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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Sea Demon -4화 - The valencia fleet3

퀘드류
조회: 578
추천: 1
2013-07-07 12:40:09
"수리가 필요한 곳이 몇군데 남긴 했지만, 사망자도 없이 다우를 나포한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네."

 당직임무를 마치고 스톤해머 함장의 만찬에 초대된 로자레일은 스톤해머 함장이 어젯밤의 교전에 대해 이야기하며, 큼지막하게 칼집을 내고 버터와 베이컨기름에 약하게 익혀서 소금과 후추, 샐러리로 간을 하고 타임을 곁들여 올리브유로 맛을 낸 통 송아지 뒷다리 스테이크를 자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젯밤 나포한 사략선에 있던 송아지를 오늘 아침에 도축한 것이므로 신선도 만큼은 확실했고, 저 풍부한 육즙과 윤기흐르는 자태를 보건데, 맛도 환상적일 것이 분명했으므로, 달걀로 만든 에피타이져로 한껏 입맛을 돋군 로자레일로써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한조각 베어 맛을 본 스톤해머 함장이 탄성을 내질럿다.

"젠장맞을! 이거 정말 맛있구만! 자네도 이것 좀 들어보게!" 

 로자레일은 한창 성장할 나이답게 단백질로 이루어진 것은 가리지 않고 좋아했고, 방금 스톤해머 함장이 썰어준 타임을 곁들인 송아지 뒷다리 스테이크는 로자레일이 특히나 좋아하는 요리중 하나였다.

 "하하, 천천히 먹게나!"

제대로 썰지도 않고 입에 쑤셔넣는 로자레일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는 스톤해머 함장은 땅딸막한 키에 덥수룩한 수염, 제 멋대로 풀어헤친 옷자락 등, 해군장교보다는 해적에 더 어울리는 외모였고, 말투 또한 매한가지였다. 

"선상에서 먹는 만찬은 왕궁의 정찬이 부럽지가 않지! 제기랄! 이거 왕실모독죄에 걸리려나? 하하,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세!"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큰 소리로 웃는 바람에 그의 입을 떠난 음식물 파편이 로자레일의 접시 위까지 날아왔지만, 로자레일은 그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수습사관은 선원들과 마찬가지로 바구미가 기어다니는 비스킷과 스프, 삶은 햄이나 베이컨 한덩어리, 김빠진 맥주 한잔이 한끼 정량이었으므로, 함장의 식사에 초대되어 대접받는 정찬은 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드문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이봐! 아만도! 그것 좀 가져와! 그래, 그거 말이야!" 

스톤해머 함장은 기대에 찬 얼굴로 그의 사환을 기다렸다.

"다우의 선장이 뭘 좀 아는 놈이었는지, 포트와인(Port Wine)도 가지고 있더군. 자, 에스파냐 왕국의 공동통치자이신 이사벨1세 폐하와 페르난도2세 폐하를 위해 건배하세." 

 함장실 밖에서 대기하던 함장 사환이 가져온 포트와인을 잔에 따라 로자레일에게 건네준 스톤해머 함장은 그의 잔에도 포트와인을 반쯤 채워 건배를 한 후 향을 음미하고 한모금을 입에 머금었다.

"오! 역시..."

 눈을 감고 포트와인의 맛에 빠져드는 스톤해머의 얼굴에서 애주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그가 황홀감에 젖은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구미가 당긴 로자레일도 포트와인을 한 모금 마셔보았다. 
 입을 대기 전부터 풍기는 강렬한 향기와 짜르르한 알코올의 자극을 씻어내는 혀끝을 적시는 달콤함, 목을 타고 흐르는 특별한 느낌, 여전히 입안을 맴도는 그 향기에, 로자레일은 스톤해머 함장의 기분을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하, 그리고 자네의 승진을 축하하네! 오늘부로 자네는 포티쿨루 호의 장포장 부관으로 임명될걸세."

"감사합니다."

 열렬한 환호로 보답하려고 마음 먹고있던 로자레일은 그 많은 자리 중에서도 하필이면 하드독 장포장의 부관으로 임명된다는 말에 빠르게 피가 식는 것을 느꼈다. 
 노련한 함장인 스톤해머가 로자레일이 무덤덤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모를리 없었다.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로자레일을 응시하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하드독 장포장이 까탈스러운 사람인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네. 하지만 그에게도 장점이 있지. 철두철미한 시간개념과 신속하고 깔금한 일처리, 명확한 신상필벌 정신은 존중받을 만한 점이지."

