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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노벨 35~36 -교환학생-

아이콘 실버로저
조회: 508
추천: 1
2009-12-12 10:50:59
-35- 교환학생(2)

차 쪽으로 다가서자.. 에쿠스 안에서의 미동이 느껴진다... 사람이 내리려는 눈치다..

애써 지나쳐 들어가려 하자...

중년의 나이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학생이 스댕군인가???"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딱 보기에도.. 세련되어 보이는 듯한 인상의 한 아주머니....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신다..

"누구신지...."

"아.. 반가워요.. 전 예진이 엄마예요.."

"네???"

"예진이.. 지금 안에 있죠???"

"예?... 아..예..."

"애가 거짓말을 하고서는.. 이런 곳에 와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었네요..."

"아..죄송합니다.. 제가 누를 끼쳐드린 것 같아서..."

"아뇨.. 예진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군대 다녀 오셨다구요??"

"예.. 올해 전역하구.. 지금 2학기째 다니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듣던대로 참.. 성실해 보여서.. 내심 마음이 놓이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무슨일로 왔는지는 아실런지??"

"아니요.. 잘 모르겠습니다..."

"네에.. 다른게 아니고...우리 애가.. 학생을 만나기 전에.. 참.. 일본을 가고 싶어 했어요..."

".........."

"마침.. 애 아빠도.. 일본에 갈 일이 있고 해서.. 우리 딸애랑 같이..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죠"

".........."

"교환학생을 신청하면.. 가서도 대학을 다닐 수 있길래.. 예진이도 기뻐했구요..."

"네..."

"그런데.. 언젠가 부터 학생의 이름이 예진이 입에서.. 꽤나 나올때부터..."

".........."

"예진이가 일본 가기 싫다고 때를 쓰네요...."

"..........."

"우리 예진이 책임질 수 있어요??"

".........."

아무말 하지 못했다... 아직은 불안정한 내 미래... 예진이를 책임질수 있다고 확답하기엔..

아직은 내가 자리를 잡은 상태가 아니었기에...

"확신은 못 드리겠습니다..."

"그래요.. 정말 솔직한 학생이네요... "

".........."

"그럼.. 예진이.. 일본으로 갈 수 있게 도와줘요... 예진이는..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

"......."

"무엇보다도.. 일본 가기를 원한 건 본인 이었으니까... 그 애의 꿈을 키워줘야죠..."

"........."

"우리 딸애 많이 좋아해요?? 보내기 섭섭할만큼??"

"예... 쉽게 보낼만큼.. 쉽게 생각해본적 없습니다..."

빙그레 웃으시던 예진이 어머니.. 정말.. 한참 아랫사람인 나에게도.. 꼬박꼬박

존칭을 써주시며.. 말에 기품이 넘치시는 분이시다....

"우리애.. 놔줘요... 좀더 공부도 하고.. 그때 가서 앞날생각 하는 것도 늦지 않아요..."

"............"

"많이 힘들 거란거 알아요.. 학생도.. 우리 애도..."

"그치만.. 지금만 생각하면 안되죠.... 앞으로도 생각해야할 일 이고요..."

"그렇겠죠...."

"도와줄 수 있겠어요??"

"..........."


좀처럼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일단 어머님 말대로..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면..

예진이의 생각이 가장중요한게 아닐까?...

예진이는 내일 교환학생 취소시키려고 할 정도로.. 그리 가고 싶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만약.. 본인이 정말 싫다고 안 간다고 해도.. 보내실 겁니까?..."

".........."

순간 안색이 변했지만.. 그래도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셨다...

"제가 돕기는 돕되... 본인이 끝까지 가기 싫다고 하면..그때는 저도 어쩔 도리는 없습니다.."

내 말이 신경에 거슬렸는지.. 조금은.. 인상을 찌푸리셨다....

"아뇨.. 예진이는 일본에 가야해요...."

순간 나도 모르게...

"어째서.. 부모 마음대로.. 자식을 만드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예진이의 의사가.. 가기 싫다면 어머님도 이해해주셔야 하는게 아닙니까?...."

