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게임의 연대가 다른 만큼, 악마술사가 각 세계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또 각 게임에 맞는 모습으로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게임으로 곧 만날 수 있게 된다.

스포트라이트 발표와 함께 출시를 알린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악마술사. 이를 공개에 앞서 미리 플레이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테스트 시간은 짧았고, 처음 공개된 스킬에 이미 빌드가 정해진 95레벨 악마술사 셋을 돌아가며 플레이하는 만큼, 상세한 성능 분석 등은 어려웠다. 하지만 악마술사의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달라진 여러 편의 시스템만으로도 기존 디아블로2와는 색다른 기분을 내기 충분했다.
이번 플레이를 통해 확인한 간단한 정보들을 통해 악마술사와 편의성 개편이 디아블로2를 어떻게 달라지도록 만들었는지 살짝 전하고자 한다. 아울러 디아블로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블리자드 35주년 기념 쇼케이스의 더 많은 내용은 하단 관련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검은 드는 게 아니라 띄우는 것
근접과 마법 모두 사용하는 악마술사
일부 모습이 공개된 디아블로 이모탈, 디아블로4의 악마술사의 모습과 달리 디아블로2의 악마술사는 독특한 외형과 무기 세트를 보여준다. 방패나, '신비의 서(Occult Tomb, 기사 내 스킬 및 아이템 명은 영어로 표기됐으며 한국어 공식 버전에서는 다를 수 있다)' 쯤으로 번역되는 악마술사 전용 방어구를 착용한다.
여기에 사용하는 무기가 특이하다. 기본적으로 무기를 직접 들고 싸우는 게 아니라, 마법의 힘으로 무기를 띄워서 사용한다. 이에 양손 검에 양손 지팡이로 보이는 신규 외형 무기를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에는 전용 방어구나 방패를 드는 게 가능하다.

야만용사처럼 두 손에 모두 양손 무기를 착용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더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룬워드나 전설 무기 활용으로 빌드 구성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세 캐릭터 모두 신규 아이템인 데스마크 유니크 '지옥파수꾼의 의지(Hellwarden's Will)'을 착용하고 있는데 악마술사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아이템으로 스킬 레벨에 패캐, 대미지 증가, 추가 대미지까지 달고 있다.
이런 옵션 구성의 아이템을 세 가지 빌드 모두에 착용시킨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악마술사는 단순히 악마를 소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악마술사의 스킬 트리는 카오스, 엘드리치, 데몬(악마) 등 세 가지로 구분되어 있는데 이를 어떻게 올리는 가에 따라 마법에 집중한 완전한 캐스터로, 근접 딜러로, 또는 소환한 악마 활용에 집중하는 형태로 활용이 가능한 셈이다.
디아블로2의 시스템 상 아카라 퀘스트 보상 3번을 제외하면 면죄의 징표로만 스킬이나 스탯을 초기화할 수 있는 만큼, 빌드를 유연성있게 꾸려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아카라 퀘스트 보상으로 초반 더 쉽게 일반, 악몽 난이도를 클리어할 수 있는 빌드를 선택하고, 아이템이 갖춰지면 아이템에 영향을 많이 받는 근접 딜러로 활용하는 방식으로의 변형도 고려해볼 수 있다.

화면을 뒤덮는 마법, 오오 마법
인장과 오망성의 불마법
우선 카오스 빌드는 악마술사를 캐스터로 활용하게 만드는 빌드다. 빌드 안에서도 크게 세 가지 활용법을 보여주는데 화염과 매직 대미지를 주는 미아즈마, 그리고 적을 약화하거나 혼란시키는 저주의 인장을 설치하는 세 부류로 나뉜다.
우선 화염 마법 빌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담백한 빌드다. 악마술사 주변으로 짧은 거리에 불꽃을 원형으로 쏘는 링 오브 파이어, 시전 시 일렬로 불길을 만들어 길게 쏘는 플레임 웨이브, 그리고 오망성을 그린 후 잠시 후 큰 피해를 주는 아포칼립스가 화염 마법 빌드다.

