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토론장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토론] 린저씨가 보는 검은사막이란 게임...

추억의순간들
댓글: 19 개
조회: 5327
추천: 1
2013-11-29 18:32:11

이글은 어제 올린 "리니지가 망해야 MMORPG가 더 발전한다"라는 제목글에 이어지는 이야기다.

 

어제의 글에서 나는 리니지의 비극을 이야기했었다. MMORPG의 본질에서 멀어져 가는 리니지의 비극, 그 비극을 잉태하는 주주자본주의의 극악의 폐해, 기업 혹은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이윤추구본능의 그 비인간적 갈구와 무한 탐욕의 결정판으로써의 리니지의 비극...

 

비단 이 비극이 게임산업에만 국한된 이야길까? 그렇지가 않음을 우리는 일상의 경험을 통해서 절감한다. 포기할 수 없는 비인간적 갈구, 비인간적 무한탐욕의 자본주의체제하의 일상을 통해서 말이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억압과 강제, 예속과 구속, 자발적 노예들의 삶(자유노동자들)과 노예를 부리는 주인들(자본가들)의 삶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그 비극들...

 

얼마전엔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의 노동자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그의 유서엔 "배가 고프다."라는 글이 적혀있었더랜다. 생물학적인 배고픔이 아닐거다. 하루 12시간 이상을 고객들 불평불만 앞에서 억지로 웃어야 하고, 거기다가 관리자들의 업무독촉에 시달리며, "자유" 자유에 대한 목마름, 그 자유에 대한 목마름을 "배가 고프다."라는 말로 표현하며 떠나가신 걸꺼다. 그는 삼성전자의 정직원이 아니라 아웃소싱 업체의 파견직이었다고 한다.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 분업화된 대량생산체제에 예속된 노동자들은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해 자유를 잃어 버렸다. 출퇴근에 허비하는 시간에다가 노동시간, 그리고 잠자는 시간을 빼고 나면 자유를 만끽할 시간이라고 해봐야 24시간중, 겨우 서너시간이다. 그 서너시간마저도 한숨을 푹푹 내쉬며 내일을 걱정해야 한다. 애들 교육, 노후대책, 건강, 내일 당장 달성해야 할 업무 스트레스... 기타 등등...

 

노예는 행복하다. 자신의 자유를 주인에게 갖다 바치는 것으로 의식주를 해결한다. 주인이 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는 한, 주인도 노예를 버리지 않는다. 더구나 주인은 노예를 극악으로 착취하지 않는다. 극악의 착취는 노예를 병들게 하고 쓸모없게 하므로 주인에게 있어 그건 재산(노예)의 상실인 거다.

 

고대의 노예나 중세의 농노를 벗어난 우리 자유노동자들, 우리에겐 자유가 있다. 수만 가지의 직업이 있다고 이야기되는 문명사회, 그 수만 가지의 직업중 하나를 선택할 자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유가 진정한 자유였던가?

 

오늘도 자유노동자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스펙을 쌓기위해 피땀을 흘린다. 자신의 의식주를 책임져줄 기업 혹은 산업의 정규직 노예가 되기 위해서... 자유를 포기하는 걸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잡담이 길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 . .

.

.

.

린저씨가 바라보는 <검은사막>이란 게임...

 

검은사막이 리니지의 3D버전이란 이야기가 회자된다. 어떤점이 그러하다는 걸까? 이걸 파악하기 위해선 먼저 리니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리니지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 이 명제에 누구인가는 토를 달 수 있다. "왜 리니지가 자유도가 높은 게임인가? 대답해 봐라." 바보같은 질문이다. 이건 마치 왜 설탕이나 초콜렡은 달콤하냐? 라는 질문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자유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해 보자.

 

자유라는 용어는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자유의 대상이 있어야 한다. 가령 주거의 자유라든지, 노동의 자유라든지,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라든지 기타 등등..., 무언가 억압하거나 거추장스럽게 속박하는 어떤 대상으로 부터 벗어나는 걸 자유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가령 근대 자유주의의 탄생은 봉건왕족, 봉건귀족들의 특권과 권력, 즉 신분제를 벗어나는 자유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그 결과물이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인 것이고 또한, 자본주의체제의 억압과 속박의 원인인자인 자본(가)의 착취와 예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롤레타리아가 외치는 자유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인 것이다.

 

말하자면 그 어떤 예속도 없는 상태, 억압이나 구속이 없는 상태일 땐 자유를 갈망하지 않는다. 자유가 필요없는 상태이니...

 

리니지 (현재의 리니지가 아니라 초창기의 리니지)게임을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그거다. 장비착용에 그 어떤 제한이나 구속이 없었으며, 그 어떤 사냥터도 랩제한이나, 시간제한이 없었음은 물론, MMORPG의 본질을 훼손하는 그 닫힌 세계, 인스턴트 던전을 강제하지도 않았다. 또한 파티플을 강제하며 탱딜힐이란 도식으로 클래스 역할에 제한을 가하지도 않았다.