난 나름대로 나의 열변을 토해 봤으나... 어머님의 한마디에.. 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다른 이유도 아닌.. 남자 때문에.. 자신의 미래를 버린다면.. 학생이 부모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 들이실래요???"

"..............."


수정이의 말이 불현 듯 머리를 스쳤다...

[바보야... 세상엔 너보다 힘든 아이들이 많아..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데... 너처럼..

한가하게.. 여자타령이나 하구 있으니.. 어려보일 수밖에...]


난 예진이 어머님의 말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순간 현기증까지 느꼈다....

'보내 줘야한다...'

나 때문에.. 예진이가 하고 싶어하는 꿈을 버려선 안 된다.....

예진이 어머님이 나의 등을 두드려 주셨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36- 이별(1)

예진이 어머니께선...

"그래요.. 일주일 동안 아직 시간이 있으니.. 못다한 얘기들 많이 나누고 나중에 다시올께요"

"..........."

말을 남기시고는 돌아가셨다....

한참을 멍하니.. 멀어지는 차를 보며... 서 있어야만 했다....

차가운 바람이.. 나의 머리칼을 스친다....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뭐야~~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아무런 내막도 모른 채.. 예진이는.. 방긋방긋 웃는다....

이런 예진이가 더더욱 사랑스러워 보인다.. 눈시울이 나도 모르게 붉어진다...

"응.... 오다가 친구 좀 만났어..."

"그래?.. 근데 왜 그래... 울어??"

"아냐.. 눈에 뭐가 좀 들어 갔나봐...."

"어휴.. 바보야... 저기 가있어.. 내가 맛있는거 해줄게.."

"그래...."

침대에 걸터 앉았다... 온몸에 힘이 쭈욱 빠진다...

'왜 나는 항상 이럴까... 왜 나는 이런 사랑을 해야만 할까?...'

예진이가.. 상에.. 부침개를 해 가지고는 내 입에 먹여준다...

"헤헤.. 아~~ 해봐..."

"아냐.. 내가 먹을게..."

"아우!! 빨리 아~~해봐~~"

"아~~~"

덥썩...

"맛있지???"

이렇게 사랑스러운 예진이를.. 한달 동안이나.. 정이 붙어버린..예진이를... 보내야한다.....

고개를 끄덕이며....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어..어라.. 울 것 까지는 없잖아.. 그렇게 맛있어??"

난 아무말도 않은 채... 예진이를 꼬옥 안았다.....

익숙한 향기... 예진이의 모든 것... 이제야.. 이제야.. 예진이에게 정착하나 싶었는데...

"예진아.. 오빠 많이 좋아하니??.."

"왜 물어 그건.. 징그럽게..."

"그냥... 확실히 듣고 싶어서..."

"............"

"..........."

"좋아하지.. 정말 많이...."

"그래... 그렇구나..."

더욱 강하게 예진이를 끌어 안았다....

"왜그래 오빠?.. 무슨 일 있지?? 그치??"

"아니.. 없어.. 그냥..너무 행복해서 그래...."


예진이는 입에 미소를 가득 담고.. 내 얼굴에 손을 올렸다....

"이쁜 내 사랑... 헤헤.."

"아.. 내가 너 주려고.. 저거 사왔어.. 먹어.."

"뭔데??"

"케잌인데.. 그냥.. 별 뜻 없이.. 분위기 함 띄우자구..."

"와~.. 제법 분위기 좀 타는데???"

"그래??"

우리는.. 조그만 상에.. 케잌에 촛불까지 꽂아두고.. 샴페인 대신.. 맥주를 꺼냈다...

별 뜻 없이 한 나의 조그만 이벤트가...

예진이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자아.. 원샷이야..."

"그래..."

한순간 한없이 자신의 몸을 태워 불타오르는 저 촛불처럼...

나도 촛불처럼 사랑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 일본안가면.. 다음학기엔.. 같이 수업 듣자.."

"..........."

"왜 대답이 없어??"

"그래... 그러자..."

예진이는 밝게 웃었고... 난 그저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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