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게임에 대한 적응력도 뛰어나고 패키지 게임과 PC 게임은 기본 베이스로 깔고 들어가는...'
(씨즈님의 언급중에서...)
나는 저런 기본베이스가 없다. 더구나 전문 지식도 없다. 게임 경험이라고 해봐야 리니지다. 이외엔 그저 살작 맛만 본 게임들, 것도 손에 꼽을 정도이며 거의 다 국산 MMORPG들. 하지만...
게임에 대해 설레발 치려면 기본베이스가 있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도 있어야.
그래야 제대로 '설레발' 칠 수.
결국 이말은 뭔가? 인벤 게임토론게시판 당장 문 닫아야 한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기본베이스를 깔고 들어가는..., 거기다가 전문지식도 갖춘 일반유저가 대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렇다. 인벤의 게임토론게시판이 의미가 있는 것은, 뭣도 모르는 일반유저가 전문가들이 놓치고 있는 무엇, 혹은 전문가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포기해 버리는 무엇에 대해 시끌벅적 떠드는 데에 있다. 뭣도 모르는 일반유저들이 설레발치는 것을 우습게 보아 넘겨선 아니 된다는 거...
그래서 오늘도 나는 뭣도 모르면서 그 얕은 지식으로 아키에이지에 대한 설레발을 시작한다. 메롱~
아키에이지를 잘 모른다. 플레이한 적 없다. 아키에이지를 무척이나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먹고사는 일이기에 말이지.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야 게임이 삶의 존재의 이유거나, 또는 방편일 수 있겠지만, 그저 취미로 삼는 사람에겐 그렇지가 않다.
그러므로 린저씨가 보는 아키에이지에 대한 이 설레발도 얕은 지식으로 풀어내는 고약한(?) 취미의 하나일 뿐이니, 너무 심각하게 덧글 달지 말기 바란다.
린저씨가 보는 아키에이지...
내년 1월이면 아키에이지가 1주년을 맞이한다고 한다. 맞나? 이게 중요한 건 아니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여튼 미흡했던 부분을 채워넣는 업데이트를 한다고 하던데, 결과가 어찌 될지는 잘 모르겠다. 나와봐야 알겠지. 떠났던 유저를 끌어모을 뭔가 비장의 무기가 있을지? 또, 새로운 유저를 끌어들일 어떤 흥미로운 뭔가가 준비돼 있을지? 어떨지 말이야.
기본베이스도 없는데다가 전문지식도 없지만, 내가 만약 아키에이지개발자라면 다른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할 거다. 발상의 전환이지.
먼저 아키에이지의 미흡점으로 회자되는 부분을 보자. 컨텐츠간의 유기적 연계가 미흡했다라고 한다. 이말인 즉슨, 아키에이지의 세계관에 개별 컨텐츠가 제대로 화학적 결합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겠다. 그렇다면 아키에이지의 세계관이란 뭔가? 그런데 세계관? 이거 제대로 파악해 시작하는 유저 몇이나 되겠나?
잠시 샛길로 빠져보자.
리니지가 위대한 게임으로 칭송받는 이유는 컨텐츠, 특히 혈맹과 공성을 리니지의 세계관에 잘 접목시켜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거기 가상현실에 빠져들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더구나 당시의 유저들은 mmorpg를 게임으로 보지 않았다. 콘솔패키지게임에 이미 빠져든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때의 리니지유저 대부분은 <외국게임에 대한 적응력>은 커녕 외국게임을 접한 적도 없었고 또, <패키지 게임과 PC 게임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들어...> 갈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그러하였기에 당시의 리니지유저들에겐 리니지가 현실 그 자체였던 거다. 지금도 그렇다. 리니지는 게임이 아니라 현실속의 또다른 작은 현실이다.
반면에 와우는 리니지와 다른 방향에서 위대한 게임으로 칭송받는다. 퀘스트라는 컨텐츠로 와우의 세계관에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잘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뭔가? 아키에이지의 미흡점이란 유저들이 아키에이지의 세계관에 빠져들도록 만드는 데에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겠다. 리니지식으로도, 와우식으로도 아니면 아키에이지만의 그 무엇으로도 다 부족했다는 이야기지.
내년 1월에 업데이트한다는 아키에이지의 내용을 언뜻 보건대, 기존의 방향성을 고수하려는 것같다. 리니지식과 와우식 방법의 장점을 더 잘 살리는 방향으로 꿋꿋하게 나가겠다는 거. 성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라면 다르게 방향을 잡겠다. 이렇게...
