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보다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BGM을 첨부하였습니다. BGM이 거슬리는 분은 노래를 종료하신 후 글을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본 글은 PC화면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취소선과 같은 것들이 적용되지 않아 다소 난잡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필자는 시즌 2까지 패기에 죽고 패기에 사는 탑라이너였으며 시즌 3에 들어와서 조심스레 원딜에 입문하게 된, 어찌 보면 아직 봇 라인 물정 잘 모르는 초짜 원딜러입니다.
원딜을 잡게 된 이후, 전 원딜에 관해 좀 더 많이 알아가기 위해 원딜 게시판에 자주 들리곤 합니다. 때때로 변하는 봇 라인의 상황과 여러 가지 팁들을 알아가기 위해서죠.
원게에 올라오는 다양한 글들을 보고 있자면 원딜 3대장이 누구냐? 그 중에 누가 한타 때 더 좋고, 누가 라인전에서 더 강한가? 에 관한 토론들이 많이 보입니다. 수많은 원딜들 중에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챔피언들에 관해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누구든 게임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싶을 태고, 그러기 위해선 보다 좋은, 보다 강력한 원딜을 가져가야 할 태니까요. 허나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강하다고 무조건 주목을 받아야할까? 아니, 약하다고, 현 메타에 맞지 않는다고, 비주류라고. 무조건 소외를 받아야할까?
이것은 단순한 인식의 차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각 챔피언들 간에 성능차이는 어느 정도 있을 지도 모릅니다. 허나 각 챔피언들은 저마다의 특징이 있으며, 그에 따른 재미도 있습니다. 우리들이 그동안 약하다고, 어렵다고 무시해왔던 원딜들이 사실은 우리 생각 이상으로 강했더라면?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필자는 독특하게 비주류를 매우 사랑하는 편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써내려갈 글은 다소 주관적이면서도 진지한 글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다만 본 글은 비주류 원딜에 대한 옹호 글도 아니며, 그들을 포장하고자 하는 글도 아님을 앞서 밝히는 바입니다.
본 게시글에 나오는 비주류 원딜 3대장은 솔랭, 2인랭을 기준으로 한 통계를 참고했습니다.
1위. 우르곳
솔랭 기준으로 픽률 0.33%(118위)를 자랑하는 우르곳입니다. 무려 꼴찌입니다. 물론 승률도…. 생긴 것도 암울하게 생겼는데 그 성능마저 안 좋다며 버려지게 된 암울한 챔피언이죠. 원딜이라 하기엔 너무도 짧은 사정거리, 탱도 아니고, 그렇다고 딜도 아닌 애매모호한 능력치. 이 모든 것은 우르곳이 안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합니다.
우르곳의 전채적인 스킬세팅은 여타의 원딜러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여타의 원딜들이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며 지속딜을 넣는 것에 스킬셋이 집중되어 있다고 하면, 우르곳의 스킬셋은 자신이나 아군 딜러에게 붙는 부루저들을 무력화 시키거나, 초중반 강력한 딜교환 능력으로 상대 원딜의 성장을 억제하는 안티 캐리에 보다 집중되어 있습니다.
사실 우르곳은 처음부터 고인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준op라 불릴 정도의 성능을 자랑했었죠. 우르곳이 우르갓을 불리던 시절엔 잘하는 우르곳 유저를 만나면 상대 봇 듀오들을 그저 손 놓고 있어야 될 정도로 우르곳이란 존재는 봇 라인의 공포였습니다. 이때역시 우르곳은 손을 탄다는 점과 해괴망측한 외모로 인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았지만, 대회에서도 간간히 보일 정도로 지금 보다 나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성능 면으로 외면 받지는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v1.0.0.143패치로 인해 모든 스킬들의 성능이 하향되면서 우르갓은 우르고자로 전략하게 되었습니다. 이보시오. 의사양반, 내가 고자라니! 전과 별로 달라진 걸 모르겠는데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한 설명을 하자면 패치 전 우르곳은 수류탄을 맞았다 하면 꼼짝없이 풀 딜을 맞아야 했으나, 어서 녀석을 쫒아! E를 맞았으니 멀리가지 못할 거야! 패치 이후엔 E를 맞는다 하더라도 휘파람 불면서 유유히 걸어 나올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고 해야 될까요. 물론 이건 단지 비유일 뿐, 현재에도 우르곳의 E수류탄에 이른 Q의 무한 슬로우는 여전히 무섭습니다.
우리 우르고자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시즌 3가 되면서 무라마나의 추가와 칠흑의 양날 도끼의 변경 등으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었던 캐리력이 보완되었기에 대회에서도 모습을 보이며 다시 우르갓으로 왕의 귀환을 하는 듯 보였으나, 이후 메타의 변화와 함께 탑-봇 라인 스왑이 보편화되면서 타워 철거속도가 중요시되고, 서폿 탬의 개편으로 봇라인의 주도권을 원딜이 아닌 서폿이 가져오게 되면서 우르곳은 자연스레 도태되고 말았죠. 아무리 견재를 넣으면 뭐해, 불장난 꼬맹이가 티버한번 부르면 바로 ㅈ되는데.
