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게임의 연대가 다른 만큼, 악마술사가 각 세계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또 각 게임에 맞는 모습으로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게임으로 곧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번 인터뷰는 팀 바스콘셀로스 게임 디자이너와 매튜 세더퀴스트 수석 게임 프로듀서가 디아블로2의 악마술사가 디아블로4와는 어떻게 다른지, 디아블로2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악마 지배라는 판타지를 충족시킨 내용을 전했다. 또한, 전리품 필터부터 보관함 추가까지 대대적인 편의성 업데이트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한편, 디아블로 30주년 및 블리자드 35주년 기념 쇼케이스의 더 많은 내용은 하단 관련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디아블로2의 악마술사가 디아블로4의 악마술사와 어떻게 다른지 듣고 싶다.
"기본적인 부분에서 디아블로2는 디아블로4와 완전히 다르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두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요구하는 숙련도, 플레이 시간 투자, 여러 결정 방식 등이 전혀 다른 게임이다. 핵심은 디아블로2가 가진 본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디아블로2는 일종의 길잡이가 되는 별과 같았기에 디아블로2가 가진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여러 디자인 원칙을 세웠다.
우선 디아블로2는 싱글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멀티 플레이 중심 게임이라는 점. 두 번째는 접근성보다 플레이어의 선택이 미치는 영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세 번째는 모든 아이템에 존재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 네 번째는 플레이어의 장기적인 파밍이 존중받고, 게임 내에 존재하는 랜덤성을 플레이어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 마지막으로 난이도의 각 단계가 오랜 시간에 걸쳐 극복해야 하는 도전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모든 요소들이 우리가 디아블로2를 디아블로2답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이다. 악마술사 역시 그렇게 만들었다. 테스터들에게 게임을 보여줬을 때 이게 디아블로2처럼 느껴지는지 계속 확인하고, 그게 아니면 즉시 멈춰 수정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디아블로2의 유산을 존중하고, 플레이할 때 여전히 디아블로2다운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악마들을 직접 마우스 커서가 있는 곳으로 순간이동시키는 기술이 존재한다. 비슷한 소환 콘셉트의 강령술사는 이게 되지 않아 수수께끼 등 텔레포트가 강제되는데 자칫 강령술사가 뒤처지게 되는 건 아닌가?
"강령술사는 군대를 직접 통제하지는 못하지만, 마치 벽과 같은 수많은 몬스터를 소환할 수 있다. '수수께끼(Enigma)'나 텔레포트 충전이 붙은 지팡이로 위치를 바꿔가며 그 벽을 넓게 퍼뜨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개별 통제가 필요하지 않았다.
반면 악마술사의 경우, 둘 다 어둠의 마법을 쓰고 소환수를 부리는데 강령술사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답을 줘야 했다. 팀에서 내놓은 테마적 차이는 지배다. 악마술사는 악마에게 선택권이나 자유 의지를 주지 않고 굴복시킨다.
'너는 여기로 가라', '너는 저걸 공격해라'라고 직접 명령하는 메커니즘을 통해 그 콘셉트를 시각화했다. 소환하는 악마의 숫자를 제한하는 대신, 이런 정교한 컨트롤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악마술사만의 독특한 손맛과 판타지를 살리고 싶었다.

보관함 확장 업데이트는 디아블로2 팬들이 정말 오래 기다려온 소식이다. 실제로 어떻게 구성되나?
"악마술사를 플레이하는 유저에게 기본적으로 보관함 탭 2개를 무료로 제공하고, 추가로 고급 보관함이라고 부르는 3개 탭을 더 제공한다. 여기에는 보석, 재료, 룬을 전용으로 보관할 수 있다.

테스트에서 '위압적인 고대인(Colossal Ancients)'을 상대했는데 엄청 강하고 어렵더라. 이번 플레이 중 누구도 클리어하지 못했는데 디자인할 때 어느 정도 강해야 클리어할 수 있을지 생각했나? 또 얼마나 강해야 깰 수 있을까?
"위압적인 고대인은 우버 트리스트럼을 공략할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도전해야 할 것이다. 보스전에서 발생하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화된 세팅을 짜야 한다. 강타 확률을 극도로 높이거나 저항력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는 식의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는 새로운 보스가 우버 트리스트럼만큼 어려운 도전이 되길 원했다. 그래야 공포의 영역의 변화와 함께 엔드 게임 루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난이도 스케일 면에서도 아주 높은 위치에 두고 통일성 있게 배치했다.