 

가령 아키에이지란 게임을 보자. 높은 자유도를 내세우며 수 많은 컨텐츠로 중무장해, <선택의 자유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는 명제를 기정 사실화하고선 아키에이지가 등장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했던가? 컨텐츠의 그많은 수만큼이나 오히려 자유를 제한해버리지는 않았던가?

 

와우류 게임들은 또 어떠했던가? 퀘스트로 유저들의 자유를 억압하지는 않았던가? 또, 인던레이드로 유저들의 자유를 속박하지는 않았던가? 방대한 컨텐츠를 내세워 선택을 강요하고, 획귀아이템 착귀아이템등으로 가하는 제한들, 아이템에 랩제나 스킬제한을 가하는 독재, 또한 파티플을 강요하며 탱딜힐 어쩌고 저쩌고로 유저를 구속하지는 않았던가?

 

초창기의 리니엔 저따위 강제나 구속, 예속, 억압이 없었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현재의 리니지엔 위에 구구절절 써 내려간..., 그러한 비극적 부자유가 다 들어 있다. 아이템에 랩제한, 사냥터에 랩제한, 착귀시 거래불가 아이템, 획귀시 거래불가 아이템, 탱딜힐을 강요하는 인던 파티플, 시간제한 사냥터, 컨텐츠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치장해선 그걸 강요하는..., 선택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유저를 구속하는 컨텐츠들..., 지금의 리니지엔 다 들어있다. 놀랍지?

 

더 놀라운 일은 엇그제 리니지1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개발자가 말한 미래의 리니지의 방향성이다. 위에 구구절절 이야기한 그러한 제한과 강제에 더해서 앞으론 게임플레이 시간마저도 제한하겠다고 한다.

 

말하자면, 월정액 3만원 과금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변명은 그럴듯 하다. 예를 들자면 하루 한 두시간 플레이하는 라이트유저에겐 3만원 투자하면 혜택을 듬뿍 주겠다는 거고, 하루 대여섯 시간 플레이하는 중라이트유저에겐 6만원을 내라는 것이며, 하루 열댓시간을 플레이하는 헤비유저에겐 십 몇만 원을 내라는 것이겠다. 기가 막히지 않는가?

 

놀라운 일이 아닌가? 그러나 더 놀라운 일도 있다. 대규모 오토작업장을 더이상 제재하지 않겠단다. 플레이 시간에 따른 과금의 가중치 부여로 오토작업장에 타격을 주겠단다. 이건 뭔가? 오토작업장을 끌어들여선 과금방식 변경을 변명하는 것이다. (로그인시마다 핸드폰 본인인증을 당장 의무화하고..., 적발된 오토사냥 계정은 물론 해당 주민번호로 등록된 모든 계정을 영구적으로 게임제한.., 이걸 1년만 실시해도 오토사냥 100프로 없어진다. 그런데 안한다. 왜? 돈 때문에...)

 

이제 검은사막이란 게임을 이야기할 시간이다.

  

리니지는 로그라이크류중 넷핵과, 울티마와 디아블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리니지의 3D버전이라 손가락질 받던 R2는 로그라이크류중 ADOM과 울티마와 디아블로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과거 R2를 만든 김대일PD가 2006년 봄에 직접 밝힌 이야기다. 말하자면 R2는 리니지를 모티브로 한 게임이 아니라 리니지가 모티브로 삼은 게임들을 모티브로 했다는 얘기지.

 

검은사막도 리니지를 모티브로 한 게임이 아니다. 리니지의 3D버전이 아니란 것이지. 이건 자명한 객관적 사실이다. 다만, 검은사막도 리니지의 혈맹이나 공성시스템은 외면할 수 없을 거라는 점. 그래서 나는 검은사막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지금은 펄어비스의 대표가 된 김대일 개발자에 대한 기대 말이야.

 

한때, MMORPG의 이정표를 세우며 화려하게 불타올랐던 초창기 리니지, 그러나 지금은 죽어가고 있는 리니지...

 

검은사막은 지금의 리니지가 잃어버리고 있는 초창기 리니지의 자유도를 재생산해 내 더욱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검은사막은 개별 컨텐츠를 유저들의 사회성, 커뮤니티에 잘 결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잠깐 샛길로 빠져보자.

 

리니지의 위대성을 말할 때 우린 혈맹 즉, 커뮤니티를 말하곤 한다. 그런데 와우유저들은 커뮤니티를 잘못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엉뚱하게도 인던파티플 내의 파티원간의 파티창 커뮤니티, 게임내 전체채팅창 커뮤니티를 언급하곤 한다. 그리곤 리니지의 혈맹? 커뮤니티 흥? 하며 뒤돌아 서는 거다.

 

하지만 리니지 커뮤니티의 위대성은 와우저들이 말하는 저런게 아니다.

