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소설/카툰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소설] 노벨 37~38화 - 이별-

아이콘 실버로저
댓글: 3 개
조회: 593
추천: 1
2009-12-12 10:51:53
-37- 이별(2)

비디오를 보던 예진이는.. 이미 잠이 들어버렸다...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해 보이는 예진이의 얼굴... 좋은 꿈을 꾸고있는지....

연신 빙긋빙긋 웃는다....

그에 비해 난 좀처럼 잠이 오질 않는다....

[우리애를 놔줘요...]

[그러니까 어리다는 소릴 듣는거야...]

[오빠가 욕심이 커서 그래요....]


머릿속이 어지럽다.....

예진이가 온 뒤로 한번도 피지 않았던.. 담배를 물고....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하아...."

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일까?....

내 욕심대로 예진이와 함께 있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일까?....

아니면.. 보내주는 게.. 더 좋은 선택일까....

하지만.. 이미 마음속에선.. 보내줘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었고...

난 그걸 알면서도.. 그 감정을 애써 억누르려 하는 것이었다....

하늘의 별이 찬란히 빛을 뿜어낸다...

'그래.. 보내 줘야한다.. '

현철이도.. 서연이를 그렇게 좋아했지만.. 용기를 내어 보내줬듯이....

나도 이번엔.. 예진이를 보내주어야 할 차례다....

서연이를 두고 가는 현철이의 마음을.. 나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하늘의 별빛도.. 새벽을 이겨 낼 수는 없는 모양이다...

조금씩.. 별빛이 사그라 들면서.. 서서히 주변이 밝아온다....

새벽이 밝아온 것이다....

이제 난.. 무언가 준비를 해야한다...

확실히 예진이를 설득시킬만한 일들을.. 난 꾸며 내야한다...

그게 비록 거짓말이라도.. 예진이가.. 엄청난 상처를 받게 되더라도...

난 해야한다...

예진이를 위해서... 예진이를 위해서 난 반드시 그렇게 해야한다...

수없이.. 반복 된 말들을 되 뇌이며... 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짐 정리가 어느 정도 진척될 즈음...

예진이가 눈을 비비며..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뭐해??"

".........."

"뭐 하는거야??"

"나... 내려 갈꺼야..."

"어딜??"

"일단 집에 갔다가... 갈곳이 있어..."

"무슨 소리야.. 어제 그런 말 없었잖아..."

".........."

"무슨 말이야... 갑자기 왜그래??"

"아무래도.. 나 서연이한테 가봐야겠다..."

"뭐??"

"........"

"좀 알아듣게 설명해봐.. 그게 무슨말이야.. 갑자기..."

"말 그대로야.. 서연이한테 가봐야겠다고...."

"그럼.. 나는?"

"너도 집에 가야지..."

"오늘 나 교환학생 취소하러간다고 했잖아...."

"..........."

"그거 오늘 못하면 기회 없단 말이야..."

"그건.. 너 사정이고.. 난 가야돼...."

"..........."

예진이는 할말을 잃은 듯.. 내 행동을 유심히 살핀다....

"어제 무슨 일 있었어??"

"........."

"말을 해줘야.. 내가 알아 들을것 아니야.. 대답해봐... 무슨일 있었지...?"

"그래!! 어제 서연이 한테 전화왔어.."

"뭐??"

"서연이가 나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나봐.. 그래서 난 가보려고 하는거야...."

"..........."

".........."

"가지마...."

"안돼.. 가야돼..."

"가지 말란말이야!!!!!!!!!"

".............."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예진이... 순간 나의 행동이 멈칫 했지만..

신경 안쓴다는 듯.. 내 손놀림은 더욱 빨라진다....

"오빠.. 나 좋아하잖아... 서연이는 포기했잖아... 그런거 아니었어??"

"........."

"나랑 있어서.. 행복하다며... 오빠한테 시집오라면서.... 그거 다 거짓말이었어??"

"그래...."

"........."

"난.. 서연이가 너보다 소중 하다는걸 어제 알았어.. 그러니까.. 너도 집에갈 준비해..."

"뭐??"

"............."

결국.. 예진이의 눈에는 한아름 눈물이 가득하다.....

내 가슴은... 터져 버릴것만 같았다... 아니..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마음이 약해진다.. 지금이라도... 예진이를 껴안고 싶었다....

가지말라고.. 너만은 가지말라고... 그렇게 붙잡고 싶었다....

하지만... 하지만....

내 마음과는 관계없이... 내 행동은 더 신속해 질뿐이었다.....




-38- 이별(3)

짜악.....

내 볼에.. 예진이의 손바닥 자국이 깊게 남았다....

"너가... 사람이야??"

"........."

