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웅갓 시대의 프로스트는 1.5명의 정글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탑은 캐리형 챔프로 알아서 1인분 해 주고,
봇은 탱키한 원딜을 매라가 서폿해주며 안정성을 꾀했다.
클템은 스플릿푸쉬, 커버 위주의 정글운영을 하며 정글 CS에 상당히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클템의 수비적 운영으로 인한 라인의 불리함을 빠른별의 로밍으로 메꾸고 1.5명의 정글러로 중반을 넘기며
탑이 성장한 후반에 뛰어난 한타능력, 운영능력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양상을 자주 보여줬다.
김동준이 말한 것처럼, 프로스트가 힘들게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빠른별의 로밍이나 매라의 개인기로 초반 라인전에서 큰 이득을 보지 못하는 이상
클템식의 후반 운영을 바라봐야만 했기 때문이다.
시즌2 시절엔 운영능력이 타 팀에 비해 월등하고, 한타능력이 우월했기에 후반에 어떻게든 역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즌3에선 클템의 노쇠화, 그보단 덜했겠지만 역시 지적되고 있던 빠른별의 상대적인 기량저하로 프로스트는 더욱 힘들어졌다.
거기다 헤르메스-매라 조합은 라인전에서 지독히도 약했고, 공격형 정글러가 득세하는 시대인 지금 팀 운영에서 어떤 한계를 절실히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결국 강현종은 공격적 성향의 스페이스를 매라와 묶는 시도를 한다.
사실 매라는 솔랭에서도 상당히 공격적이며, 실제로 카인이나 뮤즈보다 적극적으로 딜교환을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스페이스와 매라의 조합을 연습하면서 프로스트 선수들은 '우리도 봇캐리가 가능하구나'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느꼈을 것이다.
갱맘은 미드 상성상 안정적인 오리아나로 1인분은 해주는 스타일이다.
빠른별보다 로밍은 덜하고, 라인전에서의 cs수급과 생존은 더 안정적인 스타일인데
캐리 가능한 봇듀오의 실력과 요즘 안정적 챔프를 판다는 샤이의 말로 미루어 볼 때
어떤 의미로는 클템 스타일의 육식전환을 포기하고, 아예 클템에 맞춰 팀을 재개편하고 있다는느낌이 든다.
프로스트는 시즌2 초창기의 블레이즈식 운영으로 회귀하려는 듯 하다.
당시 블레이즈는 원딜캐리운영의 극을 보여줬는데,
프로스트는 클템이 육식을 할 수 없다면 1.5명의 서폿을 두자는 식의 운영을 시도해 본 것 같다.
누누가 루비시야석을 마체테 유지 상태에서 엄청나게 빨리 올리고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맵컨트롤에 주력하는 것을 다들 보았을 것이다.
오히려 서폿인 매라보다 루비시야석이 빨리 나왔다.
빈 라인 cs를 먹을 때를 제외하곤, 항상 베인의 옆에 누누나 나미가 있었다.
김동준 해설이 누누의 엄청나게 활발했던 와드박기를 언급해주지 못한 게 의아한데,
오늘 경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오늘 프로스트는 사실상 2서폿이었고,
특히 2경기에서는 누누-나미의 버프와 오리아나의 실드, 쉔의 실드로 원딜의 성장에 몰빵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였다.
샤이는 탱키한 챔프를 가도 라인전과 cs를 압도 혹은 최소 대등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 것 같고,
클템은 극단적인 라인커버-맵컨트롤형의 반 서폿형 정글로 바뀌었다. 육식이 안되면 수비의 극을 보여주면 되는 거다.
미드는 망해도 0.8인분은 해준다는 믿음이 있다.
봇은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럼 봇에 몰빵하자. 이게 프로스트의 생각인 것 같다.
결국 스페이스 캐리를 위해 클템이 정포터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 생각되는데,
누굴 만나도 망하지는 않을 오리아나가 밴 당하고. 누누를 픽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프로스트가 어떤 운영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봇라인이 약한 상대팀 전용'인 프로스트의 카드가 한 장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원딜키우기 운영을 모든 경기에서 계속 보여줄 것인지 다음 경기를 보면 명확해질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으로의 경기에서 누누를 픽할 수 있다면 클템은 어지간하면 누누를 픽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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