기술 자체는 간단하지만, 특별한 점은 사거리다. 플레임 웨이브는 불꽃을 쏘기 전 잠시 일렬 불꽃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이후 쏜 불꽃은 화면 끝까지 덮을 정도로 멀리 날아간다. 다음 시전까지 대기 시간도 길지 않아 연속으로 사용하면 불꽃을 만드는 시간의 딜레이도 감수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아포칼립스는 화면 전체를 덮는 수준의 범위를 자랑한다. 오망성을 완성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난사할 수 없는 스킬이지만, 범위가 워낙 넓어 다른 마법과 함께 사용해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아포칼립스는 적들의 화염 저항력 감소까지 붙어있어 다른 화염 마법과의 조합에도 좋다.

인장을 설치하는 시질(Sigil) 부류의 스킬도 셋이 있다. 강령술사의 저주를 생각하면 편한데 일정 체력 이하의 적을 폭사시키거나, 둔화, 약화, 혹은 일정 확률로 같은 적을 공격하도록 만든다. 강령술사의 저주와 다른 점은 저주가 적에게 적중시켜 스킬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라면, 인장은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있는 적들이 영향을 받는 식이다.
한번 걸어두고 쓰는 저주보다 손이 많이 가는 스킬이지만, 효과가 확실해 익숙해질수록 강력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아즈마 계열은 마법 피해를 주는 스킬이다. 이름처럼 스킬 피해 시 독기를 뿜어내는 방식인데 미아스마 볼트는 단순히 작은 마법 볼트를 쏘고, 적중한 주변에 독구름을 만든다. 미아즈마 체인은 적을 묶고, 악마술사와 체인 사이에 독구름이 생성된다.
다만 두 기술 모두 최종 스킬이 아니고, 빌드 마지막에는 독구름 범위와 피해량을 늘리는 패시브 스킬이 존재해 시연 빌드에서는 화염 공격만큼 폭발적인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마법 피해 내성 몬스터가 많지 않은 만큼, '맨땅' 캐릭터 육성시 지옥 난이도를 뚫어내는 기술로 활용할 수 있어 보인다.

독기를 머금은 무기
저주의 칼날로 무장한 근접술사
기본적으로 소환, 마법 캐릭터에 가까운 모습으로 묘사된 키 아트와 달리 엘드리치 빌드는 빌드 전체가 근접 딜러로 활약할 수 있는 스킬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단순히 스킬 하나로만 적을 제압하는 방식 대신, 저주를 계속 무기에 주입해 다양한 스킬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활용하도록 만들어졌다.
저주(HEX)라는 이름이 붙은 세 가지 스킬 베인, 퍼지, 쉬폰은 각각 사용하면 잠시동안 무기에 특별한 저주를 걸게 된다. 베인은 적의 방어력과 어레를 깎고, 퍼지는 적이 확률적으로 폭발해 피해를 입는 저주를 입힌다. 쉬폰은 적의 공격력을 낮추는 동시에 악마술사가 적을 처리했을 때 체력과 마나를 주는 효과도 가진다.

보통 저주 하나를 발동하면 1레벨 기준 100초 이상 유지되고, 피해를 받은 적은 6초 동안 저주에 걸린다. 공격할 때마다 저주 스킬을 넣는다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걸어두고 성능이 다할 때까지 전투에서 사용하면 되는 식이다. 여기에 베인의 기본 공격, 퍼지의 폭발 공격 모두 마법 피해라 속성 내성에도 꽤 자유로운 편이다.
여기에 주변을 원형으로 공격하는 휩쓸기는 적은 마나로 주변에 넓게 피해를 주고, 미러 블레이드는 무기를 복제해 공격 한 번에 여러 번의 공격 피해를 주는 식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악마술사에게 돌아오는 검을 짧게 던지는 에코잉 스트라이크도 주력 스킬 중 하나다.
물론 에코잉 스트라이크 정도로 약간의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고 해도, 돌아오는 시간도 있고, 기본 공격은 저주를 건 근접 공격이다. 생존력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데 이걸 커버하는 기술들이 엘드리치 빌드에 여럿 존재한다.