디아블로2의 악마술사는 최대 3마리의 악마를 소환하거나 빙의할 수 있는데 마법적인 능력의 제한이 느껴지기도 했다. 의도된 부분인가?
"그렇다. 디아블로2는 멀티 플레이를 고려해 워락 혼자서 최고 난이도의 모든 콘텐츠를 전부 쓸어버리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파티 플레이에서는 아주 강력한 힘을 보여줄 수 있다. 사실 다른 직업들도 혼자서 도전할 때는 비슷한 벽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지면에 인장을 설치할지, 소환수를 직접 부릴지, 아니면 소모할지까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과 도구를 완벽히 이해하고 활용을 마스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모든 선택이 비슷하게 다 통할 수 있는 디아블로4와 달리, 디아블로2는 유저의 선택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훨씬 크게 디자인했다.
디아블로4와 디아블로2는 플레이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게임이고, 2026년 버전의 화려함보다는, 1999년 당시의 묵직한 느낌을 보존하고 싶었다.

테스트에서 악마술사는 물리 대미지와 화염 대미지가 중점이었다. 다른 직업들도 많이 쓰는 속성인 만큼, 파괴참 등 아이템 경쟁이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악마술사는 물리와 화염 속성이 핵심이지만, 마법 대미지 역시 중요한 속성으로 활용한다. 카오스 트리에는 '마즈마 볼트' 같은 마법 대미지 스킬이 있고, 엘드리치 트리에도 '엘드리치 블래스트' 같은 기술이 있다. 이건 성전사의 '축복받은 망치'처럼 악마술사가 혼자서도 거의 모든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이 될 것이다.
실제로 오늘 테스트 빌드의 캐릭터 구성이 화염과 물리 중심이었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마법 대미지의 진정한 가치를 바로 알아채리라 본다.

이번 DLC는 디아블로2 확장팩 이후 가장 큰 변화처럼 보인다. 이러한 변화를 결정한 계기가 있다면?
"크게 두 가지 이유가 겹쳤다. 하나는 여전히 수백만 명의 유저가 디아블로2를 즐기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올해가 디아블로 30주년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게임을 지켜준 팬들을 놀라게 하고 보답하기에, 새로운 직업보다 좋은 선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히 악마술사만 담긴 게 아니다. 악마술사에 크게 관심이 없더라도 새로운 아이템, 룬워드, 루트 필터 등 모든 플레이어를 위한 방대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디아블로 30주년을 축하하는 완벽한 선물이 되리라 자부한다.

도감 시스템인 연대기를 통해 포탈 꾸미기 같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혹시 지금 준비된 보상 외에 다른 보상이 있나?
"현재로서는 연대기 완료 보상만 준비되어 있다. 팀에서는 디아블로2가 원래 그랬듯 '한 번 사면 끝인 게임'으로 남길 원하며, 소액 결제 시스템을 넣을 계획이 전혀 없다. 만약 추가 보상이 생긴다면 '위상'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에테리얼 아이템을 모으면 캐릭터가 '흐리기(Fade)' 스킬을 쓴 것처럼 투명하게 변하는 시각 효과 같은 것 말이다. 돈을 주고 사는 게 아니라 실력과 노력으로 얻는 명예의 징표가 될 것이다.

전리품 필터 기능이 생각보다 깊이 있게 구현됐더라. 설계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지금도 테스터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UX 부분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한 가지 원칙은 '필터가 아이템을 자동으로 식별해주지는 않는 점'이다. 감별하지 않은 아이템의 옵션을 미리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디아블로2의 아이템 시스템 자체가 워낙 복잡해서 전리품 필터 기능도 어느 정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유저가 원하는 대로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했으니 사용법을 조금만 익히면 정말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또한, 필터 설정을 복사해서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필터 설정이 복잡하다면 커뮤니티 고수들이 만든 '초보용', '엔드게임용' 필터를 그냥 가져다 붙여넣기만 하면 된다.

여전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한국의 디아블로2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팀 바스콘셀로스) 개발팀 자체가 25년째 이 게임을 하는 유저들로 이루어져 있다. 14살 때부터 이 게임을 하며 밤을 지새웠던 저와 팀원들에게 이번 기회는 꿈만 같다. 전 세계 유저들의 피드백에 항상 귀를 기울이겠다.
(매튜 세더퀴스트) 군인 가정에서 자랐는데,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디아블로2를 하며 보낸 시간이 돌이켜보면 정말 소중했다. 또 자주 이사를 다녀야 했지만, 멀리 떨어진 친구들과 디아블로2를 하며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 유저들도 비슷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가 국기처럼 사랑받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블리자드 게임이 한국에서 얼마나 특별한지 알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팀 바스콘셀로스) 한국 플레이어의 전문적인 시각도 항상 도움이 된다. 인터뷰를 하며 '물리와 화염 비중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와 같은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 말이다(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