"너도... 나 가지고 장난친거야??"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하겠네..."

"그래... 그랬구나... 너도 다를거 없는 놈이였구나??.... 조금은 다른 사람인줄 알았는데..."

"........."

"적어도 나한테는.. 특별했는데........."

"..........."

"갈게...."

"............"

"가면 될꺼아냐!!!!!!!"

예진이는.. 결국.. 눈물을 한아름 가득 쏟아냈고....

아무런 준비 하나 없이 일방적인 이별은.. 예진이에게 커다란 상처만을 주고....

예진이는.. 내방을 급히 나가버렸다....

동시에.. 나의 온몸에서는... 힘이 쭈욱 빠져나가고.. 현기증마저 생겨...

그대로.. 침대위로 쓰러졌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잘 잘못도 전혀 생각나질 않는다...

그저 머릿속이 하얗다... 마치 백지장 처럼... 하얗다....

얼굴에 미소마져 감돈다..... 너무나도 하얀... 도화지 같은 세상.....

그 안에서... 비가 내린다.... 소나기처럼.. 비가 내리자..

나의 웃음이 사그라든다....

나의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 흐른 눈물은.. 그대로...

예진이가 쓰던.. 베개로 떨어졌다.....

아주 천천히.. 한방울 한방울.. 떨어진다.....

예진이가 도화지 위에 그려진다.....

활짝 웃고있는 모습이.. 너무 선명하다...

난..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것처럼... 파스텔톤의 예진이를 보고 있다....

그렇게.. 감각이 무뎌지고... 세상이 흐릿해졌다... 점점..

.............

............

............

............

............


내가 눈을 떴을 때... 제일먼져 눈에 띈건....

지나도.. 서연이도.. 예진이도 아닌.. 엄마의 얼굴이었다...

"아들.. 괜찮아??"

"어..엄마..."

"그래.. 이 녀석아.. 엄마가 걱정했잖아..."

"어떻게 된거에요??...."

"너 정신 잃은걸.. 이 학생이 알려줘서... 아빠랑 같이 갔지..."

"형.. 괜찮아요??"

"......."

"저.. 창현이에요.. 알아보시겠어요??"

"아.. 창현이구나.. 조금 흐릿하게 보여서.. 누군지 몰랐어..."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이었어요... 다행이네요.. 그래도.. 깨어나서..."

"아욱... 머리아파..."

"누워있어... 의사선생님이.. 너무 몸이 쇠약해져있데...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취해야 된단다.."

"그래요 형.. 그런데 어쩌자고.. 거기에 계신 거였어요??"

".........."

어머니께선.. 내게 꿀밤을 한 대 쥐어박으시고선.. 나랑 창현이의 대화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셨다....

"형.. 예진이 일본 가는거 알아요???"

고개를.. 창밖으로 돌렸다....

어둑어둑해진.. 밤거리에 즐비하게 늘어선 가로등..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유리창 사이로.. 비치는 창현이의 모습을 보았다...

"그래...."

"그럼.. 왜 붙잡지 않았어요????"

"............."

"형.. 예진이한테 거짓말 하신거 맞지요??..."

"..........."

"예진이한테 얘기 다 들었어요... "

"그래...."

"예진이 내일모래면 간데요...."

"..........."

"왜.. 거짓말 하신거에요??"

"그래... 잘된거야... 예진이가 일본 가는건 잘한거지..."

"형.. 예진이 좋아하잖아요... 근데 왜.. 거짓말 하고 보내시는거에요??..."

"..........."

차창 밖에 고정되어있는 나의 시선은 떨어질지 모른다....

"말좀 해주세요... 저한테도 비밀인가요??...."

"비밀??...."

"네...."

"아니.. 이건 비밀이 아니야... 나와 그 분과의 약속이지... 난 약속을 지켰을뿐이야...."

"그분이 누구죠??"

"그건 말할수 없어...."

"형...."

"............."

창현이는 더 이상 나에게 말을 건내지 않았고... 나역시.. 그저 외롭게 차창 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내일 모래면.. 예진이가 출국을한다....

그래.. 예진이를 위해서.. 난 최선을 다했다.... 오히려... 이런 상처를 줬으니...

나란 놈을 좀더 쉽게 잊고.. 꿈을 이룰 수 있겠지....

그동안 나도.. 좀더 성숙해져서.. 내가 이루고 싶은 일들을 할 것이다...

이런 상처 투성이인 사랑따윈 더 이상 하기 싫다...

그래.. 모두를 보내고.. 난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모두를 위한일이 내가 떠나는 일이라면.. 난 기꺼이 떠날 수 있다....

같이 있는동안 정말 행복했다.. 예진아... 잘 다녀와라....

Lv50 실버로저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