 

리니지의 혈맹은 뜻을 같이하는 유저들이 모인 작은 공동체 사회다. 혈맹 자체가 사회성을 반영한다. 그러한 작은 사회(혈맹)들이 얽키고 설켜 더 큰 사회성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리니지인 것이다. 요컨대 리니지의 커뮤니티란,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가상현실, 리니지의 사회성, 리니지 세계관 그 자체인 것이다.

 

또, 와우유저들이 리니지를 오해하는 것중 하나가 조폭드립이다.

 

리니지의 세계관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일 테지만, 참으로 안타깝다. 리니지는 서구의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서구 중세시대란 뭔가? 조폭들이 난립하던 시대다. 싸움꾼들, 다르게 말하면 조폭, 또다른 표현으론 기사계급, 봉건귀족계급이 농사를 짓는 민중의 수확물을 착취하는 야만의 시대란 것이다.

 

그 야만의 시대에 반기를 들어 정의를 구현하고저 뭉친 집단 그게 혈맹, 즉 피의 맹서로 뭉쳐진 집단인 거다. 리니지는 조폭게임이 아니라 조폭, 야만, 힘이 곧 정의인 약육강식, 그런 부정의를 바로세우려는 희망의 게임이란 것이다. 지금의 리니지는 그 본질에서 아주 한참 벗어나 버렸지만 말이야 초창기 리니지는 그랬다. 리니지원작 만화 스토리도 바로 그러하다. 그래서 어제 관련 글을 올린 거다.

 

새로운 대륙,

 

1, 기존의 아덴왕국을 통일한 정의의 군주가 새로운 대륙으로 진출하는 리니지의 진보,

 

2, 혹은 아덴왕국을 통일한 극악한 성주의 착취에 시달린 일반유저들과 그들을 이끄는 패잔 군주들이 새로운 대륙에 진출해 정의의 왕국을 세우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리니지의 진보.

 

실상, 리니지의 아덴왕국은 우리 대~한민국으로 보자면 지방의 시골 군단위나 소도시급 단위도 안된다. 리니지의 커뮤니티, 사회성은 무궁무진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드를 더 넓히는 것으로, 최대동접 인원을 더 늘리는 것으로 말이야.

 

글 마무리하자.

 

어제 올린 글의 한토막을 가져와 본다.

 

"현실은 잔인하다. 그래픽부터가 리니지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과학이 발전해 그 무슨 ucc니, 뭐니, 눈이 휘둥그레질 새로운 컨텐츠가 등장하더라도 그걸 리니지에 적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어찌어찌해서 최대한으로 잘 적용했다 하더라도 화려한 3D게임들이 만들어 낼 해당 컨텐츠와 비교해선 그 결과물이 초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리니지에게 있어선 자유도가 중요한 것이다. 컨텐츠도 중요하지만, 리니지에 있어선 그보다 더 중요한 거다 높은 자유도의 사회성 말이야.

 

중세시대를 보자면 서양의 경우 '국가'라는 개념자체가 없다보니 국가내의 각 지역 영주의 지배영역에 따라 정치시스템이나 문화가 천차만별로 다름은 물론, 언어까지도 다른 지역이 많았다. 가령 프랑스를 보면 개별 영주가 전제정치를 펼치는 영역이 일백 수십에 이르고, 독일(프러시아)의 경우엔 그보다 더 많았다나? 백설공주나 잠자는 공주이야기 등도 사실은 국가의 공주가 아니라 일부 지역 영주의 딸이었다는 사실.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시조인 앙리 4세가 프랑스 왕이 되었을 때, 그는 서남부 지방의 나바르 왕국의 일개 왕이었다. 가장 유력한 봉건귀족의 하나였지만, 봉건법에 따라 왕이라 부른 거다.

 

그러니 그런 작은 아덴왕국으로도 유저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정치, 사회, 문화가 있었는데 하물며 동접 십 수만에 수십개 왕국이 존재하는 리니지엔 또 얼마나 각각 독특하고도 다른 상황들이 펼쳐질 것인가 말이다. 거기다가 저마다의 왕국들이 서로 갈등하며 전쟁하거나, 때론 화합하고 교류하며, 만들어 갈 이야기는 또 얼마나 흥미진진할 것인가 말이야.

 

이런 mmorpg게임을 꿈꾸는 게 린저씨들만의 생각일까? 와우저들도 그렇지 않겠는가? 그외 여타 어느 게임이든 예외없이 모두 다 꿈꾸는 차세대게임의 미래상이 아니겠는가? 일반유저들이 그러한데, 하물며 게임개발을 업으로 하는 관련 전문가들이야 더 말하면 무엇하랴.

 

그렇다. 리니지는 컨텐츠로 승부해선 안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리니지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 거기에 중점을 두면 여타의 3D게임들에 앞서 나아갈 수 있으며, MMORPG의 선구자의 위치가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미래의 영광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리니지로 보건대, 불가능한 일인 것같다. 리니지의 3D버전이라 회자되는 검은사막게임이 리니지보다는 더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린저씨인 나는 검은사막을 기대한다.

Lv12 추억의순간들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