결국 이러한 메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우르곳은 시즌 3중후반부터 시즌 4프리시즌까지 픽률과 승률 최하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현재에 오게 됩니다.
모든 스킬이 하향되는 저격 너프와 메타의 변화로 준op에서 순식간에 고인으로 떨어지게 된 우르곳, 현재에서도 수많은 우르곳 유저들이 탑 우르곳, 미드 우르곳 등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는 있으나 본래 우르곳 특성상 꽤나 손을 타는 편이기에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니 그보다 원딜로 쓸 생각은 진작에 버린 거야?
결론적으로 우르곳의 성능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성능면으로 따지자면 사거리를 제외한 성장공격력, 체력, 마나량과 마나회복량 모두 여타 원딜을 상회하는 능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난 왜 항상 마나가 부족한 것 같지? 다만 그 배경만이 바뀌었을 뿐, 우르곳은 여전히 우르곳만의 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혹시 모르는 일이죠, 앞으로 다가오게 될 새로운 메타에선 다시 재조명된 우르고자가 우르갓으로 날아오르게 될지도? 그런데 이제껏 안 그랬잖아? 앞으로도 안 될거야 아마….
2위. 퀸&발러
롤 최초로 전우조 컨셉으로 출시된 2인 1조 챔피언 퀸&발러입니다. 아니 그럼 룰루와 픽스는? 누누와 윌럼프는? 자매품 모데와 당신의 챔피언도 있습니다. 픽률 1.47%(102위)로 원딜들 중에 두 번째로 픽률이 저조한 챔피언입니다.
퀸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그녀가 출시 될 당시 소개했던 컨셉과 게임 내의 모습이 너무도 다르게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그녀는 출시당시 전우조라는 컨셉과 안티 암살자로써 역할을 맡는다고 소개되었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출시 당시 그녀는 컨셉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2인 1조라는 전우조 컨셉은 변신으로 대체되었고, 안티 암살자라는 역할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녀 스스로 암살자가 되었죠. 출시이후 그녀는 누가 봐도 엉성하고 성의 없게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인식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성능은 또 뛰어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출시당시 그녀의 성능은 최악이었습니다. 애초에 초기 컨셉이 쌍검을 든 암살자로써 원거리 챔피언이 아니었고, 변경 당시 폐기된 2개의 컨셉을 완전히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어거지로 끼워 맞추려는 노력들 때문에 그녀는 상당히 어중간한 능력치와 스킬셋을 가지게 되었죠.
결국 그녀를 디자인한 Iron stylus이 퀸은 출시에 다소 서두른 감이 적잖아 있는 챔피언이라 사실상 인정함으로써, 제작자가 실패작이라 인정했는데 뭘 더 바라는 거야? 그녀는 근본적인 컨셉과 설계부터 잘못된 챔피언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라이엇에도 이를 인지했는지 퀸에게 두 차례의 상향을 주었습니다. 확실히 그 이후 퀸의 성능은 전에 비해 보다 나아졌습니다. 비록 라인전 한정이라 할지라도, 그녀는 1대 1에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으며 순간적인 폭딜을 퍼부을 수 있는 발러 폼으로 인해 스플릿 푸쉬 운영과 끊어먹기 등 그녀만의 운영법이 더욱 도드라지게 되었습니다.
출시 이후, 1대 1에 강한 그녀의 특성상 탑이나 미드에 보내는 시도가 있었고, 이것은 예상외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탑에서는 실명과 거리 벌리기로 인한 일방적인 딜교 능력이, 미드에서는 발러의 순간적인 폭딜과 어마어마한 로밍력이 빛을 발했죠. 또 발러만 영웅대접 받는 건가? 그로인해 요즘 퀸의 인식자체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조금 나아진 것일 뿐, 여전히 그녀에 대한 인식은 매우 안 좋습니다.
퀸은 매우 독특한 원딜입니다. 원딜로 키우되 암살자 같은 운영이 필요하고, 다른 원딜들의 안정적인 플레이가 아닌 위험을 무릅쓴 과감한 플레이가 요구됩니다. 항상 위험을 감수해야만 다른 원딜들과 등을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점, 퀸이 아직까지 고인취급을 받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일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그녀는 상당히 고난이도의 컨트롤 능력과 운영법을 요구하는 챔피언입니다. 플레이어에 따라 그 능력이 오락가락 할 수밖에 없는 챔피언이죠. 그렇기에 사람들로부터 인식이 안 좋을 수밖에 없고 그 인지도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녀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그녀의 픽 자체가 트롤이 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다만 충일 수는 있겠지. 당신이 그녀에게 투자한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녀는 스스로의 숨겨진 강력함을 여러분들에게 보여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그녀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퀸 좀 해보신 분들은 이해하실 거예요.
