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전 인벤 팬아트 팬픽 게시판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소설] 쇠를 두드리는 장인 #0

원고지
댓글: 3 개
조회: 731
2011-09-09 14:02:58

 

 

 요즘따라 자주 느끼는 건데 말이지. 왠지 여행을 하는 모험가들이 부쩍 늘어났다. 어느 정도 원인은 예상이 된다. 최근 들어서 마물들의 활동이 활발해져 세상이 흉흉해졌기 때문이다. 평화롭게 살고 있던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남기 위해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뭐, 나야 모험가들이 계속해서 증가해 준다면 장사도 잘 될 테고, 오히려 좋지만 말야.

 

 나는 모험가들의 생명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인 검이나 창과 같은 무기를 조금 더 날카롭게 갈아주거나, 전투 도중 훼손된 장비를 수리해주는 대장장이다. 모험가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몸이라 이거야. 숭배해도 된다고? 이렇게 말해도 언제부터인지 내 대장간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숭배는 커녕, 한결같이 표정이 굳어있다. 주위 소문을 언뜻 들었는데, 나한테 장비를 맡기면 장비가 훼손된다는 말이 퍼지고 있는 모양이다. 어떤 자식이야? 그딴 헛소리를 퍼트리는게? ……사실이긴 하지만.

 

 아니, 나라고 해서 항상 장비를 부숴…… 훼손시키는 것은 아니다. 아주 가끔씩, 정말로 손이 몸을 따라주지 않을 때만 해당된다. 거기에 이미 쓸만한 장비는 다 갖추고 있으면서 거기서 더 성능을 좋게 해달라는 억지스런 부탁을 하는 녀석들도 있고 말이다. 이 몸이 무슨 만능 박사인줄 알고 있는 건가? 난 평범한 아저씨이자, 대장장이일 뿐이라고. 

 

 나보다 실력이 좋은 대장장이가 있으면 또 모르겠지만, 이 나라는 땅덩어리도 좁은 만큼 대장장이가 적어서, 대부분의 일은 내가 도맡아 하고 있다. 왕성에서 필요한 무기들의 절반은 내가 제작한 무기라 이 말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모든 무기를 그만한 강도로 유지하는건 왠만한 실력자라도 힘든 일이다. 하하하하, 나는 정말 유능한 녀석이로군. 

 

 캉! 캉! 땡강!

 

 쇠를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다. 화롯불의 뜨거운 열기에 정신이 혼미하다. 몇 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망치질을 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커다란 쇠집게로 쇳조각을 집어 찬 물에 넣고 식힌다. 증기가 올라오는 것을 쳐다보며 주위에 있던 나무 의자에 몸을 앉혔다.

 

 "딸기주나 마시고 할까."

 

 일하는 내내 항상 다리 근처에 놓아두고 있던 딸기주를 주워 벌컥벌컥 들이킨다. 목구멍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맛. 이 맛에 내가 산다니까. 딸기주의 맛을 모르는 자식들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국가 지정 상품으로 등록해놔도 손색이 없을 거다. 딸기주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오르켈 성의 영주였던 잉켈스 영주나리가 생각난다. 그 양반도 딸기주를 무척 좋아했었지. 지위고 뭐고 다 잊고서 그 양반과 술잔치를 벌인 적이 있는데, 보통 강한 양반이 아니었다. 이 술의 장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내가 쓰러질 때까지 버틴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 때를 생각하니 입가에 즐거운 미소가 지어진다. 하지만 이윽고 인상을 찌푸렸다.

 

 "왜 반란 따위를 일으켜가지고……."

 

 이미 세상을 등진 사람을 생각해서 무얼 하겠나. 마지막 한 모금까지 다 입속에 털어넣는다. 새로 사와야겠군. 다 좋은데 양이 적어서 탈이라니까. 몸을 일으켜 잡화점에 가려고 하는데 문이 벌컥 열렸다.

 

 "퍼거스 씨, 수리 부탁드리러 왔어요!"

 

 고개를 돌려 문가를 쳐다본다. 너덜너덜한 장비를 입고 있는 한 청년이 막 전투를 마치고 온 모양인지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었다.

 

 "그래, 그래. 입은 거 벗어서 가져와라."

 "네."

 

 청년은 입고 있던 장비를 벗어서 나에게 내민다. 플레이트 장비라, 내구도도 좋고 어지간한 적의 공격은 튕겨낼 수 있는 훌륭한 장비다. 다만 무거워서 몸이 조금 둔해지지만, 완력이 좋은 사람들한테는 딱히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꽤나 힘든 전투였던 모양이군."

 "아, 네! 손이 네 개에 날개가 달린 무지 커다란 녀석이었는데……!"

 

 조잘조잘 자신이 체험한 전투에 대해서 감상을 늘어놓는다. 요즘 청년들은 활기차서 좋지만, 말이 너무 많다. 간단하게 결론만 말해주면 고맙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청년에게 질문을 하고, 대화에 맞장구를 친다. 덩달아 나도 즐거워진다. 역시 젊음이란 좋구나.

 

 끊임없이 입을 움직이는 청년의 피로 얼룩진 얼굴을 보며, 이제는 흐릿해져 제대로 된 얼굴을 그려낼 수 없는 아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만약 내 아들이 살아있다면 이 청년만한 나이일려나. 씁쓸한 기분이다. 영주 양반도 그렇고, 아들 녀석도 그렇고 왜들 죽어나가는지. 세상이 세상이니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인가. 그런 빌어먹을 세상에 나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찾으러 올게요."

 "그래."

 

 장비를 맡긴 청년이 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손은 흔들어 배웅하면서 그 등짝에서 시선을 떨어뜨릴 수가 없다. 아아, 왜 이러지. 이미 과거의 일 같은건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따라 자주 망자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에 벽에 걸린 달력을 쳐다본다.

 

 "벌써 그 날인가……."

 

 이쯤 되면 과거 생각이 날만도 하다. 스스로는 과거를 잊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끔찍한 일을 감히 떨쳐버리는 것이 가능할까. 그렇기에 순전히 말 뿐. 과거를 잊고 싶어하는 단순한 자기 암시에 불과하다.

 

 그딴 나약한 소리는 어찌되었든.

 내일은, 아들 녀석의 기일이다.

 

 

 - - - - - - -

 

 사실 그 아들이란 14강 매드니스 라는 반전이!!!!

 

 같은건 없고.   

 

 퍼거스가 부숴먹은 제 무기들이 생각나서 아무런 계획도 없이 홧김(?)에 휘갈겨쓴......

 

 

 이거 뒤를 쓸지 안쓸지는 미묘~

 

 

 

 

Lv2 원고지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최근 HOT한 콘텐츠

  • 견적
  • 게임
  • IT
  • 유머
  • 연예