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 실드가 2013-2014 롤챔스 윈터리그 4위에 이어 스프링 시즌 16강을 통과했습니다.
그동안의 약팀이라는 멍에를 벗고 이번시즌에서 제닉스 스톰, IM_2팀을 꺾고 블레이즈와 무승부를 이뤄 조 1위 결정전에 진출한 실드는 세이브와 꿍의 더블캐리와 와치의 실드팀 이동, 그리고 안정적인 제파와 고릴라의 조합으로 점점 평가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나진 소드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작년 시즌은 윈터 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으로 미루어 볼 때 실드는 아쉽게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NLB로 강등되었기 때문에 실드팀 자체가 저평가 받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바꿔 보겠습니다. 현재 파워 랭킹 1위의 삼성 오존의 경우 압도적인 운영과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의 삼성 블루 또한 나진 소드를 압살했구요. 비록 시즌3 롤드컵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마타의 시야장악능력은 현 시즌4에서 완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죠. 삼성 오존의 시야장악능력이라고 정정해야 겠네요. 모든 팀원들이 시야를 통한 스노우 볼링에 최적화 된 팀이라고 바꿔 말하겠습니다.
삼성 오존 특허 '탈수기 운영'은 상대 지역을 '보는 것' 부터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거기에 피지컬까지 높으니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롤챔스 스프링 시즌은 이전 윈터 시즌과는 다르게 선수들에게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윈터 시즌이 시즌4의 기초 파트라면, 스프링 시즌은 응용 파트라고 볼 수 있죠. 윈터 시즌의 결과가 노잼스화된 롤챔스 경기입니다만, 그 이상을 스프링 시즌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잼스를 깨트리고 나온 결과가 2가지 있는데,
하나는 삼성 오존식 탈수기 운영이고,
다른 하나는 Prime Optimus의 4:1:0 초고속 타워철거 메타입니다.
특히 옵티머스의 경우가 시사하는 바가 큰데
기존의 노잼톤 또바나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일종의
고정관념, 정형화된 틀을 깨고 잭스와 루시안을 기용하여
타워를 먼저 밀면서 경기 흐름을 자신이 가져간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나진 실드의 약진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빼 놓을 수없는 것이 '꿍' 유병준 선수의 피지컬의 상승입니다. 나진측 감독과 코치진이 언급했듯이 연습벌레라 불리는 유병준 선수는 13-14년 윈터 시즌에 이어 마스터즈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자신의 역할 그 이상을 해 내고 있습니다. 현재 페이커 원탑 체제가 지나고 미드라인 전국시대의 호걸 중 하나라고 꼽힐 정도니까요.
다음으로 세이브 선수의 패기입니다. 이것은 양날의 검이라고 지적되는 점이 있겠습니다만, 이 선수의 변수로 인해 상대 팀의 전술이 다소 어그러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것을 잘 캐치한 것이 이번 시즌의 함장식 선수의 쓰레쉬라고 할 수 있죠. 온게임넷 해설진도 당황하게끔 만드는 그의 포지셔닝은 이제 '고삐뿔린 망아지'라기보다는 그의 공격성을 드러내는 음...프로토스의 질럿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까지는 탑 미드의 전형적인 더블 캐리로도 분석될 수 있지만, 사실은 하나 더 있습니다. 실드의 강점은 '수성'입니다.
lol은 공성 게임입니다. 예전 고대시대로부터 내려온 성을 깨는, 즉 넥서스를 깨는 게임이죠. 병법의 논리가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AD CARRY가 후반에 힘을 발휘하는 것이고, 공성 미니언이 op란 소리를 듣습니다.
실드는 수성을 정말 잘 합니다.
불리하던지, 유리하던지 간에 타워를 지키는 전술이 작년에 비해 일취월장했고, 수성을 취함으로써 오히려 자신들이 이득을 가져갑니다. 거기에 세이브의 공격적인 운영까지 합쳐지니 팀색깔이 정말 확실합니다.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지만 제파 선수가 정말 정확한 타이밍에 루시안 궁으로 라인 클리어링을 도와주기도 하고, 타워 주변의 시야만큼은 내 주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집요하게 상대가 타워를 공략하는 것을 방해하고, 또 성공합니다. 이는 억제기가 깨진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현재의 실드 팀은 시즌4의 메타를 자기 식으로 소화한 팀입니다. 그래서 강해졌습니다.
(여기까지는 16강 진출에 대한 나진실드의 장점을 분석한 것입니다.)
하지만 예전의 윈터시즌 SKT T1의 압도적인 기량이나, 현 시즌 파죽지세로 연승가도를 달리는 삼성 오존에 비해 나진 실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나진 실드의 문제점이 잘 드러난 것이 오늘 마스터즈 경기라 볼 수 있죠. 비단 실드 문제뿐만 아니라 나진 팀 전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크게 나진 실드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을 짚어 보자면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밴픽입니다. 나진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바꿔 말하면, 프로와 프로 경기에서는 반드시 숙지해야할 조건이죠. 현재로서는 형제팀인 나진 소드에 비해 나은 밴픽 구도를 만들었으나, 이번 마스터즈에서 보인 정글 4밴의 상황을 만든 것으로 인해 와치의 픽이 강제되는 상황에서 프로스트가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판테온 챔프가 나쁜 챔프인 것은 아니지만, 대강하를 전략적으로 연계하기 어려운 점은 롤챔스에서 실드와 제닉스 스톰의 경기로 자신들이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불리한 픽을 가져간 점은 밴픽 심리전에서 프로스트에게 지고 들어간 것입니다.
다음으로 언제나 나진 형제팀이 둘 다 지적받는 '기복'입니다. 모든 선수가 항상 완벽한 경기력을 보일 수는 없겠죠. 그렇다고 보기엔 시즌3의 T1 K의 압도적인 독주가 반례가 되겠습니다만마스터즈의 프로스트 전에서 고릴라 선수의 포지셔닝으로 인해 경기가 기울어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고릴라 선수의 기복이 지적되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토요일 있었던 형제팀 소드의 프레이 카인 듀오 또한 기복으로 인해 뼈아픈 패배를 당합니다. 하지만 기복이있다라는 평은 바꿔 말하면 순간적인 상황판단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실드가 현재 평가가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정상권의 팀에게 밀리는 부분이 소위 '던지는' 플레이가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실드팀은 예전의 CJ 블레이즈의 탑미드캐리 구도를 보여주며 현재까지 올라왔으나 이제는 8강입니다. 이번 시즌의 8강도 방심하면 곧바로 패배로 직결되는 쟁쟁한 팀들이 진출한 상황입니다.SKT T1의 재경기라는 함정이 있지만이제 실드팀은, 특히 밴픽에서 이득을 취하면서 상대보다 먼저 앞서나가는 플레이를 보여야 이번 시즌의 4강, 결승으로 올라 가게 될 것입다.
앞으로도 더 좋은 활약을 보리라 기대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