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린저씨가 보는 검은사막>과 <린저씨가 보는 아키에이지>에 이어지는 글이다. 말하자면 그냥 잡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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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이었을 거다. 건설업 막노동 잡부일을 할 때였어. 같은 잡부중에 게임..., 그것도 mmorpg게임 관련일을 하다가 잡부일을 나온 사람이 있었다. 친해져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참으로 마음이 아팠더랬는데, 그의 이야기를 대충 요약하면 이렇다.
1, 몇이 모여서 자본을 투자해 mmorpg를 만들기 시작했다.
2, 하지만, 처음 예상과는 달리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
3, 결국 게임개발을 중단하고 투자자를 찾아 나서야 했다.
4, 가진 재산 다 털어 넣은 데다가, 집마저도 언제 경매에 넘어갈 지 모를 그런 상황.
5, 당장 입에 풀칠하는 게 급하다보니 잡부일을 나오고 있다.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연락이 끊겨 알 수가 없다. 마음속으로 나마 잘 되었길 바랄 밖에...
그렇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중소게임사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mmorpg게임이 초거대화되고 있다. 천문학적인 자본이 아니면 아예 만들 꿈도 꾸지 못할 상황으로 바뀌고 있는 거야. 만약 이 상태가 계속되면 중소게임사들은 대기업의 하청일이나 해야하는 상태로 전락하고 만다. 아니, 어쩌면 이미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게임업계와 상관없는 일을 하다보니 자세히는 잘 모른다.)
잠깐 샛길로 빠져보자.
리니지가 성공한 이유를 수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했었다. 나 비록 전문가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유중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리니지는 처음부터 완성된 상태로 등장한 게 아니라 게임사와 유저가 함께 만들어 나갔기 때문이란 거.
무슨 말인가 하면, 리니지는 처음 시작부터 완결까지 즉, 그 비좁은 말섬부터 시작해서 후엔 아덴성으로 완결될 때까지 무려 4년(?) 5년(?)이란 세월이 걸렸다는 것. 추가되는 컨텐츠 그 하나하나마다 유저들의 어마어마한 반대 거부나 때론, 찬성 환영을 통해서 (게임사와 유저가 함께) 하나하나 만들어 갔다는 것.
아키에이지도 그랬던 걸로 안다. 클로즈베타 때부터 게임사에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하나하나 컨텐츠를 추가해 나간 걸로 안다.
이쯤에서 의문을 가져야 옳다. 리니지는 성공했는데, 아키에이지는 왜 미흡했다고 회자되는 걸까? 전문가가 아니라 자신있게 이렇노라 말할 수 없지만, 조심스럽게 언급해 보면...
1, 클로즈베타 그 긴 시간을 함께한 유저들은 하나하나 추가되는 컨텐츠에 익숙해 어떻게 즐겨야 좋은지를 잘 알고 있었던데 반해, 오픈과 함께 밀려 든 수많은 나머지 유저들은 모든게 낯설고 어색했다는 거. 그래서 뭘 어찌해야 하는지 잘 몰랐던 거 아닐까?
2, 반면에 리니지의 경우엔 무려 수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통해서 컨텐츠가 하나하나 추가된 것이기에 대다수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컨텐츠가 등장할 때마다 이전의 컨텐츠와 유기적으로 연계해서 즐길 수 있었던 거고.
3, 추가해서 언급하면, 먼저 시작한 기존유저들이 새로 유입된 유저들을 이끌어 주는 데에 리니지유저들은 적극적이었지만, 아키에이지는 미흡했다는 점도 있지 않았을까? 요컨대, 리니지에만 존재하는 혈맹이란 독특한 컨텐츠도 한 몫을 했을 거라는 거야. 혈맹에 가입하려면 어디 사는지, 연락처는 뭔지, 직업이나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다 밝혀야 한다. 현실로도 서로 끈끈하게 연을 맺게 되는 거야. 그러니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겠나?
