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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CAPTAIN - 외딴 섬 메데이로스 - (8)

퀘드류
댓글: 1 개
조회: 736
추천: 2
2009-12-13 03:21:33

"말론씨 그 놈은 누굽니까?"

어느새 산채에 도착한 해적들 중의 하나가 짐을 내려놓다 말고
물었다. 그 말에 주위에 있던 다른 해적들도 말론과 로자레일을
쳐다 보았다.

"말론, 그 녀석은 누구지?"

이번에는 해적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물었다. 가까이 다가온
그에게서 풍기는 기세가 심상치 않다. 로자레일은 그가 평범한
해적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봐, 말론! 어서 대답하지 못하나!"

"조난당해 여기까지 흘러온 불쌍한 아이라오."

"외부인인가. 그냥 둘수는 없지!"

말론의 말에 해적두목이 칼을 뽑아 휘두른다. 급작스러운 일이었지만
로자레일은 당황하지 않고 얼른 피해버렸다. 그의 칼솜씨를 보니
미스체인 이상의 실력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통 녀석이 아니군."

"벤쿠르마 경. 그 아이는 내가 돌보겠소. 그러니 목숨만은
취하지 말아 주시오."

칼이 휘둘러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말론이 놀라며 로자레일의
앞을 막아섰다.

"비켜라, 말론. 비키지 않으면 너부터 베어버리겠다."

"벤쿠르마 경, 나도 당신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지 않소.
그 일을 생각해서라도 이 아이를 살려주시구려."

으득. 말론의 말에 벤쿠르마가 갑자기 인상을 쓰며, 이빨을 간다.

"말론, 이번만은 봐주겠으나 다음부터는 가만두지 않겠다."

"고맙소, 벤쿠르마 경."

잠시 말론을 노려보던 벤쿠르마가 돌아선다.

"오늘은 대단한 성과를 올렸으니, 맘 껏 먹고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
다들 잔치를 준비해라!"

"와아!"

"벤쿠르마 님, 만세!"

말론과 벤쿠르마의 대화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해적들이 환호한다.


* * ** * ** * ** * ** * *


해적들이 산채 바깥의 노예들에게 잔치를 준비하도록 하거나 자신의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이, 말론과 로자레일은 말론의 통나무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네도 참 어린나이답지 않게 많은 일을 겪었구만. 그래도 힘을 내게.
젊다는 것이 어디인가. 금방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걸세."

"예, 감사합니다."

말론의 위로에 로자레일은 감사하다는 인사로 답했다. 일단 노예가 되었던 일을
빼고는 몰락한 귀족으로 키젤왕국의 베스체일 상단에서 경호원으로 일하다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일을 모두 말한 로자레일이었다.

"그럼 이제 내 이야기도 해야겠지..."

말론은 세나콘 왕국 출신의 상인이었다. 세나콘 왕국은 자렐린 왕국과
메르체리나 제국 사이에 있는 소국이었다. 세나콘 왕국에서 운반업을 하던 그는
20여년 전 아내가 죽은 이후로 주로 자렐린 왕국에서 상업을 했었다.
가끔 유일한 자식인 시집간 딸을 보러 세나콘 왕국을 다녀오는 일을 빼고는
자렐린 왕국에서 평화로운 날을 보냈다. 그런 그의 운명을 뒤튼 일이 13년 전에
발생했다. 시집 간 딸이 둘째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세나콘 왕국으로
가던 길이었다. 자렐린의 세나콘 국경 마지막 도시에서 막 출항하려고 하는 중에
기사 한 명과 수습 기사 2명이 기사 문장이 찍힌 검을 보여주면서 세나콘까지
태워달라고 부탁을 했다. 세나콘으로 가는 정기선이 없으니 태워달라는 것이었다.
요금도 섭섭치 않게 쳐준다고 하고 마침 세나콘으로 가는 길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그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 날에 발생했다.
자렐린의 국경해역 근처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자렐린 해군 군함이 쫒아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얌전히 있던 3명의 기사가 갑자기 칼을 빼들고 선원들을 위협했다.
알고 보니 그들은 자렐린에서 큰 죄를 짓고 쫒기던 몸이었던 것이다.
평범한 상선의 선원들이 기사 3명에게 저항할 수 있을리 만무했다.
결국 그들은 최대한 빠른 속력으로 자렐린의 국경 해역을 넘었고,
먼 바다를 떠돌며 만만한 상선을 털며 해적으로 지내다 5년 전에 이 섬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 이 섬에 도착한 그들은이 섬을 신의 축복이라 여겼다.
야생 밀과 잡곡이 천지에 널려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섬에 정착하기로 하고
3년 전부터는 노예를 사다가 일을 시키고 있었다.
몰란의 이야기를 다 들은 로자레일은 되려 몰란이 안쓰러웠다.
로자레일은 비록 납득이 가지않더라도 이유라도 있었지만 몰란은 선행을 베푸려다
당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르신도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허허, 죽을 날이 가까우니 고향이 많이 생각난다네. 딸도 보고싶고,
손자도 보고 싶구만... 자네 나이 정도 일텐데... 둘째는 손녀인지 손자인지도
궁금하고 말이야, 허허."