 하지만 그의 포술실력은 형편없습니다, 라는 말이 로자레일의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가까스로 참을 수 있었다. 스톤해머 함장이 호의적인 눈빛으로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꼭 가르젠 경의 후원이 아니더라도, 자네처럼 잠재력이 풍부한 젊은이는 장래가 밝을 걸세. 자네가 앞으로 군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거야. 그의 밑에서 그의 장점들을 배우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대답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로자레일을 괴롭혀서 즐거움을 얻으려는 가학적인 목적도 아니고, 별달리 반박할 논거도 없을 뿐만아니라 그럴만한 지위도 아니었다.

"그리고."

스톤해머 함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로자레일은 그가 망설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겸손함이 미덕이라는 말이있네. 자네처럼 자신만만한 사람에게는 구태의연한 잔소리로 들릴지도 모르지, 나도 이 말을 조언이랍시고 하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다네. 하지만, 하지만 말일세.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모난 돌은 정을 맞는 법이야."

거기까지 말한 스톤해머 함장이 포트와인으로 목을 적시고 난 후, 로자레일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잠시 뜸을 드리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물론 겸손이 의무라고 하지는 않겠네. 그저 미덕에 불과할 뿐이지. 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유용한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네. 특히 사사건건 대립하는 관계에서 말이야."

로자레일은 스톤해머 함장의 말이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잔에 반쯤 차있는 포트와인을 벌컥벌컥 단번에 비워낸 스톤해머 함장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소리쳤다.

"으하하, 젠장할!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군! 자, 이것도 먹어보게나!"

포트와인은 달콤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20도나 되었으므로, 로자레일도 살짝 취기가 도는 것을 느끼며 스톤해머 함장이 건네준 구운 양파요리를 입에 넣었다. 송아지 뒷다리와 함께 구워내, 그 풍부한 향이 버무려진 양파는 특제 버터 소스와 특히 어울렸다. 부드럽고 기름진 특제 소스와 아삭거리는 식감,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향을 풍기는 구운 양파의 조화는 남자다운 거친 면모와 세심함을 고루 갖춘 스톤해머 함장의 배려심과 닮은 점이 있었다. 그점이 유독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로자레일은 스톤해머 함장처럼 이 양파요리도 좋아하게 될거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사관실에서 항해일지를 작성하던 로자레일은 어떤 한가지 일에 생각이 미쳐, 새로운 종이를 꺼내들고 부지런히 거위깃털펜을 놀렸다.

1487년 11월 26일. 
포티쿨루호 선상에서.

나의 사랑스런 연인 비첼.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는지 궁금하네. 벌써 한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눈을 감으면 그대의 얼굴이 눈에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 
 어제는 스톤해머 함장님의 식사에 초대되서 송아지 뒷다리 스테이크를 먹었어. 네가 특별히 좋아하는 그 송아지 뒷다리 스테이크였지. 암송아지인지 숫송아지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맛있었다는 사실 하나는 확실할거야. 먹는 내내 네가 생각이 나더라구. 그리고 양파 요리도 같이 먹었는데, 그건 특별한 맛이었어. 우리가 즐겨먹지는 않았지만 분명 너도 좋아할거라고 생각해. 수석 주방장에게 양파요리를 부탁하면 너도 그 맛을 알수 있겠지. 비록 우리의 몸이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지만,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요리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정말 행복해져. 물론 너를 직접 만나면 더욱 행복하겠지. 그리고 너의 사랑스러운 하얀 목덜미에 키스한다면 더없이 행복할거야. 어쩌면 그것은 아직은 불가능한 일이야. 당분간 어려운 일이되겠지. 하지만 조만간 너를 만나러 갈 수 있을지도 몰라. 정식사관이 된다면 휴가를 신청할 수 있거든. 그리고 나는 휴가에 한걸음 다가갔지! 
 무슨 말이냐구? 바로 내가 3등사관에 불과하지만 정식사관으로 승진했다는 말이야! 어때? 기쁘지 않아? 하하, 물론 나도 기뻐! 비록 네가 아직 내 편지를 받지 못한건지, 아니면 네 편지가 나에게 도착하지 못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여태 네 편지를 한 번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기쁜 걸지도 몰라. 
 이런, 너를 비난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야. 그만큼 네가 그립다는 말이지. 너의 사슴같은 눈망울과 하얀 목덜미, 도자기 인형같은 손가락이 그리워. 하다못해 너의 글씨체가 보고싶어 미칠만큼! 이 간절한 마음이 너에게 닿기를 바라고 있어! 사랑해!

너의 충성스러운 연인 로자레일.

 거기까지 쓴 로자레일은 편지를 한번 읽어보았다. 몇가지 단어가 눈에 거슬렸다. 3등사관이라는 단어를 지우고 적절한 단어를 생각하던 로자레일의 생각이 비첼의 편지를 한번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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