(다른 게임도 지금 다 그러고 있거든? 이라고 반박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과 과거 리니지초창기와는 시대상황이 다르다. 그땐 유저들의 성향이 지금만큼 개인주의적이진 않았다.)
다시 원치치로 돌아가자.
와우라는 대작게임 때문에 유저들의 성향이 달라지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다. 이를 테면, 완성돼 만들어져 나오는 게임이 아니면 쳐다도 안보는 건 물론, 대작이라고 불리우는 게임이 아니면 아예 거들떠도 안보는 성향으로 유저들이 바뀐 것이지.
와우라는 명작게임..., 들어간 돈이 500억? 아니면 700억? 지금 돈으로 치면 1천억 가까이 투자된 게임.
그렇다. 대~한민국 중소게임사에서 저런 게임 어떻게 만드냔 말이지. 그땐 수 십억 정도만 투자해도 우리 대~한민국에선 대작으로 봤던 상황이 아니었나? 수 십억이 애들 장난인가?
유저들의 성향이 바껴야 한다. 대기업들의 경우 그냥 지금처럼 완성형으로 선보이는 대작들 내면 된다. 다만, 유저들의 성향을 바꾸는 데에도 힘써줘야 한다는 거지.
엇그제 올린 그런 거 말이야. 모호한 대륙식 업데이트...,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유저들과 게임사가 하나하나 함께 만들어 가는 대륙을 리니지나 아이온 블소에 집어 넣어 주는 거..., 만약에 이거 성공시키면 그리고 유저들이 그런식 게임에 흥미를 갖게 되면, 중소게임사도 희망을 갖게 되는 거다. 하지만 제네들이 그럴일은 없을 거야. 지금도 유저들 등골 빼 먹는라 바쁘거든. 잘 나가고 있는데 뭐하러 그런 모험을 할 거냐고.
혹시 아키에이지는 다르지 않을까? 처음부터 아키에이지가 추구했던 기본방향이 그거 였잖아?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게임에 최대한 반영하는 그 아름다운 열정들... 핀트가 어긋나 미흡했던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방향은 옳았잖어.
끝으로 와우에 대해서 잠깐 언급해야 겠다.
리니지를 플레이하다가 와우로 넘어간 린저씨들 많이 봐 왔다. 다들 와우 칭찬에 입이 마르더군. 신세계를 봤다는 거야. 그랬던 그들 중에도 많이들 리니지로 복귀하더라. 리니지엔 리니지만의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런 매력이 있다. 이쯤에서 이런 말 하는 사람 꼭 있다. 돈이 되니까 그래서 그런거 아니냐? 라는... 제발 그러지 좀 마라. 지금도 리니지에 수십, 수백씩 다들 꼴아 박고 있으니까. 일반유저가 무슨 돈을 벌어? 자동작업장이나 게임사에서 다 쓸어 담는 거지.
어느날 그런 생각을 했었다. 만약 와우에 모호한 대륙식 업데이트가 된다면? 와우유저들의 반응은 어떨까?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린저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모호한 대륙식 업데이트를 주장해 왔었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리니지, 용의 계곡 즉, 기란성 업데이트부터 다시 시작해 지금과는 아주 다른 방향으로 리니지를 만들어 가는 그런 업데이트... 혹은 그런 신서버의 등장을...
만약 와우에 모호한 대륙식 업데이트가 된다면? 와우유저들의 반응은 어떨까?
만약 엔씨에서 리니지에 그런 업데이트를 한다면?
만약 아키에이지에서 그리 한다면?
나..., 게임에 대해 뭣도 모르는 데다가 지식도 얕다. 더구나 실패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그저 일반유저야.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참 그렇다. 주제넘는 짓임에 틀림없어. 그러니 이쯤에서 그만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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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게임사와 중소기업 게임사의 상생..., 터무니 없는 바램일 수도 있지만,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