지금 아키에이지에 몇개의 대륙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대륙을 만드는 거다. 이름을 '모호의대륙'이라고 지어보자.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대륙 모호한 대륙...
1, 이 신대륙에 진출하면 그 즉시 기존대륙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게 다 사라진다. 아이템, 레밸, 스킬, 지식이나 경험마저도.
2, 벌거벗은 상태로 모호의 대륙을 모험해야 한다. 지도도 없고, 엔피시도 없고, 상점도 없으며, 창고도 없다. 그저 땅속의 채광가능 광물, 땅위의 채집가능 식물, 과일, 물고기, 그리고 바글거리는 저래벨 몬스터에게서 획득할수 있는 열악한 무기나 방어구 또, 그 몬스터들이 채광했을 광물이나 채집했을 재료들...
3, 만약 구대륙으로 돌아오면 신대륙에서 획득한 모든 것이 다 사라지지만, 사라졌던 구대륙의 레밸과 아이템 기타등등이 다시 이전상태로 돌아간다.
4, 신대륙으로 또다시 가면? 과거 신대륙에서 획득했던 것들이 그대로 존재한다.
5, 신대륙에 진출해 정착하는 유저들은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원시시대 그 자체다. 다만, 기본적인 시스템은 구현돼 있어야 할 거다. pk에 대한 적당선의 제한 같은 것들.
요컨대, '모호의대륙'을 업데이트하는 걸로 리니지식 자유도 높은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을 끌어 들이고, 또 아키에이지를 떠나간 유저들에겐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돌아오게 만들 수 있다. 거기다가 현재의 아키에이지에 지루함을 느끼는 유저들에겐 가끔 바람쐬러 둘러보게 만들 수도 있다.
'모호의대륙'의 미래는 온전히 유저들에게 맡겨둔다. 게임사는 그저 신대륙을 모험하는 유저들이 원하는 어떤 컨텐츠나 시스템을 심사숙고해 하나하나 업데이트해 나가면 된다. 다만, 그전에 유저들에게 미리 밝혀야 한다.
"여러분들이 지금 이런저런 컨테츠나 시스템을 원하기에 이런 업데이트를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유저들의 의견을 한번 더 자세히 청취한 이후에 업데이트하는 거다. 게임사가 혼자 결정해서 업데이트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거.
글 마무리할 거다.
아무것도 없는 게임, 그저 채광물, 채집물, 몬스터들만 존재하는 게임. 그 어떤 컨텐츠나 시스템이 구비되지 않은 원시시대의 게임, 앞서 언급한 '모호의대륙'같은 그런 게임이 등장한다면? 그렇다 곧바로 망한다. 아니, 애초에 만들어 질 수도 없다. 그런 게임에 투자할 투자자는 없다.
그러나 와우나 아키에이지처럼 혹은 리니지처럼 어느 정도 완성된 형태를 갖춘 게임들이 업데이트형식을 빌려 그런 게임을 구현한다면? 그리고 그것에 성공한다면 어떨까?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자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는, 또 명함을 내밀었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작금의 게임산업..., 문제가 있지 않나?
중소게임사는 그런 천문학적인 자본이 없다.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적시한 그런 게임, 즉 그저 채광물, 채집물, 몬스터들만 존재하는, 그리고 그 어떤 컨텐츠나 시스템이 구비되지 않은 빈 그릇같은, 원시시대같은 게임은 중소게임사에서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유저들과 소통하며 하나 하나 업데이트를 통해 채워 넣을 수 있다.
창조적 발상, 진보적 발상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의 특권이다. 요컨대 가진 것 많아 지킬 것도 그만큼 많은 대기업은 보수적, 수구적, 퇴보적일 수밖에 없지만, 가진 것 없는 중소게임사는 그만큼 창조적 발상을 통한 진보의 건설 가능성이 더 높은 거다.
대기업 게임사들, 그들은 바쁘다. 유저들의 등골을 빼먹느라 정신이 없어 mmorpg의 진보에 관심을 기울일 시간이 없다. 그리고 중소게임사는 당장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숨이 벅차 창조적인 무언가를 시도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러하니, 신생 게임사이면서도 유저들에게 상당한 내임밸류를 가진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가 먼저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빈 공간으로 부터 시작해 유저들 스스로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게임사에선 한발 물러서서 단지 유저를 보조해주는...,
그런 신대륙의 업데이트...
그리 한다해서 손해볼 건 없을 거다. 충분히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