3. 코르키
마지막은 픽률 1.53%(99위)를 가지고 있는 코르키입니다. 사실 좀 의외의 챔피언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는 한때 원딜 3대장 자리를 꿰차고 있던 주류 원딜들 중 하나였는데 말이죠. 좋았어, 이것으로 고인 원딜들도 3대장이 될 가능성을 얻은 거야!
코르키는 시즌 2후반에 그레이브즈가 너프를 먹고 삼위일체 템이 재조명되면서 원딜 3대장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코르키 특유의 순간 폭딜은 정말로 어마어마한 것이었고, 사실상 트포가 나온 이후에 코르키와 맞딜로 이기는 원딜은 없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시즌 3가 되면서 삼위일체가 너프되고, 몰락한 왕의 검이 새롭게 재조명 되면서 코르키의 승률과 픽률은 곤두박질치게 됩니다. 스킬 딜이 주가 되고, 마나소모량이 상당히 높은 코르키의 특성상 삼위일체의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삼위일체의 몰락이 코르키의 몰락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그 당시 유행했던 몰락한 왕의 검은 스킬딜 위주인 코르키에게 전혀 쓸모없는 것이었고, 스킬 딜 챔피언들이 자주 쓰던 칠흑의 양날도끼는 코르키의 스킬 대다수가 마법피해라는 점 때문에 쓰이질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 코르키의 입지변화를 안타깝게 여긴 걸까요? 3.10A 패치로 인해 몰락한 왕의 검이 너프되고, 삼위일체가 다시 버프되면서 코르키는 다시 원딜 3대장의 자리를 꿰차게 되었습니다. 왕의 귀환이다. 거지 깽깽이들아! 얼마 전까지 고인으로 취급받던 원딜이 하루아침에 거짓말과도 같이 op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코르키가 다시 대회에서 미쳐 날뛰면서 원딜들 중에 가장 큰 존재감을 과시하게 되자, 이를 보다 못한 모렐로가 3.13패치를 통해 코르키를 크게 너프시켰습니다. 대체 애를 몇 번 죽이는 거야;; 기본 공격 속도에서부터 초반~후반DPS까지 모두 하향되었고, 궁극기 너프로 인해 코르키 특유의 폭발적인 딜링 역시 미미해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코르키는 대회에서 순식간에 사라졌고, 일반게임이나 랭크게임에서 역시 성격이 많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다시 고인으로 되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본격 회귀하는 챔피언.
코르키의 승률이 하루아침에 급락하게 되자, 코르키를 너무 너프시켰다고 생각한 라이엇은 다시 3.14패치를 통해 다시 코르키의 스킬들을 손봤습니다. 그만 손대 미친놈들아! 확실히 3.14패치로 인해 코르키의 딜량은 전보다 높아지게 되었으나, 라이엇이 인광탄(Q)스킬의 사거리를 늘리는 대신 투사체가 있는 스킬로 바꿔버리는 바람에 코르키는 버프도 너프도 아닌 수혜를 받게 됩니다. 이때부터 입으로 인광탄을 쏘는 현재의 코르키가 자리하게 되었죠. 입에서 인광탄이? 흠좀무;;
최근 패치로 인광탄에 0.5AD계수가 새로 추가되면서, 인광탄을 맞히기만 한다면 엄청난 데미지를 뽑아낼 수 있게 되어 그나마 고인의 인식에서는 벗어난 듯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잘하는 사람은 잘하고 못하는 사람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에 주류 픽으로 되돌아오기에 당장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정리하고 보니 얘도 참 인생 파란만장합니다.
지금까지 비주류 원딜 3대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본 글을 진지하게 읽어 보셨을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그냥 슥슥 넘기듯 대충 훑어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너말이야 너.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원딜 3대장들이 메타에 변화에 따라 바뀌듯, 비주류 3대장들도 언젠가는 바뀌게 됩니다. 지금 원딜 탑으로 알려져 있는 케이틀린이 언젠가 비주류 3대장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웃음)
그러니 비주류라고 무조건 눈살 찌푸리지 말고, 색안경끼지 보지 말고, 졌다고 탄식하지 말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봐 주십시오. 그들도 엄연한 챔피언들이고, 그들도 그들만의 개성과 능력이 있습니다. 현재의 메타와 맞지 않는다고요? 왜 꼭 현 메타에 맞춰야만 하죠? 승리하려면 꼭 정해진 챔피언들이 있는 겁니까?
메타가 챔피언을 결정하진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결정한 그 챔피언들이 현 메타를 만들뿐이죠.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두서없고 난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