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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09년도에 작성한 '게임 불감증'

아이콘 몬헌망치
댓글: 4 개
조회: 2391
2014-10-11 19:12:30

 

 

흔적(迹)은 인간(人間)의 본성(本性)이 아닐까? 
-흔적 : 어떤 형상이나 실체가 없어졌거나 지나간 뒤에 남은 자국이나 자취
-본성 : 본래부터 타고난 성질 즉 천성(天性)을 의미하며, 사물이나 자연 현상의 경우에는 본래부터 있던 고유한 특성을 의미함

인류의 등장을 약 200~300만년전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간이 아닙니다. 인간은 이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흔적을 남겨왔고,
우리들은 역사적 유물이나 서적으로 이를 알 수 있고 증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적는 행위도 어쩌면 흔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나 제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작성하는 댓글,
그리고 밖으로 나아가서 행하는 사소한 낙서,
단순한 이동으로 생기는 발자국, 타이어자국
이 모든 것들이 흔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생각해보았습니다.
위에 등장하는 짧은 독백처럼 흔적을 남기는 행동은
인간과 따로 분리할 수 없는 한 부분이 아닐까요?


앞서 저는 우울증과 게임불감증 이 두가지를 연결시켜 생각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게임불감증이라는 것이 어떤 증상인지에 대해서만 다루었고
그 해결책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저는 언급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흔적을 남기는 인간의 본성과 게임불감증이라는 말에 연결시켜
짧은 글 솜씨로 해결책에 대해 풀어보고자 합니다.


1. 싱글게임에서 우리가 남길 수 있는 흔적들.

SAVE와 LOAD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싱글게임에 존재하는 SAVE와 LOAD는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우리의 인생은 절대로 게임 속의 SAVE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살아오면서 쌓아온 경험과 추억들을
간간히 두뇌를 통해 떠올려 볼 수 있는 것이 전부이고, LOAD처럼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간단히 SAVE와 LOAD를 정의해보면...

게임속의 SAVE - 개발자가 특정 분량을 준비해둔 컨텐츠에
 사용자가 소비하고 남은 분량을 기준으로 컴퓨터 하드에 작은 FILE로 저장하는 행위
게임속의 LOAD - SAVE FILE에 저장된 기준을 불러오고 사용자가 그 기준으로 부터
컨텐츠를 소모하기 위해 행하는 행위

이렇게 소중하게 저장된 FILE들은 지워져버리거나 없어지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듯 無로 돌아가버립니다.
다만 사용자의 두뇌속에 작은 추억으로 남을 뿐이죠.
이는 누군가와 공유할 수 없는 추억이고... 혼자만의 씁쓸한 추억일 뿐입니다.

숱하게 반복되는 SAVE와 LOAD는 게이머에게 1차적 게임불감증을 안겨주었습니다.
게임불감증은 흔적을 남기지 못하는 데에서 나오는 일종의 허무감
다르게 말한다면, SAVE와 LOAD라는 반복적인 행위에 대한 실증이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는 여러사람과 같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게임을 꿈꾸었고,
온라인 게임이 등장했는지도 모릅니다.

싱글게임에서 나는 알 수 없는 갈증을 느꼈다.
무엇일까? 이 끝없는 허무함......
여러사람과 경쟁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게임이 등장했을때
나는 '온라인게임'이라 불리는 이 것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싱글게임에서 느낀
알 수 없는 허무함에 또 다시 빠져버렸다.
신작이 나오고.. 또 나와도.. 예전에 느끼던 그 기분을 느낄 수 없다.
게임을 즐길 수 없다. 도무지 오래 즐길 수가 없다.
무엇이 문제지?

2. 온라인 게임에서 우리가 남기는 흔적들


정말 많은 게임이 온라인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나 이외의 존재들과 대화를 나누고 케릭터의 레벨을 서로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케릭터 이외에..
게임 속 세상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길 수 없었습니다.
(케릭터의 성장을 제외하고는 변화하지 않는 점)

우리가 살면서 보는 그 흔한 발자국조차 남길 수 없었고,
연필만 있으면 가능한 낙서조차 불가능했습니다.
어제 잡은 몬스터가 오늘 똑같은 모습으로 등장하고
NPC들은 늘 같은 말만 되풀이합니다.

'나'라는 존재가 없어져도 게임 속 세상은 잘 돌아갑니다.
아무런 변화없이 내가 있어도, 없어도 똑같습니다.
마치 우울증 환자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처럼..


3. 우리는 게임 속에 흔적을 남기고 싶다.

XXX님이 OOO를 멸종시켰습니다.
유저들의 끊임없는 사냥으로 특정 몬스터를 볼 수 없게 되어버리고
XXX님이 UUU를 이용해 OOO를 등장시켰습니다.
어떤 독특한 유저로 인해 그 몬스터가 다시 번식을 시작한다.
마을에 존재하는 도서관에는 게임 속 유저들이 일구어낸 여러 사건들이
기록된 문헌이 있고, NPC들은 그들을 찬양하고 기억한다.
던전안의 미로에 어떤 유저가 나가는 길을 표시해놓고,
어떤 유저는 이를 방해할려고 엉뚱한 길을 표시하기도 한다.
여행중에 잃어버린 검이 몇년뒤 우연히 어떤 유저에게 녹슨검으로 발견된다.

어쩌면 이러한 것들이 판타지 소설에서나 가능하고
어설프게 모방은 가능할지라도 현재 과학기술로는 불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먼 훗날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감히 주장해봅니다.
붉은 글씨로 표현된 독백을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게임이 나오기전에는 '게임 불감증'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에게는 한가지 죄가 있습니다.

너무 게임을 많이 즐겨본 죄.


게임불감증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게임회사에서 좀 더 유저가 게임에 등장하는 배경에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내놓는 것이 아닐까요?

4.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또 한가지

게임 속 케릭터는 불사의 존재입니다. 게임 회사가 요구하는 갱신일자만 지켜준다면
회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존재하겠죠.
반면에 케릭터는 우리의 인생에 비해 몇배나 빨리 성장합니다.

모순이죠.

우리는 학교에서, 혹은 서적을 통해서 앞서 존재한 훌륭한 위인들에 대해
누구나 한번정도 접해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지금도 살아서 더 뛰어난 행보를 밟고 있다면,
뒤늦게 출발하는 우리 후세의 인간들이 의욕을 갖고 뛸 수 있을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케릭터가 우리의 인생에 비해 몇배나 빨리 성장하듯이..
수명도 그 만큼 짧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상입니다.
 
 
재밌게 읽으셨나요?
요즘들어 글을 작성하기보다 이전에 썼던 글들을
되돌아보는게 더 재밌네요
'아 내가 이런거도 썼나?' 이런 기분? ㅋㅋ

Lv71 몬헌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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