"원래 어르신을 모시던 선원들도 해적이 되었습니까?"

"그렇다네. 그들이야 혈기 넘치는 나이이고 부양할 가족들도 없는 고아였으니
오히려 해적이 된 것을 반겼겠지..."

"저들이 모두 고아였다는 말씀이십니가?"

"가족이 있어 반항하던 이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지. 거기에 최근 무리에 합류한
자가 3명이니. 어디보자, 모두 13명 이고....기사 3명을 빼면....그렇지!
내 밑에서 일하는 자는 모두 일곱 명이구만...
하루하루 벌어먹던 이들을 내가 거두워 어엿한 선원을 만들었지, 허허."

몰란이 지난 세월을 추억하는 듯 생각에 잠긴다. 파란만장한 인생이었다.
물론 로자레일이 조금 더 파란만장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몰란의 인생이 파란만장하지 못했다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보게 자네, 배는 몰줄 아는가?"

생각에 잠겨있던 몰란이 묻는다.

"예? 갑자기 무슨...."

"어허, 어서 답하기나 하게나."

"예, 배운 적은 있습니다."

해군학교를 다녔던 일을 설명하면 둘러대기에 적당하지 않기에 그 일은 빼먹고
설명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적당히 둘러댔다.

"그렇다면 준비하게나."

"무엇을....?"

"뭐긴 뭔가! 당연히 도망갈 준비 아니겠나! 이거 젊은 친구가 눈치가 별로구만."

"예, 그런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허허, 이 사람이! 얼른 준비를 하래도! 벤쿠르마 그 자가 자네를 살려둘 것 같나?
아까는 내가 막았기에 자네가 살았지만, 언제고 자네를 죽이려 들걸세!
탈출하려면 저들이 놀고 마실 오늘 밤이 최고지."

몰란이 서두르듯 짐을 챙기며 말한다. 그 말에 로자레일도 얼른 짐을 쌌다.
그가 가진 짐은 단 검 한자루 뿐이기에 몰란을 도와 식량과 짐 몇가지를 싸기
시작했다.

"잠깐 이것 좀 들어올려보겠나?"

몰란이 그의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로자레일이 몰란의 침대를 번쩍 들어올렸다.

"허허, 이 것을 쓸 날이 올 줄은 몰랐다네. 해변으로 떠밀려 온 것이라 제대로
작동할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몰란이 침대 밑의 흙을 파서 꺼내든 것은 놀랍게도 낡은 보자기에 싸여있는
머스켓이었다. 그 거대한 몸체의 길이가 몰란의 키를 훌쩍 넘는다.

"자, 그럼 가세나!"

로자레일과 몰란은 야음을 틈타 메데이로스 섬에서 탈출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로자레일은 식량과 물이 들어있는 짐짝을 어깨에 걸치고 몰란은 등에 머스켓을
메고 있었다.

Lv33 퀘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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