등 코스믹 호러의 근본은 인간이 한 낱 먼지에 불과하고 어떤 대상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을 때의 공포입니다. 어떻게 표현하면 경외가 될 수 있겠지만 끝맛이 희망으로 끝나는 경외와 절망으로 끝나는 코스믹 호러는 결이 많이 다릅니다.


러브크래프트 신화에서 코스믹 호러의 주요 요인은, 초월적 존재로써 신들입니다. 이들은 세상에 실존한다고 하고 인간의 희노애락에 무관심합니다. 마치 자연이 혼돈으로 인간을 희생시키지만 그 자연은 아무런 감정이 없듯이 러브크래프트 신화의 신들이 같은 방식으로 묘사됩니다. 아우터 갓이라 칭해지는 이 존재들은 여럿이며 이들 가운데서도 이들을 초월한 존재가 있는데 그게 아자토스라고 합니다. (아자토스에 대한 설정을 아시는 분들은 다음 파트로 넘어가시면 좋습니다.)


아자토스는 실질적으로 러브크래프트 신화의 서사조차 초월한 존재로써 이야기 밖의 존재로 정의됩니다. 시간, 공간, 선과악, 존재와소멸 조차 의미가 없는 절대 존재인 것이죠. 아자토스에 대해서 재밌는 것은 러브크래프트 신화에서 우주는 아자토스 본인의 꿈이라는 것입니다. 아자토스가 깨어나면 모든 우주는 아자토스에 돌아가고 아자토스의 혼돈과 공허는 그(또는 그녀)가 꿈의 무의식에 있기 때문이라는 설정이 있습니다.





  1. 와우에서 프랙탈과 러브크래프트의 차용


 일단 프랙탈은 어둠땅에 넘어와서 처음 그 이름을 듣게 됩니다. 알피림이라는 중개자의 기록으로써 소개가 되는데 만물의 근원과 여섯가지 힘, 그리고 그걸 하나로 엮는 외부의 힘을 프랙탈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프랙탈의 큰 틀 ‘모든 것은 하나, 하나는 모든 것’이라는 걸 놓고 생각해보면 여섯 개의 힘은 결국 하나고 그 하나도 여섯개 각각의 힘 인 것으로 대비해 볼 수 있습니다.


  와우에서 말하는 여섯가지 힘은 빛, 공허, 질서, 무질서, 생명, 죽음 입니다. 이 6가지가 결국 어떤 하나의 일부분이면서 그 일부분이 전체인 하나를 설명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저 6가지를 전부 알고 있거나, 내포하고 있는 무엇인가여야 할 것입니다.  


 일전에 용사가 어둠땅 나락에 처음 방문하여 아무도 탈출할 수 없는 그 곳을 탈출하게 해준 차원석이 있습니다. 묘하게도 그 차원석은 용사에게만 반응을 했고 용사가 그 곳에 올 것을 미리 알고 있는 것 마냥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게 되면 와우에는 정말 초월적인 어떤 존재가 있는게 분명한 것 같습니다. 여섯가지 힘을 대표하는 어떤 수장을 넘어서는 초월적 존재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고 그 존재는 와우 세계관의 모든 것들의 생로병사, 용사의 탄생과 성장, 고난과 역경, 그리고 심지어 죽음과 그 이후를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잠깐 다시  러브크래프트 신화로 가보죠. 와우가 러브크래프트 신화의 많은 설정들을 차용하고 있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고 실제로 많은 서사에서 확인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특히 공허에 대한 많은 설정과 작명이 러브크래프트 신화의 신들을 많이 가져다 썼었죠. 그래서 와우가 러브크래프트 신화를 차용한 세세한 내용은 서술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아자토스의 꿈이 와우의 세계라는 것’ 입니다.





  1. 모든 세계는 하나에서 나왔다.