우선 블레이드 워프는 칼날을 던져, 그곳으로 순간이동하는 스킬이다. 약간의 캐스팅 딜레이가 있긴 하지만, 악마술사의 생존과 기동력을 동시에 챙겨주는 주력기다. 여기에 사이킥 워드는 잠시 공격을 흡수하는 쉴드를 만들고 근접 적들을 스턴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엘드리치 블라스트는 저주받은 적에게서 피해를 주면서 체력과 마나를 흡수하고, 저주 시간을 갱신하는 스킬이다. 이 기술을 통해 단순 근접 딜러 정도로 구를뻔 한 악마술사는 저주를 새로 걸며 생존력까지 가져가는 존재가 된다.
다만 이렇게 저주를 걸고, 또 그걸 근접에서 공격 받는 위치에서 사용해야 하는 만큼, 꽤 많은 연습과 숙련도를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악마는 동료가 아니라 복종하는 존재
지배의 판타지를 살린 악마 빌드
보통의 디아블로2 직업들은 세 가지 스킬 트리 중 한 계열을 집중해서 올리기 마련이다. 악마술사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근접-캐스터-악마 소환 세 가지 빌드가 존재하지만, 시연에 쓰인 세 빌드 모두 기본적으로 악마 스킬 트리를 찍어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악마 빌드가 악마술사의 생존에 꽤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캐스터인 카오스, 근접인 엘드리치 모두 염소인간, 오염된 자, 그리고 악마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데모닉 마스터리와 피의 맹세를 하나씩 찍어줬다. 소환된 악마는 강령술사의 소환물처럼 플레이어 주변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적을 공격한다. 이것 자체로도 적의 공격을 받아내는 역할을 한다. 이 일차적인 탱킹에 더해 앞서 찍은 패비스 피의 맹세가 플레이어가 입은 대미지까지 경감시켜준다.

데모닉 마스터리는 공격 속도와 어레, 대미지, 이동 속도를 높여준다면 피의 맹세는 악마의 체력, 레지, 물리 대미지 경감 옵션을 준다. 여기에 탱킹의 핵심인 플레이어 대미지 이전이 있다. 플레이어 악마술사의 대미지를 악마가 대신 받는 식이다. 경감 수치는 스킬 레벨 11에서 25%, 37레벨에서 77%까지 표시됐다. 이정도면 올스킬 아이템이 준비됐다면 스킬 포인트 하나 정도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여기에 악마 빌드에 집중한다면 또 다른 식으로 악마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악마 주변에 피를 끓게 만들어 불꽃 피해를 주는 블러드 보일, 악마 주변의 시체를 소모해 악마 체력을 체워주는 인고지로 악마의 기본 공격을 보조하고, 또 체력도 보존할 수 있다. 또 컨슘을 통해 악마를 희생하고 악마술사에게 추가적인 체력이나 능력을 주기도 한다.
핵심이 되는 스킬은 바인드 데몬과 데스 마크다.
바인드 데몬은 부상당한 악마를 권속시키고, 추가적인 능력까지 부여한다. 보너스 능력과 함께 적을 더 강력한 아군으로 만드는 능력은 악마를 지배하고 부리는, 악마술사라는 직업에 가장 어울리는 스킬이다. 여기에 데스 마크는 마우스 위치로 악마를 순간이동 시킨다.

강령술사가 소환수를 한 곳에 집중시키기 위해 수수께끼나 스킬이 붙은 목걸이 등이 필요했던 것을 생각하면, 악마술사는 스킬 하나로 딜 집중이 가능해진다. 직접 적진으로 뛰어들 필요도 없으니 생존에도 유리하고 말이다. 물론 거느리는 악마가 이번 시연 빌드에서는 마스터리 레벨에 따라 셋 정도에 그쳤으니 집중되는 딜의 효과는 다르지만 말이다.
다양한 빌드 가능성을 가진 악마술사
빌드에 따라 난이도는 천차만별
악마술사는 얼핏 다른 직업들의 스킬 일부를 모두 가진,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직업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킬의 구현 방식이나, 실질적인 매커니즘이 다르다보니 짧은 시연에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 다른 매커니즘을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익히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강력함을 체감하는 순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고 말이다.
카오스 빌드를 탄 캐스터 캐릭터의 경우 간단히 스킬 설명만 읽고 생츄어리를 돌아도 큰 문제 없이 악마들을 썰어나가는 게 가능했다. 소환된 악마를 앞에 두고, 인장을 깔고, 화염 저항이 달려있는 아포칼립스를 까니 디아블로도 손쉽게 잡았다.