 이제 글의 의도를 눈치 채셨을 겁니다. 네. 제가 생각한 건 와우의 모든 세계관이 결국 용사의 정신적 세계라는 것이죠.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용사를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정신적 세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섯 가지 힘이 존재하는 삶을 사는 인간은 그 힘들을 모두 알고 있고 그 힘들로 와우라는 세계관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용사가 매번 죽지만 죽지 않고 늘 이야기의 중심이며, 항상 강력한 적을 결의로 무찌르고, 나락이라는 누구도 빠져나올 수 없는 설정의 공간을 나올 수 있게 해주는 것도 화자가 자신이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럼 용사는 왜 매번 역경과 고난을 겪는것인가? ‘평화가 있으라.’ 한마디면 와우의 모든 세계는 평화로워지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기죠. 답은 간단합니다. 어린아이들이 꼬마 병정을 갖고 노는 것을 보면, 그 아이가 주인공으로 설정한 병정은 엄청난 고난과 역경을 딛으며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여 악과 맞서 싸웁니다. 아이가 한번에 모든 악을 장난감 상자로 치워버리면 그만인데 말이죠.  결국 유희를 위해 설정한 고난과 역경이고 게임도 결국 유희 도구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와우는 101010 디지털 세계에 구현된 이야기 게임이고 내 정신에는 그런거 없는데? 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맞는 말입니다. 다만 블리자드가 와우라는 방대한 스토리의 기원과 수년 후 마무리하는 방식을 이런식으로 맺으려하고 있진 않은가. 하는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일례로 이런 서사의 마무리는 고전에도 있습니다. ‘구운몽’이 그것이고 ‘맨인블랙’과 같은 현대의 영화에도 있습니다. 흔히들 짤로 쓰였던 “아 시발 꿈!”과 같은 네러티브인데 이게 잘 쓰면 멋들어지지만 잘못쓰면 성의없고 잘 나가다가 버리는 스토리의 마무리가 되기도 해서 매우 조심히 다뤄야하는 방법이긴 합니다.


 그래도 와우라는 방대한 스토리에 방점을 찍기 위해선 마무리가 필요하고 와우의 서사에서 선사한 선과 명예, 끈기와 투지, 결의, 자비 등등의 덕목이 사실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플레이어들의 내면에 있는 것들이었고 이 이야기는 플레이어들의 정신 속에 살아있다.라고 마무리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식으로 마무리가 된다면, 최종적으로 규정되는 악(빌런)은 어떤 가치에 심각하게 편향되어 이야기를 무리하게 끝내려하는 Anti-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실체화 된 정신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예로 든다면, 허무주의에 깊이 빠진 정신을 실체화해서 모든 이야기가 무의미하다고 하며 세계를 소멸시키려한다던가… 근데 생각해보면 와우의 많은 빌런들이 자신이 믿는 어떤 가치에 편향되어 다른 가치를 짓밟고 공격했는데, 원래 위협이 되는 빌런이라는 설정 자체가 그러하지만 이야기의 마지막을 위협하려면 이야기라는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 나타나지 않을까합니다.





  1. 마무리 글


어둠땅을 끝으로 많아야 2~3개의 확장팩이 추가되면 아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끝나지 않을까 합니다. 길면 6~7년인데, 그 끝을 어떻게 맺을지 정말 궁금하더라구요. 어둠땅에서 알아낸 몇가지를 갖고 추측을 해보니 저는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더 나은 결말을 보여주리라 믿고 있고 위에서 말한 추측대로 흘러가 달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잘 마무리되길 바라고 개인적으로 그 서사가 영원히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IP가 현재 반지의 제왕, 듄, 워해머 와 같이 훗날 많은 미디어물에서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와우의 서사는 실로 매우 방대한 편입니다. 최근 라이엇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스토리를 OTT로 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법의 망치로 줘터지고 있는 블리자드가 다시금 답답해보이기도 하네요.


 


  • 세줄 요약 -


  1. 프랙탈은 ‘하나는 모두, 모두는 하나’로 볼 수 있다.

  2. 러브크래프트가 말하길, 우주는 아자토스의 꿈이다.

  3. 와우의 세계는 플레이어의 정신이다.

Lv67 아우렐리온솔

- 사랑은 중력만큼이나 실제하는 힘이지. 가끔씩들 써보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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