반면 근접 빌드인 엘드리치의 경우 저주와 저주를 갱신하며 회복하는 엘드리치 블라스트의 활용이 손에 쉽게 익지 않아 디아블로를 보기도 전에 사망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분명 잘 사용하면 고점이 높을 것 같은데, 짧은 시연 시간 안에 매커니즘을 온전히 터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악마 빌드는 악마를 세워두고, 또 직접 위치까지 지정할 수 있으니 생존 부분에서는 남부럽지 않았다. 대신 이것만으로는 딜이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떻게 피해를 줘야하는지 더 연구할 필요가 느껴졌다.
이처럼 어떤 빌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악마술사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진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배우기 쉽지 않지만, 숙련되면 강력한 캐릭터로 활약할 수 있는 악마술사다.
보석도, 룬도 중첩 보관함, 이 편한 걸 왜 이제야
디아블로2에 도입된 진짜 편의성
디아블로2의 보관함은 이번에 드디어 진짜 의미있는 변화를 맞았다. 보석, 룬, 그리고 여러 재료들은 이제 각각의 특별 보관함 안에서 중첩된다. 이제 이름이 룬인 드루이드를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
중첩되는 아이템의 종류도 다양한데 모든 종류의 보석은 각각 등급별로 따로 중첩되고, 룬도 번호별로 중첩된다. 여기에 면죄의 증표, 열쇠, 심지어 활력 물약도 중첩돼 더 쉽게 보관할 수 있다. 공유 보관함은 페이지를 넘기는 방식으로 다섯개까지 활용할 수 있다. 보관함 부족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보관함을 더 여유 있게 만드는 또 다른 시스템은 연대기다. 연대기는 일종의 도감으로 획득한 아이템은 도감에 자동 등록되는 식이다. 수집 보상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가 어떤 아이템을, 언제 얻었는지 확인하는 기록용으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의미 없이 보관함을 차지하는 아이템도 버릴 수 있고 말이다.
여기에 새로 생긴 전리품 필터는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아이템의 레어도, 등급, 장비 종류, 물약까지 수많은 장비와 아이템 옵션 요소들을 하나하나 설정하고, 등록해둘 수 있다. 여기에 이러한 룰을 여러 개 만들어 무엇은 보여주고, 무엇은 감출지 동시에 설정하는 게 가능하다.
레어 등급의 투구 아이템을 보지 않도록 설정하면 Alt 키를 눌렀을 때 해당 아이템은 표시되지 않는 식이다. 이를 통해 쓸모없는 아이템을 줍고, 확인할 필요도 줄어들게 됐다.


신규 아이템인 월드스톤 샤드도 추가됐다. 해당 다섯 종류의 샤드를 사용하면 해당 아이템에 맞는 막 전체가 공포의 영역으로 바뀌게 된다. 여기서 보스를 잡으면 탈릭, 불카토스 등 다섯 종류의 스태츄를 랜덤하게 떨어트린다. 이들을 조합해 새로운 우버 보스 도전이 가능하다.
공포의 영역의 확장,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엔드 게임의 확장은 분명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디아블로2의 이번 DLC는 어쌔신과 드루이드 이후 25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직업의 등장이 크게 주목받겠지만, 다양한 편의성으로 디아블로2를 더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발판으로도 보인다. 이번 업데이트가 디아블로2라는 게임에 신규 플레이어 유입 효과를 주기보다는, 디아블로를 꾸준히 즐긴, 혹은 잠시 쉬고 있는 플레이어에게 더 큰 선물이기도 할 것이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